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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음악취향Y의 선택》 필진별 결산 #1-3 : 가장 솔직한 취향의 결과 (20~11위)

정병욱 | 2018.02.08

2017년이 지난해가 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음악취향Y》의 동료 필진들을 비롯해 피치 못하게 아직 해를 다 보내지 못한 분이 많은 줄 압니다. 저도 그렇습니다만, 올해도 이렇게 억지로 2017년을 덮어두기 위해 기억과 감각을 더듬고 차분히 정리해봅니다. 대하는 음악들의 성취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아무리 공정한 시선과 객관적인 분석을 견지하려고 해도 결국 선택은 취향이니 만큼, 매체의 지향점이나 장르 형평성, 남의 선택을 고려한 전략 등에 매이는 여타 결산에서의 불순한 마음가짐을 때려치우고 가장 솔직한 취향의 결과를 공개합니다.


* 2014, 2015년은 순위 있는 20장, 2016년은 순위 없는 22장을 공개한 바 있으나 2017년은 조금 욕심을 부려 순위 있는 40장입니다. 2016년 12월 1일부터 2017년 11월30일까지 발매된 음반이 대상이며 순위는 역순입니다. 언제나처럼 자기표절 코멘트가 다수 포함될 수 있습니다.





준삼 『A Door』 (2017.04, 미러볼뮤직)


베이스 리더의 흔한 재즈 피아노 트리오건만 베테랑 가수의 흔치 않은 웰메이드 발라드를 접하는 듯 하다. 결코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쉼 없이 주의를 환기하는 영리한 작곡과 연주의 탁월하고도 섬세한 강약 조절이 듣는 내내 아름다운 서사의 낭만을 선사한다.




헬리비젼 『천천히 힘으로』 (2017.02, 만선)


강렬한데 쉬이 폭발하지 않고 무겁게 꿈틀거리며, 끈끈한 점성에도 온도가 높아 유수처럼 흘러간다. 이것은 곧 쉽사리 발 돌릴 틈 없는 맨틀의 음악.




써니킴×Ben Monder 『The Dream Of The Earth』 (2016.12, 씨앤앨뮤직)


가만히 집중하고 귀를 기울여야 따라갈 수 있을 만치 섬세한 보컬과 사운드, 느리지만 정교하게 짜인 진행. 벌써 수년째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의 환상적인 협업은 감상이라는 작업 자체의 가치를 높인다.




보우잉 『Bow+ing The 1st』 (2017.09, 번디)


아쟁 앙상블이라는 제한된 정체성을 뛰어넘는 범(汎) 찰현악기로서의 아쟁의 가능성이 철저히 발휘된 작품. 음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 속 여러 변주를 가하면서도 충분히 안정적인 호흡을 들려준다.




이진아 『Random』 (2017.07, 안테나)


세련된 재즈 어프로치를 특유의 천진난만한 감성과 목소리로 녹여내는 이진아만의 프로덕션이 결코 특별하지 않다는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수작이자, 팝과 재즈 사이 경계지대에서 이진아만의 영토를 더욱 확고히 하는 노표.




리짓군즈 『Junk Drunk Love』 (2017.08, CJ E&M)


'즐거움'과 '느슨함'이라는 씬 내에서도 유독 개성있고 돋보이는 태도가 크루로서의 연합된 정체성으로 잘 녹여져 진 앨범. 지난 『Camp』(2016)보다 정제되고 통일적인 시도도 좋았다.




이지혜 『Diamond Sutra Reader : 금강경 읽어주는 사람』 (2017.02, Hevhetia)


국악기의 소리와 전통과 종교로부터 발췌한 의미심장한 모티프가 재즈의 스윙과 서정에 얼마나 잘 녹아들 수 있는지 증명하는 앨범. 세련된 음색과 안정된 발성을 바탕으로 본능적이고도 야성적인 음 처리를 뱉는 이지혜의 매력에 깊이 귀의하게 된다.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우연의 연속에 의한 필연』 (2017.01, 포크라노스)


포스트록의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불필요한 묵직함이나 난해한 인공미를 덜어내었다. 보다 자연스러운 소리와 솔직한 언어의 향연이, 보다 격조 있는 느린 춤의 세계를 완성하였다.




로다운30 『B』 (2017.03, 붕가붕가레코드)


윤병주는 아마도 국적을 잘못 타고난 것이 아닐까. 이 땅에서 누구도 할 수 없는 트루 블루스의 훵키와 그루브감을 현재 진행형의 도구와 언어로 쏟아낸다.




카운드업 『Kind Of』 (2017.06, 노매드뮤직 Ent.)


경계의 무화만이 반드시 좋은 조화라고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이 앨범은 이원적으로 선명하게 분리된 고영열의 판소리와 서호연의 반주가 친숙하면서도 어색함 없는 좋은 합을 들려준다. 가창 선율을 따라가며 정밀하게 지원하면서도 반대로 민속 파트의 음정과 정서를 견고하게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다정한 대화 같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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