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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63-2] 선미 「가시나」

선미 『가시나』
by. 음악취향Y | 2017.09.03
음악취향Y | 2017.09.03

[김성환] 원더걸스로 데뷔하여 성공을 향해 달리던 시간들, 그리고 잠시 떠났다가 솔로 아티스트로 돌아왔던 시간들, 그리고 다시 원더걸스에 복귀하여 새로운 콘셉트로 변신했던 시간들까지, 선미의 연예인으로서의 여정 10년은 꽤 드라마틱하게 흘러갔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애증(?)의 JYP를 떠나 메이크어스에서 진정한 '홀로서기'를 시작했고, 이 노래는 바로 그 첫 시험대로서 꽤 성공적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중이다. 물론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이미 JYP시절의 솔로 활동을 통해 드러냈던 이미지들의 연장이긴 하다. 그러나 「24시간이 모자라」(2013)와 「보름달」(2014)에서의 그녀가 여전히 JYP가 만드는 이미지와 사운드 범위 안에 있었다면, 이번엔 YG의 중심이었던 테디와 조리가 속한 프로듀싱 팀 '더블랙라벨'의 지원을 통해 보다 글로벌한 트랩 비트와 리듬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올려놓는다. '가시나'라는 단어에 담긴 (보도자료에 써 있는 세 가지 내용 외에도 사투리로서의 '여성'의 호칭까지) 중의적 의미들이 해당 단어의 반복 속에서 계속 듣는 이에게 '사고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도 이 곡의 매력. 뛰어난 가창력으로 압도하는 능력을 가진 건 아니지만, 충분한 감정 표현으로 안정된 보컬을 풀어나가는 선미의 능력도 원숙해졌기에 앞으로의 그녀의 커리어에 대해 더 많은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

 

[유성은] 원더걸스의 멤버였던 선미의 솔로 싱글 발매 및 인기를 얻어냈다는 것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른 걸그룹 시장에서 큰 의미가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고, 7년이 지나면 기획사와의 계약 문제로 팀 자체가 큰 곤란을 겪는 한국 걸그룹 시장의 현 실정에서 어떤 새로운 돌파구의 모델을 제시해주는것 같은. 마치 예전 핑클이 해체하고 이효리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듯이, 선미의 예는 태연을 비롯한 많은 후배들에게 지표가 될 것이다. 사실 음악 자체는 크게 새롭지 않다. 당장 올 상반기에 사랑을 받았던 블랙핑크나 청하의 트로피컬 하우스, 댄스홀 넘버가 당장 생각나기도 하고, 테디가 프로듀싱한 탓에 원더걸스 출신이 2NE1의 노래를 소화하는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에서 드러나는 대중성의 근원에는 가수의 소화력이 남다르다는 것이 드러난다. 뚜렷한 진성과 애절한 가성, 그리고 음절 끝부분을 꺾는 창법이 골고루 뒤섞여 곡 전체를 관통하는데, 이는 전작의 「24시간이 모자라」나 「보름달」에서 선미가 보여주었던 고혹한 섹시함을 그대로 계승한다. EDM의 중독성에 동양적, 혹은 한국적인 정서가 가진 애절함을 뒤섞는 테디의 전형적인 노림수는 이번에도 적당히 잘 버무려진 비빔밥처럼 음원사이트의 주 소모계층인 대중들의 취향을 잘 저격해냈다. 다시 한번 솔로의 위력을 보여준 선미에 대해서는 일말의 기대를, 이제 희소성 마저도 점점 떨어져가는 테디와 그의 음악적 파트너들에 대해선 일말의 불안을 품게하는 싱글. ★★☆

 

[정병욱] 절대적인 가창력을 담보할 수 없는 솔로 여자아이돌에게 ‘관능’은 포기할 수 없는 충분조건일까. 「24시간이 모자라」와 「보름달」에 이어 다시 한 번 관능을 전시하는 「가시나」의 섹슈얼리티는 얼핏 식상하게 들린다. 게다가 제목과 가사 역시 살짝 아슬아슬한 것도 사실이다. 명사로서 제목 ‘가시나’의 사전적 의미는 ‘계집아이’의 경상도 방언이며, ‘계집’은 ‘여자’를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여성 이슈가 모처럼 활발하게 점화되고 여성성에 대한 의미가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작금에, 그것이 설사 해당 의미를 전혀 내포하고 있지 않더라도 해당 중의적 표현을 굳이 고집한 것은 의식적인 마케팅처럼 비친다. 한편 그것의 실제 의미인 “가다.”의 의문형 ‘하게체’나 맥락적으로 부여한 의미인 “가시가 나다.”, ‘아름다운 꽃의 무리’ 등으로 이해해도, 이별의 상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여성화자를 ‘꽃’으로 은유했다는 점에서 논쟁적일 수 있다. 허나 유심히 살펴보면 그렇게 부정적이지만도 않다. 가사의 실체가 주체적이든 수동적이든 선미의 과거 싱글들이 관능을 노골적이고 정석적으로 차용한다면 본 트랙은 그것을 다소 변칙적이고 은근하게 활용할 줄 아는 것이 특징이며, 제목이나 가사의 은유도 막상 댄스 퍼포먼스가 보여주는 바는 우려의 방향과 전혀 다르다. 특히 훅으로 활용한 댄스 브레이크의 경우 대상화된 여성의 관능이나 연약한 이미지보다는 도리어 선미가 원더걸스 시절 탈퇴와 복귀를 오가며 쌓은 4차원 말괄량이 막내 이미지나 독특한 주체성을 환기해 비전형적인 매력을 어필한다. 벌스부터 훅까지 내내 강렬한 베이스라인과 멜로디, 레게를 가미한 뭄바톤의 훅은 그만의 것은 아닐지언정 노래의 지향점과 일치해 앞선 보는 재미에 안정감을 더한다. 결국 노래의 일부 요소보다 가사와 시청각 등 종합으로서 매력적인 트랙이자, 솔로가수로서 선미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성공적인 싱글이다. ★★★

 

[차유정] 기존의 이미지와 색을 완전히 바꾸고 싶을 때, 특히 '전혀 다른 사람' 임을 대중들에게 드러내고 싶을 때 쓰는 가장 획기적인 방법은 목소리의 '틀'을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별들의 고향 OST』(1974)에 수록된 「나는 19살이에요」와 4년 후 발표한 솔로 음반 『공연히』(1978)에 수록된 윤시내의 창법이나 『해바라기 노래모음 제1집』(1977)에 수록된 「마음 깊은 곳의 그대로를」과 『여울목』(1986)에 수록된 「건널 수 없는 강」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한영애의 변화 사례를 보면 적절하게 틀을 바꿨을 때 얼마나 큰 상승효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다. 아직은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망설이는 느낌이 좀 더 많은듯하지만, 계속 시도해 볼만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교묘하면서도 시원한 목소리를 잘 활용하려면, 자신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선행되어야겠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시도다. ★★★

 

Track List
  • 01. 가시나 L테디, 선미, 조리, 24 C테디, 24, 조리 A24, 조리
태그 | 싱글아웃,선미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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