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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87-4] 정승환 「비가 온다」

정승환 『그리고 봄』
by. 음악취향Y | 2018.03.05
음악취향Y | 2018.03.05

[김병우] 너무나 깔끔한 곡이라 외려 단점이 선명하게 눈에 띈다. 전반부와 훅에서 반전을 일으키는 국면이 후반부로 갈수록 타당한 위치를 얻고 있지만, 감정선이 이따금 툭툭 끊기는 대목이 있다. 발라드라는 장르 자체가 감정에 대한 가장 진솔한 표현이라는 점을 감안하다면, 그런 부분은 아쉽게 다가온다. 물론 그 점을 정승환의 담백이라고 표현해도 되고, 미숙이라고 표현해도 되지만, 지금은 미숙으로 읽힌다. 바로 그 점이 이 곡의 상승곡선을 비약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도움닫기가 되지 않는 도약은 결국 제대로 된 감정으로 널뛰지 못한다. 곡의 완성도도 나무랄 데가 없고, 전체적인 무드와 포즈를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노래의 감정을 어떻게 온전하게 보존하며 나아가는지에 대한 숙고가 필요할 것 같다. ★★★

 

[김성환] 이진아와 함께 《K팝스타 4》(2015)를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은 후, 유희열의 안테나뮤직에 소속된 정승환의 첫 번째 정규 앨범 타이틀곡. 워낙 팝 발라드에 최적화되어 있는 보컬인지라, 1990년대 신승훈의 시대부터 보았던 발라드 모음집 성격으로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똑같이 뻔한 발라드라고 느껴질 지라도, 안테나 뮤직의 손길이 닿은 정갈한 편곡에 더해 과하지 않은 음색과 가창의 매력이 그 식상함을 상쇄한다. 좋은 멜로디와 감정표현이 담긴 발라드는 아무리 클리셰가 많이 보인다 해도 (발라드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매력있게 다가올 수 밖에 없음을 확인시켜주는 곡이다. ★★★

 

[박병운] 주로 드라마 사운드트랙에 이력을 남긴 팀 1601의 작/편곡 작업이 깃든 싱글이다. (감상에 편견이 있겠지만) 안테나의 수장인 유희열 등이 손을 댄 가사조차도 전형적이다. 비가 내린 날 술이 이렇거니, 네가 떠올라서 저렇거니 하는 (주로)남성 화자의 청승을 드러내는 곡인데다, 휘감는 오케스트레이션까지 생각하면 만족하고 듣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남은 것은 정승환의 보컬이 가지고 있는 여전한 성실함. '열일한다'라는 문장에 깃든 일종의 서글픔이다. ★★☆

 

[정병욱] 정승환이라는 이름이 차세대 발라더 중 하나로 꼽히는 것에 대한 이견은, 막상 좋은 발라더로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당사자의 감성이나 노래 실력과 무관해 보인다. 그가 《K팝스타 4》에 힘입은 미디어 스타에 불과하다는 인식이나 아주 강렬하다고는 보기 힘든 보컬의 무난한 개성, 「사랑에 빠지고 싶다」(2014)의 히트와 「이 바보야」(2016)의 선전에도 아직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이름을 각인시켜준 메가 히트곡은 없다는 점 등이 이유일 것이다. 허나 역으로 해묵은 스타일을 끄집어내는 몇몇 중견 가수들의 깜짝 선전 외에 오늘날 정통 발라드의 명목 자체가 거의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자. 이제 고작 20대 초반인 그의 선전이나 출중한 가창력은 정승환이라는 이름을 그저 차세대로 치부하기 미안할 정도이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비가 온다」 역시, 담백하게 절제된 중저음의 전조로부터 중고음의 강렬한 감정 토로로 이어지는 후렴구까지, 꽤나 드라마틱하게 오고가는 노래의 풍부한 감정선을 온전히 소화해내면서도 과잉 없는 적절한 온도로 표현해내 그에 대한 기대와 의문 모두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이끌어낸다. 물론 감상에 대한 결론을 가수의 노래 소화력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미학을 궁금해 하기도 어렵고 그 필요도 적은 발라드에 대한 인식 아래, 본 싱글이 요소마다 익숙한 프레이즈의 집합인 것은 어쩔 수 없으나 그 조합은 결코 뻔하지 않으며, 정확히 가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사운드텔링이나 감정선 또한 「비가 온다」가 내세울 수 있는 그만의 강점이다. 겨울의 막바지에서 봄의 꽃샘추위로 넘어가는 계절감에 잘 어울리기도 한다. 곧 안전과 모범이라는 정통 장르의 가치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정승환이라는 브랜드의 젊을 나름 어필하려고도 하는 성의 있는 싱글이다. ★★★

 

[차유정] 발라드는 감정의 토로를 담아내는 장르인가? 개인적인 답변은 '아니다'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중음악 시장에서 발라드는 여전히 모든 감정의 덩어리들을 바닥을 칠 때까지 짜내어 슬프게 버무려 내놓는 장르인 듯 하다. 그나마 이 곡은 감정선을 균일하게 잘라서 배열하려는 나름의 절제력을 보여주려하지만, '내 노래를 듣고 슬퍼해줘'라고 말하는 듯한 곡의 진행은 못내 아쉽다. 한국에서 발라드가 감정의 전시장이 아니었던 시절도 분명 있었다. 그 시간으로 돌아가자는게 아니라, 그런 순간을 가끔은 떠올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

 

Track List
  • 03. 비가 온다 L유희열, 정승환, 안효진 C1601 A1601
태그 | 싱글아웃,정승환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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