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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경함이 진득함으로 바뀌는 순간

전기사기꾼 『말레이 어드벤쳐』
by. 차유정 | 2017.05.12
차유정 | 2017.05.12

어드벤쳐의 사전적 정의는 '모험'이다. 생각해보면 전혀 새로운 발견이나 '황무지에서의 새로운 시작'으로 의미를 확장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전기사기꾼이라는 팀명, 그리고 『말레이 어드벤쳐』라는 음반명은 아무래도 약간 설익은 긴장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음악은 긴장감과는 전혀 무관한 진행속도에 클래식의 정석에 가까울 정도로 고전적인 리듬의 스탠스를 유지한다.
이쯤되면 한가지 의구심이 생긴다. 모험이란 꿈인가, 망상인가. 아니면, 내가 이룩하고 싶은 욕망인가.


음악은 욕망에 기댄 건조함을 바탕으로 처절함을 쏟아낸다. 이것은 테크니컬한 플레잉이 아니다.  상황에 입각한 롤플레잉에 가깝지만 그마저도 긴장의 지점을 정해놓지 않고 진행하면서 파트의 숨결을 각각 부여한다. 그래서 즉흥성이라는 것은 태고적에 시작된 리듬감을 바탕으로 그 위에 얹혀진 과거에 따라 무게가 결정이 되는 듯하다. 그런 측면에서 말레이 어드벤쳐는 '순수한 모험과 현실 자각의 여정'이라기보다는 '발견하지 못했던 과거의 시간을 복기'하는 골동품의 숨결을 닮아있다. 이 작품은 익숙한 모습의 뿌리를 지니고 있지만, 정형성에 길들여지는 순간 동어반복의 얼굴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정말 눅진하게 피를 토하듯 설명한다.
 
처음에 느꼈던 생경함이 진득함으로 바뀌는 순간만큼 좋을 때는 없다. 건조한 사막에서 축축한 순간이 불현듯 다가와 즐거움으로 바뀌는 것이 진짜 이 앨범을 듣는 즐거움이라고 말하고 싶다.


Track List
  • 01. Air Azia
  • 02. Batu Cave
  • 03. Kiki
  • 04. Kila2
  • 05. Beach Club
  • 06. Hardrock Cafe
  • 07. Sibalingit
  • 08. Rc Karaoke
  • 09. Jungle In The House
  • 10. Finale
  • 11. I'm DJ : Bonus Track
태그 | 전기사기꾼,김오키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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