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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210-1] 보이디 「이상한 날」

보이디 (Boy.D) 『이상한 날』
by. 음악취향Y | 2018.08.13
음악취향Y | 2018.08.13

[김성환] 스타리아이드의 드러머로 출발해 줄리아하트와 9와숫자들에서 드럼을 치고 있는 보이디의 두 번째 솔로 싱글. 7080식 팝을 연상케하는 알앤비를 선보였던 데뷔 싱글 「끝인사」(2017)에서도 그랬지만, 그가 추구하는 사운드 메이킹과 힘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접근하는 보컬의 톤이 꽤 잘 어울린다. 이번 싱글에서는 보다 빈티지한 신스팝 요소들을 강화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깔끔하게 흐르는 신시사이저 편곡과 곡의 후반으로 갈수록 리듬감을 강화하는 베이스-드럼 파트의 그루브가 꽤 안정적이다. 곡의 멜로디에 착착 잘 맞춰진 가사 역시 다들 한 번쯤 경험했거나 느껴봤을 보편적 감정을 깔끔한 언어로 구현해내서 마음에 든다. 다음 싱글은 또 1년 뒤에야 나올 지도 모르겠지만, 계속 주목해볼 뮤지션에 향후 1년간은 ‘즐겨찾기’ 시켜놓을 뮤지션을 또 한 명 발견한 것 같다. ★★★☆

 

[박상준] 한국 인디씬의 아쉬운 부분에는 몽구스의 뒤를 잇는 아티스트의 부재가 있다. 인디록, 펑크, 신스팝 분야는 슈퍼밴드가 하나쯤 있어서 흐름을 이어나가야 할텐데, 신스팝은 몽구스의 3집 「The Mongoose」(2007) 이후로는 미약하게라도 흐름을 주도한 밴드가 없었다. 한국의 전자음악씬은 흐름이나 성향이 항상 가파르게 변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다 보니, 로컬에 지대한 영향을 준 밴드가 부족했다. 더구나, 자본이나 씬의 크기, 수요도 모두 부족했기 때문에 당연히 투어가 지속되는 북미나, 클럽으로 시장이 계속 업데이트되는 유럽, 심지어 자생적인 로컬씬이 있는 일본보다도 흐름이 매우 극단적이었다. 매년 앨범이 서너개씩 나오는 우울한 정서나 심연을 노래하는 분파를 제외한다면 피치포크에 따라 휘둘릴 수 없었다. 책망하는 게 아니다. 도저히 그러지 않고서는 씬이 유지될 수 없을 만큼 수요가 부족했다. 닻올림처럼 여전히 진행 중인 무브먼트가 아쉽다는 게 아니다. 소수의 기인에게 매달려야 하는 환경은 좋은 환경이라 부를 수 없다는 걸 겨우 깨달았다. 좋은 앨범이 나와도 그 앨범이 최소 장기하의 앨범만큼 영향력을 보여주어야 다음 음악을 생산하는 계기가 된다. 아득하지만, 계속 음악을 듣고 기다리며 이런 현실을 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보이디의 「이상한 날」에 무한한 지지를 보내려 한다. 무척 좋은 노래다. 송라이팅은 달큰하며 빈틈이 없고 "우주는 사랑"이라던 몽구스보다 훨씬 불명확한 주제에 많은 걸 알고 있다. 기조만 보면 사스콰치의 『Utopia』(2012)가 지향했던 90년대 레트로가 생각나기도 한다. 노래의 처음부터 끝까지 참 감동적이다. 이런 노래로 가득한 앨범을 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단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몽구스 이후로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신스팝이 드디어 나왔다! ★★★★☆

 

[손혜민] 9와숫자들의 활동 당시에는 그의 목소리가 비교적 적게 담겨 있어 아쉬운 감이 있었는데, 이렇게 싱글로나마 온전히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첫사랑 혹은 갑자기 찾아온 사랑의 감정을 풋풋하고 수줍게 표현하는 가사가 핵심이며, 요즘의 신스팝에 부드러운 멜로디를 섞어 기존의 장르와는 또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기본적인 드럼 비트에 신시사이저가 주도하는 발랄한 멜로디, 수줍은 듯 나긋나긋한 보이디의 목소리까지. 여름에 걸맞는 청량함이 물씬 풍겨온다. ★★★

 

[차유정] 감정을 설명하기 힘들 때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길 잠시 유보한다. 이 싱글도 그런 것처럼 느껴진다. 감정의 이질감이나 소모적인 마음의 격랑을 견디기는 꽤 어려운 것처럼, 인공적인 소리의 틀 안에서 곡 자체가 이리저리 떠다닌다. 마음의 단촐함이라는 것을 내보이기란 이렇게나 어렵다. 그저 재미있게 알콩달콩 해보고 싶어서 만든 노래인 것 같지만, 의외로 묵직한 고민의 흔적이 잡히는 트랙. ★★★

 

Track List
  • 01. 이상한 날 L보이디 C보이디 A보이디
태그 | 싱글아웃,9와숫자들,보이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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