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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오롯이 존재하는 방법에 대한 사유

David Gilmour 『David Gilmour』
by. 차유정 | 2017.04.27
차유정 | 2017.04.27

고백하자면, 나는 Pink Floyd 이전에 이 남자를 먼저 알았다. 정보라는 게 없이 레코드샵을 무시로 드나들던 시절, 수입반에 붙어있던 "Best Value"나 "Nice Price"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면 그 앨범은 투자대비 손실이 없는 보증을 받은 상품이거나 적어도 큰 후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조건 CD 구매의 척도가 되곤 했다. 요즘 이야기로 네임밸류를 자랑하는 제품이었던 것이다.


David Gilmour를 "Nice Price"의 추억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것은 새삼스러우면서도 뭔가 실수하는 듯한 느낌이다. 슈퍼그룹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사람이자 Pink Floyd의 어떤 이를 사랑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늘 회자되는 인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가이고 스타인 사람의 상품성이란 수면위로 완벽히 떠오른 무엇이기도 하고 네임드라는 선입관만큼 함정이기도 하다.


70년대는 완전한 팝의 시대이자 슈퍼그룹의 도약기였으며 전성기였다. 60년대를 거치는 동안 체세포 분열처럼 혼란과 고뇌의 중심에서 다시 태어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록 음악은, 70년대에는 보다 세련되고 잘짜여진 구성력 그리고 라디오 리퀘스트로도 전혀 부담감 없는 사운드의 집합체가 되었다. 물론 70년대에 프로그레시브록이라는 장르의 존재 의미는 음악의 영역을 조금더 개인적이고 탐미적인 영역에 까지 확장시키는 것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팝이나 프로그레시브록 모두 각각의 영향력과 힘을 잘 뻗어나갔던 시대였음이 분명했다. 대중음악이 거대하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의 예술로 진입하던 시기였다.


이렇게 양분된 70년대의 얼굴 속에서 David Gilmour의 솔로 앨범이 기다렸다는 듯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룹을 하던 사람이 솔로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긴 하다. 그런데, 그룹의 색깔을 담당하던 이가 내는 솔로에, 그룹이 Pink Floyd라면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허나, 그는 이 앨범에서 보란 듯이 Pink Floyd의 거대한 아우라를 내려놓고 블루스를 기반으로 하는  발라드에 안착을 시도한다. 기타 연주자로서의 역량은 최대한 심플하게 가져가면서 곡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날카로운 매력을 조금 더 드러냈던  작품이기도 하다. 스스로가 가지고 있었던 조용하지만 강렬한 내면을 원숙하게 표현하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팝적인 성향을 잘 그려내기도 했다.


내게 이 앨범은 예민함을 가진 스타일이 이렇게 힘있게 움직일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David Gilmour는 굳이 출신 그룹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오롯이 존재하는 방법를 하고 있었고, 이 앨범은 그 신호탄임에 분명했다. 이후 지금까지 그의 음악이 주는 아름다움의 실체는 말로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다. 그 시작이자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남을 수작임에 분명하다.


  • Credit
  • [Musician]
    David Gilmour : Lead Vocals, Electric & Acoustic Guitars, Keyboards, Lap Steel Guitar (Track7, 9), Piano (Track4), Harmonica (Track2)
    Rick Wills : Bass Guitar, Backing Vocals
    Willie Wilson : Drums, Percussion
    Mick Weaver : Additional Piano (Track4)
    Carlena Williams, Debbie Doss. Shirley Roden : Backing Vocals (Track2, 4)
Track List
  • 01. Mihalis
  • 02. There's no way out of here
  • 03. Cry From The Street
  • 04. So Far Away
  • 05. Short And Sweet
  • 06. Raise My Rent
  • 07. No Way
  • 08. Deafinitely
  • 09. I can't breathe anymore
태그 | David Gilmour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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