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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와 드론즈의 이야기 : #5. 앨범에 흐르는 저마다의 시간

음악취향Y | 2016.09.23


조용했지만 묵직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1집으로부터 5년이 지나, 사비나앤드론즈가 2집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그만의 ‘어두운 독백’이 한결 ‘부드러운 전언’이 되어…. 시간이 초래한 변화도 있겠지만 더더의 김영준과 함께였던 이전과 달리 당당한 ‘밴드’라는 울타리 속 멤버들과 함께 하게 된 구조적 변화의 원인도 크리라 생각했다. 유난스러웠던 2016년의 여름이 이제 막 기승을 부리던 7월의 어느 날, 문득 멤버 전원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리라 생각했다.




○ 인터뷰어: 정병욱(음악취향Y)

○ 인터뷰이: 사비나(보컬), 조용민(기타), 정현서(베이스), 유승혜(건반), 민경준(일렉트로닉스), 김동률(드럼)

○ 일시 : 2016년 7월 21일 목요일 19시 ~ 22시

○ 장소: 합정역 모 카페

○ 들어가기전에

(1) 시간적 순서가 아닌 내용적 순서에 따라 편집하였습니다.
(2) 요청에 따라 인터뷰 중 등장한 일부 아티스트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3) 될 수 있는 한 대화 그대로 녹취하였습니다.




근황

시작 - “서로 다른” 음악 이야기

만남 - 사비나와 베테랑 드론즈

합일 - Don’t Break Your Heart

저마다의 시간

그 밖의 이야기들





“멤버들하고 하나의 아이디어를 가져가고
하나의 마음을 모아서 한 곡을 표현하는 과정을
사실 너무 기다렸어요.”


Y: 나름 각자가 애착이 가는 트랙이 다를 것 같아요.


경: 제 비중이 많았던 곡(마지막 곡)이 아무래도 공을 많이 들였다 보니까 그만큼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2주 동안 내내 가있지는 못 했거든요. 서울에 있으면서 주말에만 왔다 갔다 했었는데 집에 있으면서 작업했던 곡이에요.


동: 저는 앨범작업이 다 끝나고 음원을 받았을 때 「우리는 모두」가 너무 좋았어요. 들었을 때 "어? 이게 뭐지? 이게 내가 쳤나?" 했던 느낌이 있었어요.


Y: 밴드 사운드가 후주로 나오잖아요.


동: 그걸 원래 처음에 쳤었던 거예요. 근데 그게 다 없어진 거죠.


용: 아니야.


동: 아냐, 맞아. 그래서 그게 뒤에 나오는 것 자체로도 너무 좋은 거예요. 밴드 사운드가 뒤에서 끝을 확 맺어주는데 머리를 울리는 느낌이 있었죠.


용: 그 노래가 네 의견이 많이 들어갔어. (웃음)


동: 아, 그래서 그런가보네요. (일동 웃음)


용: 네가 제일 의견을 많이 낸 곡도 그 곡이고, 네 의견이 실제로 많이 반영된 곡도 그 곡이야. 여기서 다 빼자. 다 뺄까. 그래서 빼고.


동: 아, 그건 형이 뺐다니까.


용: 네가 빼자고 하지 않았어?


동: 그게 딱 들었을 때, 왜 안 나오지? 분명히 내가 여기서 쳤는데? 그러고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빡 나오고 끝나는 거죠. 그래서 그걸 듣고 우리가 했지만 감탄했어요.


Y: 지금 「우리는 모두」 편곡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실제로 다른 트랙들도 편곡이 다 간결했어요. 사실 흔히 가요의 가장 뻔한 구조 있잖아요. 1절 후렴 나오고 간주, 2절 후렴 나오고, 후렴 한 번 더 나오고 마무리하고. 그런데 2집은 특히 안 그랬던 것 같아요.


용: 뭐 그렇게 의도했죠. 사실 간주도 더 나올 수 있고, 말씀하신 것처럼 후렴이 더 나올 수도 있는데.


현: 우리가 그런 거 커팅한 거 많았어.


승: 의도적으로 잘라낸 거 맞지.


용: 저는 다시 말하지만 전반적인 앨범 성향으로 봤을 때 1집 앨범을 지나서 과도기로 계속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어요. 2집이 완벽하게 완성된 작품으로 나오면 좋겠지만 우리가 1집의 음악적인 부분이나 사운드적인 부분이나 비교가 분명히 돼요. 사실 우리뿐만이 아니라 어느 팀의 2집이나 그게 되잖아요. 그런데 2집을 통해서 3집을 기대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전체적으로 사운드를 간결하게 줄이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3집 때 뭔가를 할 것들이 더 많아지게 되고 음악이나 멜로디나 가사가 전체적으로 간결하면서, 많이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좀 넣고. 3집 때는 부분적으로 발전된 부분들을 늘려가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타 하나, 건반 하나에 노래를 한다든지 이런 곡들을 과반 수 이상 넣었죠. 거기에 "리듬도 넣자", "베이스도 넣자", "건반 더 화려하게 하자" 많은 의견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깔끔하게 가는 걸로 정리를 많이 했습니다.


현: 저는 솔직히 모든 곡이 다 좋았어요. 하지만 굳이 꼽자면 저는 두 곡일 것 같은데, 일단은 역시 「Don’t Break Your Heart」 가 먼저 생각나고요. 그 다음은 「Falling」이에요. 「Don’t Break Your Heart」의 경우 다른 트랙들과 다른 과정을 거쳐 나왔다는 자체에 의미도 있고요. 그래서 제일 애정이 가고. 「Falling」은 아예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로 이상하게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동률이(드럼)도 들어오고 보컬도 같이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어울리면서 라이브 했을 때 또 다른 느낌을 주더라고요.


승: 카타르시스가 있어.


용: 굉장히 파워풀해.


현: 그래서 또 우리가 다시 해볼 수 있는 무언가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 저 같은 경우는 뻔하지 않게 만들어 가는 걸 좋아해요. 장르도 그렇고. 처음에 제 음악이 나왔을 때, "장르가 뭐예요?", "흐름이 가다가 이건 왜 끊겨요?" 이런 질문이 있을 때 제가 뻔하지 않은 걸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Don’t Break Your Heart」 같은 경우에도 편곡이 얼마든지 여러 가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굉장히 대중적인 멜로디예요. 그런 음악을 “다운된 건반의 톤과 미니멀한 비트감, 현서 언니의 큰 장점인 라이브에서도 느껴지는 세련된 연주가 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 용민 오빠가 그런 조율들을 해줬어요. 라이브 연주를 하실 때 보면 굉장히 절정으로 치달아요. 그런 것들이 라이브만이 갖는 강점인데 레코딩할 때에는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가게 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라이브에서는 이렇고, 레코딩에서는 오히려 이렇게 가는 흐름이 더 맞았던 거죠. 앨범을 녹음할 때는 장르적으로나 좀더 세련된 프로듀싱에 더 신경을 쓰고 라이브 때는 에너지를 내면서 차이를 줬죠.


승: 제 경우는 되게 많은데. 굳이 꼽자면 저도 「Don’t Break Your Heart」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키보디스트로서 굉장히 절제해야 하는 플레이였어요. 한 마디에 코드를 하나 쳐요. 굉장히 느린 미디움템포잖아요. 슬로미디움템포인데, 느리게 뭔가를 치긴 하는데 공백을 채워야 하는 느낌. 그 공백을 내가 견뎌야만 하고 빈틈없이 여운을 느끼게 해줘야 하는 책임이 있는 거예요. 저는 굉장히 곡에 대한 압박이 심했어요.


Y: 거꾸로 파트에 있어서 오히려 어렵게 작업했기 때문에 애착이 있으신 거네요.


승: 네 맞아요. “줄인다는 게 정말 어렵구나.” 느꼈어요. 보통 건반 치시는 분들, 저도 마찬가지지만 많이 치고 그걸 화려하게 침으로써 메우려는 습관들이 있거든요. 제게는 그러한 틀을 깨는 계기가 된 곡이어서 제 나름대로는 더 애착이 남는 것 같아요.


용: 승혜 씨 어머니는 「고양이로트(Catrot)」 좋아하시잖아. (일동 웃음)


동: 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Y: 「고양이로트(Catrot)」에서 사비나님 보컬 말씀하시는 거죠?


승: 간드러지는 목소리.


동: 이런 목소리가 됐었어?


Y: 이전 앨범에서보다 확실히 다양한 보컬 타입이 나왔음에도 곡들에 잘 묻어난 것 같아요.


승: 개인적으로 굉장히 하고 싶었던 목소리, 하고 싶었던 곡이었어요. “사비나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 “도도하고 섹시하고 나른한.”


Y: 주문을 하셨군요.


승: (웃음) 네 맞춤으로 나왔어요.


용: 코러스도 너무 좋았어.


동: (승혜님의 코러스를 모창함. 일동 웃음)


승: 라이브 조금씩 힘들어지려고 해. 그래도 녹음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웃음) 듣는 걸로 제 스타일인 곡은 「La Fee Verte」이에요. 솔직히 용민 오빠가 편곡을 하셨는데 그 플레이가 저는 굉장히 좋았어요. 들으면서 삽시간에 꽂혔던,


용: 고마워!


승: (웃음) 또 사비나의 목소리와도 자연스럽게 귀에 딱 꽂히는 곡이어서 너무 좋다고 녹음할 때도 얘기했었어요.


용: 「La Fee Verte」는 저도 좋아하죠.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제일 애착이 가는 곡을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여러 곡이 있지만, 열 손가락 안 아픈 손가락 없지만 (웃음)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So When It Goes」 꼽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기타 혼자 치기도 했지만. (일동 웃음) 음. 하나하나 굉장히 느낌 있게 치려고 노력을 했거든요. 다시 들을 때마다 그게 귀에 들리니까. 사실 사비나와의 조화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애착이 있는 곡 같아요. 물론 「Don’t Break Your Heart」 도 애착이 가고요. 「우리는 모두」도 아주 좋았고요. 또 「La Fee Verte」도...


Y: 혼자서 너무 반칙하시는데요.


용: 그러면 공동으로...


동: 이건 거의 퇴장급인데. (일동 웃음)


용: 아, 그러면 「So When It Goes」 만 할게 (웃음)


사: 저는 뭐 「Don’t Break Your Heart」 예요. 기계를 움직여서 편곡한 게 아니라 사람들하고 같이 뭔가를 만들어낸 곡이라. 내가 특정한 원하는 방향이 있었을 때, 내가 스스로 기계를 만졌을 때보다 더 잘 해준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낀 곡이라서. 정말 「Don’t Break Your Heart」 지금 버전의 곡을 기다렸는데 이걸 그냥 컴퓨터로 만들면 차라리 쉬워요. 그런데 멤버들하고 하나의 아이디어를 가져가고 하나의 마음을 모아서 한 곡을 표현하는 과정을 사실 너무 기다린 거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제가 원하는 편곡이 한 곡으로 완성됐을 때 "아, 이래서 다들… 밴드라는 게 이거구나. 밴드하는 보람이 있다." 느꼈어요. 밴드하면서 사실 저는 힘든 게 더 많았거든요? 그랬는데도 2집 작업이 끝났을 때 3집 앨범이 벌써부터 기대가 너무 될 정도로 편곡을 다같이 했을 때의, 이런 감정, 이런 감정 끌어 모아서 완성이 됐을 때의 감동과 희열이 있는 작업이더라고요.


용: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 곡이라고 할 수 있겠죠.


Y: 이 정도면 뭐 「Don’t Break Your Heart」 가 타이틀이 아니었을 수가 없었겠네요.


승: 만장일치였어요.


Y: 앨범 듣는 청자 분들도 타이틀을 가장 잘 들어주신 것 같아요.


승: 블라인드 테스트처럼 앨범 듣게 하고 "야, 뭐가 제일 좋냐" 하고 순서 섞어서 들려줘도 항상 「Don’t Break Your Heart」 였던 것 같아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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