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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88-4] 영비 「Teen Titans」

영비 (Young B) 『Teen Titans』
by. 음악취향Y | 2018.03.12
음악취향Y | 2018.03.12

[김정원] 차진 딕션으로 만들어내는 껄떡대는 리듬감은 영비가 래퍼로서 가진 최대 장점이다. 그 메리트의 응용력도 뛰어나다. 시쳇말로 ‘재즈 힙합’이라 불리는 재지한 비트에 랩을 얹은 「아침에」에서의 랩은 《고등래퍼》(2017) 방송 전후로 꾸준히 회자될 정도로 아이코닉한 맛이 있었다. 《Show Me The Money 6》(2017)에서 선보였던 「요즘 것들」은 그라임을 아주 어설프게 시도하긴 했어도 언뜻 영국 특유의 딱딱한 억양과 맞닿아 있는 듯한 랩 스타일의 영비가 제대로 뛰어놀 수 있는 판이었다. 「Teen Titans」는 응용 방식의 또 다른 버전이다. 그는 좀 더 빠르고 긴장감 있게 분위기가 흘러가는 프로덕션 위에서 딱딱한 발음들을 연달아 뱉어가며 텐션을 끌어올린다. 이는 텅 트위스팅이라 불리는 기법과도 결이 맞닿아 있어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기시감도 있다. 그러나 「Search」(2017) 무대를 준비하며 발음하기 어려워했던 마지막 라인을 가까스로 뱉어냈듯,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구간 구간에서는 타격감보다는 버거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전보다 해체적인 문장 구성도 유려하지 못한 채로 단편적으로 툭툭 끊기는 감이 있어 랩으로서의 감상을 저해한다. 영비에게 전에는 없었던 해결해야 할 숙제가 생긴 듯하다. ★★★

 

[정병욱] 워낙 강한 개성과 임팩트로 무장한 우원재의 짙은 그늘에 가려서 그렇지, 《고등래퍼》 우승과 3번째로 도전한 《Show Me The Money 6》에서의 선전으로 이어진 2017년의 영비가 선보인 퍼포먼스는, ‘새로운 세대’의 대표 격으로 결코 부족함 없는 수준이었다. 문제는, DC코믹스의 『The Brave And The Bold #54』(1964)에서 등장한 저스티스 리그의 청소년 버전 격인 히어로 팀에서 차용한 걸로 보이는 제목 「Teen Titans」처럼 '그가 부동의 차세대 영웅이 될 수 있을까?'이다. 음악 외적인 논란으로 그의 음악이나 실력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르의 주요 타겟인 10대에게 가장 민감한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이를 진정성 있는 태도나 차라리 명확한 자기만의 논리로 마주하는 대신 모호한 반성이나 사과로 적당히 덮고 그와 관련 없는 작금의 자신만을 전시하는 방식은, 가사의 태도나 그것을 통해 취해지는 화자의 정체성이 유독 중요한 코드로 읽히는 힙합 장르의 특성상 스스로 취해 있는 만큼의 멋진 스웨그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곧 퍼포머가 구현하는 표상과 수용자의 인상 간 저마다 다른 거리와 골은, 어쩌면 본 싱글 미학의 널뛰는 감각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초장부터 단순하고 강렬하게 반복되어 트랩이면서도 속도감을 부추기는 단조의 리프와 이에 얹어 잔뜩 발음을 뭉갠 영비의 괴이한 훅은, 누군가에게는 싸구려 아마추어리즘이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독특하고 중독적인 그만의 프로덕션으로 비춰질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좋은 탄력을 갖춘 영비의 스핏이 이 같은 비트에서도 훌륭하게 맞물려 어두운 음의 배열 및 노래의 비선형의 서사로도 결코 침잠하지 않는 드라마틱한 흥과 매력을 만들어낸다는 장점, 전반의 벌스와 후반의 벌스 간 차이가 무의미한 분절적인 플로우의 반복과 뻔한 스웨그를 벗어나지 못한 가사 등은 노래의 전달력과 의미를 반감시킨다는 단점 등이다. 그러나, 현 시점 같은 조건 아래 누구보다도 번지르르한 겉을 완성할 수 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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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 Teen Titans L영비 C레이에이 A레이에이, 덱스
태그 | 싱글아웃,영비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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