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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다쳐」 : 아쉬움은 곡만으로 충분하다

김예림 『Simple Mind』
by. 박상준 | 2015.05.21
박상준 | 2015.05.21

김예림의 데뷔 앨범은 놀랍도록 영리한 전략의 결과물이었다. 당시 포지션을 잠깐 정리해보자면, ① 90년대 음악작가들의 총아, ② 홍대 어쿠스틱 여성 듀오(혹은 솔로)의 메이저 버전, ③ 오디션 출신의 (이미 주목 받고 있던) 기대주 정도이다. 앨범으로써의 완성도가 뒤처질지언정, 이 포지션들을 모두 끌어와 뒤섞는 방식으로 싱글의 힘을 과시하며 팝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역을 선점한 것은 단순히 운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인위적이었고 동시에 상업적이었다.


때문에 「알면 다쳐」의 뻔한 퍼포먼스에 실망하거나, '원래 그랬으니 뭐'라고 넘기는 것은 그다지 무리하지 않은 반응이다. 그렇지 않나? 윤종신이 박지윤으로 하여금 프라이머리를 거쳐(「미스터리」(2013)) 포스티노를 기용해 「Beep」(2014)을 내세웠을 때 『나무가 되는 꿈』(2012)과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것처럼.


김예림은 이가희가 아니다. 신화화에 버금가는 구분 없는 찬양으로 미스틱은 득실을 모두 얻고 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건 「알면 다쳐」에 가하는 비판이 김예림의 이미지와 독보적인 위치에 아쉬움을 토하는 식으로 포커스가 몰리는 일이다. 아쉬움은 곡만으로 충분하다. 팝 차트에서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레트로 열풍의 큰 축을 담당하는 유럽 일렉트로훵크에 뿌리를 두고, 각종 전자음악 장르들의 특색이라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잔뜩 끌어와 버무렸다. 작곡을 담당한 정석원은 퓨어킴 때의 실수를 만회했고, 윤종신의 가사는 재미없다. 보컬은 제 몫을 다했으나 김예림만이 가능한 음악이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 뻔한 와중에도 궁금한 것은 2012년의 프라이머리를 뺨치는 피제이와 가치를 여실히 증명하는 빈지노가 가세한 「바람아」 같은 곡을 두고 (빈지노가 음방 안 나와서?),  종현이 본인 솔로 앨범보다 열심히 만든 것 같은 「No more」을 두고, 「널 어쩌면 좋을까」의 평행우주인 마냥 짜릿한 「먼저 말해」를 두고, 하다 못해 포스티노 솔로를 기대케 하는 「Upgrader」를 두고 「알면 다쳐」를 타이틀로 선정한 이유다.


Track List
  • 02. 알면 다쳐 L윤종신 C윤종신, 정석원 A정석원
태그 | 김예림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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