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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니사우르스를 생각하며

De La Soul 『3 Feet High and Rising』
by. 김병우 | 2017.10.10
김병우 | 2017.10.10

반복될 수 없기에 기념비적인 앨범이 있다. 이 앨범이 그렇다. 나는 이 앨범을 들을 때마다 이제는 자연도태된 어떤 고대 생물을 떠올리곤 한다.


저작권 보호라는 개념이 아직 희미하던 시절, 세 명의 젊은이들은 프로듀서 Prince Paul과 더불어 거대한 작업을 시도한다. 그들이 시도한 작업은 예사 작업이 아니었다. 디제잉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을 끌어모으자는 것. 거기에 다른 이야기와 방법론을 입혀보자는 것. 그래서 이 앨범은 감히 '샘플링의 발할라'라고 불릴 만하다. 샘플링이라는 방법론이 뻗어나갈 수 있는 최대치를 끌어안고 이를 '재창안'해나간다. 이 앨범에 수록된 원곡들을 들은 사람이라면, 이들의 작업이 샘플링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재창안'에 무게를 두었다는 점에 공감할 것이다. 그만큼 그들이 한 작업은 자유분방하고, 거리낌이 없었으며, 사뭇 진지하기까지 했다.


「Jenifa Taught Me : Derwin's Revenge」의 재치와 「Ghetto Thang」의 날카로움, 그리고 이 앨범에서 가장 훌륭한 곡 중 하나인 「Eye Know」의 정취는 이들이 만들어낸 용광로적인 상상력 속에 멋지게 녹아든다. 얼핏 과잉처럼 느껴질 수 있는 흐름은 게임쇼라는 컨셉과 그들 스스로 만들어낸 조어들로 인해 일관된 정서를 부여한다. 이런 점이 이 앨범이 지니고 있는 거대한 흐름을 꿈틀거리는 무언가로 바꿔놓는다. 지금 시점에서는 조금 촌스러운 랩조차도 이런 맥락에서라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올드 스쿨 '레코드'가 지닐 수 있는 최대 공약수가 이 앨범에 깃들어있다.


그러나 이런 이들의 자유분방함은 그 당시부터 비롯된 저작권 보호라는 개념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행위였다. 결과는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De La Soul은 차기작 『De La Soul Is Dead』(1991)부터 이러한 방법론을 전면 포기한다. 그런 면에서 이 앨범이 지닌 완성도는 '존중과 자유라는 두 가지 명제에서 예술은 어느 것을 우선시해야하는지'에 대한 거대한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 이 앨범은 힙합을 넘어 다른 장르의 사람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 특히나 일렉트로니카 디제이들에게 있어서 이 앨범은 샘플의 직조만으로도 새로운 사운드를 개척할 수 잇다는 믿음을 심어준 앨범이었다. 그렇다. 이제 이 앨범으로 가는 길은 막혔지만, 이 앨범의 자장이 일궈낸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유효한 것이다. 이제 와서 이와 같은 '레코드'를 만들 수는 없다. 에덴에서 뻗어나온 곁가지들만이 죄없던 낙원을 상기시켜줄 뿐이다. 그러나 그 곁가지들은 얼마나 굳센 힘을 지녔던가.


  • Credit
  • [Member]
    Posdnuos, Trugoy The Dove, Pasemaster Mase

    [Staff]
    Producion : Prince Paul
    Production Assistance : De La Soul
    Arranger : De La Soul, Prince Paul
    Engineer : Sue Fisher, Bob Coulter
    Assistant Engineer : Greg Arnold
    Layout Design : Steven Miglio
    Mixing : Al Watts, Prince Paul

Track List
  • 01. Intro
  • 02. The Magic Number
  • 03. Change in Speak
  • 04. Cool Breeze on the Rocks
  • 05. Can U Keep a Secret
  • 06. Jenifa Taught Me:Derwin 추천
  • 07. Ghetto Thang 추천
  • 08. Transmitting Live from Mars
  • 09. Eye Know 추천
  • 10. Take It Off
  • 11. A Little Bit of Soap
  • 12. Tread Water
  • 13. Potholes in My Lawn
  • 14. Say No Go
  • 15. Do as De La Does
  • 16. Plug Tunin
  • 17. De La Orgee
  • 18. Buddy (feat. Jungle Brothers, Q-Tip)
  • 19. Description
  • 20. Me, Myself and I
  • 21. This Is a Recording 4 Living in a Fulltime Era (L.I.F.E.)
  • 22. I Can Do Anything (Delacratic)
  • 23. D.A.I.S.Y. Age
  • 24. Plug Tunin
태그 | De La Soul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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