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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언니네 #5] 「보여줄 수 없겠지」 : 인디펜던트의 중심에 서다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Open The Door』
by. 안상욱 | 2017.07.13
안상욱 | 2017.07.13

1998년부터 전파를 탄 경기방송FM 《조경서의 음악느낌》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독특한 지위를 차지하는 프로그램이다. '인디음반'과 밴드의 붐이 일어나던 초창기. 알려지지 않은 국내밴드의 데모음반부터 신보소개를 중심으로 컨텐츠를 꾸렸던 진정한 의미의 '음악전문방송'이었다.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과 유사한 포맷이긴 하나, 그보다 2~3년 이른 시기였으니 모험심이 가득한 프로그램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방송 1년차 무렵, 담당PD이자 진행자인 조경서PD는 지난 1년을 결산하는 기획을 진행했고, 이는 『Open The Door』라는 당대의 전무후무한 기획음반으로 발표되었다. 기존의 컴필레이션 음반들이 『One Day Tours』(1997)와 같은 '레이블 컴필레이션'이거나, 『클럽 하드코어 아싸오방 첫앨범』(1998)처럼 클럽 컴필레이션이었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는 기획이었다. 이와 같은 검증된 기획이 있었음에도 1999년을 기준으로 '1장 이상의 음반을 발표한' 이력이 있는 11팀이 자신들의 신곡 또는 기존의 곡을 재편곡하는 원칙을 제시한 이 작품과 컴필레이션에 참여한 밴드의 면면을 보면 초창기 한국 인디음악계열의 드림팀이자 '당대의 중심'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언니네이발관은 이 기획에서 데뷔작 『비둘기는 하늘의 쥐』에 수록된 「보여줄 순 없겠지」를 재편곡하여 수록했다. 트랙리스트의 한가운데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이 곡은, 원곡이 가지는 찰랑거림을 유지하면서도 강렬하게 먹힌 리버브로 아련함의 강도를 한층 강화했다. 이에 더하여 간주와 후주부분에 기타 솔로를 얹어 보다 록킹한 면모를 지닌 팝싱글로 재탄생시켰다. 시기적으로 다음에 소개할 「매일 그대와」와 더불어 정대욱(정바비)가 마지막으로 녹음에 참여한 곡이 아닐까 싶다.


이 음반과 《조경서의 음악느낌》을 끝으로 전문적인 음악방송에 대한 꿈은 사그라들게 된다. 지금도 한국 대중음악을 파고들다 보면 '전문 음악방송의 부재'라는 이슈와 반드시 맞닥뜨릴 수 밖에 없다. 미디어 독과점 시대에 '음악의 소개'라는 역할이 《음악취향Y》를 비롯한 인터넷 매체나 《한국대중음악상》과 같은 시상식으로 한정된다는 것이 2017년의 현실이기도 하다. 언니네이발관의 마지막을 살피면서 '좋았었고, 앞으로도 좋아질거라 믿었던'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자니 앞으로 드러날 그들의 빈자리에 대한 아쉬움이 커진다. 


Track List
  • 07. 보여줄 수 없겠지
태그 | 언니네이발관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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