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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93-1] 몰디 「Room」

몰디 (Moldy) 『Room』
by. 음악취향Y | 2018.04.16
음악취향Y | 2018.04.16

[김정원] 『Nature Boy』(2017)에서의 다양한 전자음악적 접근에 비해서는 쉽고 익숙하다. 운동장은 정글, 드럼앤베이스, 풋워크에서 트랩으로 바뀌었지만, 몰디의 움직임은 여전히 전형에 속하지 않는다. 인터넷 세계를 언어로 시각화하는 것만 같은 단어와 표현의 선점, 간당간당하게 불편으로 넘어서기 직전의 걸걸한 억양이 절묘하게 힘을 발휘한다. 자연미에 기반을 둔 ‘네이쳐 보이’라는 캐릭터는 그렇게 몰디가 자신의 산물 안에서 꾸준하게 획득한 비전형성을 통해 유지된다. 최고 기록은 아니더라도 최적의 톤을 만들어냈다. ★★★☆

 

[박상준] 그랙다니가 매달 선보이고 있는 프로젝트도 벌써 네번째다. 「Airplane」(2017)에서 멋들어진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몰디가 전면에 나섰다. 여전히 빡빡한 비트를 쪼개고 랩을 구겨넣는다. 역시나 쓸모없는 대입과 가면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파편화됐다기보다는 명확하지 않은 철학의 언어를 흡수하는 중이겠고, 성향이 비슷한 래퍼인 PNSB가 떠오르는 것도 퍽 자연스러운 일이리라. 한글로 빼곡히 채워진 그루브의 완성도는 눈여겨 볼만하다. 춤추기에도 충분히 좋은 곡이지만, 크루의 멤버 션만이 만들어낸 복잡다단의 퓨전 사운드 역시 만만찮다. 무척 근사한 변주를 매 순간 들려주고 있다. 샘플인지 리얼인지 모를 소리가 만들어내는 스피리츄얼한 30초는 올해 들은 것중에 가장 압도적이고 파괴적인 솜씨였다. 두 곡을 번갈아 듣기를 권한다. 그리고 리믹스에 취해보시길. ★★★★

 

[정병욱] ‘그랙다니’라는 대안적 집단에 대한 이해와 (아쉬움으로 표현한) ‘몰디’의 개성 있는 감각에 대한 나름의 리스펙은 그랙다니의 컴필레이션 수록곡 「Airplane」(2017)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러니, 보다 원론적인 관점에서 몰디의 노래를 이야기해본다. 음악에 대한 우리의 미적 판단은 그것을 아무리 요소마다 잘게 쪼개어 분석한다고 한들 결국 한정된 시간을 채워내는 청각의 ‘총체’를 대상으로 한다. 바꿔 말하면 그랙다니의 일원으로서 일찌감치 실험적이고 비범한 비트에 어울려왔던 몰디의 랩은 「Room」을 통해 이제 굳이 그것을 비트와 떼어놓고 생각할 필요가 없음을 힘주어 강조한다. 앞선 작업 중 유기적인 면이 가장 돋보였던 EP앨범 『Nature Boy』에 가까운 성취다. 3분도 채 되지 않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을 타이트하게 채우면서도 랩과 비트 각자가 스스로 생동하듯 화려하게 완급을 조절하지만, 어느 것이 먼저라고 여겨질 수 없을 만치 통일된 리듬감을 형성한다. 소리의 공간을 좁게 쓰는 생 목소리 위주의 발성을 특히나 반쯤 힘을 빼고 불러 듣기에 따라 거만하게 들리는 몰디의 랩은, 반복하여 신경을 긁어대는 트랩사운드에 절묘하게 어울리는 한 쌍이 된다. 짧은 호흡을 분열적으로 내뱉지만 그 감상은 흐름이 결코 끊이지 않고, 추상적인 인지와 몽롱한 감각을 나열하는 언어의 난장은 의미가 구체적이지는 않을지언정 “머릿속”과 “월드”를 넘나들며 공간의 경계를 해체하는 몰디의 정신과 정서는 확실하게 전달한다. 곧 단일한 총체이자 유기체로서, 의미심장한 서사나 스토리가 되기엔 거칠고 압축적이지만 스치는 소품이라기엔 치밀하고 무결하다. ★★★☆

 

Track List
  • 01. Room L몰디 C아테나, 맷휴스턴 A아테나, 맷휴스턴
태그 | 싱글아웃,몰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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