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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46-4] 혁오 「가죽자켓」

혁오 (Hyukoh) 『23』
by. 음악취향Y | 2017.05.08
음악취향Y | 2017.05.08

[김성환] 혁오가 돌아왔다. 『20』(2014), 『22』(2015)의 평가는 분명 당대에도 호의적이었고, 그들이 무한도전에 출연하기 전까지도 그들의 음악에 찬사를 보내는 이들은 존재했다. 그러나 방송 출연 후 「위잉위잉」, 「와리가리」는 대중적으로 '미친 듯이 떠버린' 히트곡들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2년 전 한국 대중음악 씬에서 최고의 신인 밴드로 대접받은 후 그들에게 닥친 부담감은 꽤 컸을 것 같다. 그러나 이들에겐 대중적 히트가 오히려 자신과 같은 생각들을 가진 이들이 주변에 많았음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 결과 메시지는 '나'에서 '우리'로 시선이 옮겼고, 사운드에까지 더 진중함과 성숙미가 더해지면서 여피적인 느낌과의 중첩은 사라졌다. 특히 이 곡에서 보여주는 50년대 로큰롤/로커빌리와 스윙 리바이벌의 감성을 좀 더 하드하게 밀어붙이는 사운드는 기존 혁오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더 이상 세상 속에서 겁을 먹고 숨지 않고 자신을 챙기며 돌진하는 '청춘의 에너지'를 채워줄 매력을 발산한다. 멋지게 한 단계 발전한 혁오의 음악에 박수를. ★★★★

 

[박상준] 음반의 수록곡 중 「Tomboy」를 제일 먼저 들었는데, 정말 《열린음악회》에 가서 불러도 될 것 같았다. 그러면서 이 밴드를 두고 한참 돌았던 '스타일리시'라는 말에 대해 생각했다. 예전부터 그다지 동의할 수 없었던 것이 이 밴드는 메이저 시장이 개입했거나 개입할 뻔했던 페퍼톤스, 장기하와얼굴들, 브로콜리너마저, 검정치마 등과는 다르게 훨씬 고전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혁의 보컬은 《무한도전》에 출연하여 연주한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로 절대 다수의 대중에게 '처음' 어필하는데 성공했으며, 《응답하라 1988》에 삽입되었던 「소녀」(2015)는 드라마의 속성과 무관하게 앞의 의심을 짙게 해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가죽자켓」은 밴드가 지향하는 스타일, 로큰롤과 브릿팝 사이의 온도를 잘 절충한 트랙이고 꽤 과감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각오가 남다르다 느꼈다. 솔직히 타이틀로 「TOMBOY」를 내세우고 「2002WorldCup」에 슬그머니 타이틀 딱지 하나만 더 붙여도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미지근한 기타에 얹어 "나는 사랑을 응원해"라고 마음 편히 노래할 수 있는, 뚜렷한 스타일에 집착하고야 마는, 성공한 밴드의 다음이 궁금해졌다. ★★★

 

[유성은] 실체 없는 '대중성'이란 것을 잡으려다 보니, 결국 전작의 히트 요인으로 버무려진 곡들로 트랙을 방만하게 채우는 것이 소위 소포모어 징크스의 주원인이다. 「가죽자켓」은 이런 소포모어의 늪을 벗어나 대중이 원하는 방향성, 정해진 기대감으로부터의 탈출과 자유를 노래한다. 곡의 군데군데에서 Red Hot Chilli Peppers, Arctic Monkeys, Cold Play 등 밴드들의 영향을 고루 느낄 수 있으며, 불투명하면서도 개러지락의 자글자글함이 묻어있는 편곡과 반복적 코드 진행으로 곡의 빈티지함을 더해 차별성을 획득한다. 젊음이라면 필연적으로 부과되는 고민과 불안이 담뿍 묻어있는 앨범으로, 특히 이 곡의 고통스런 현재를 억지로 흘려버리려는 속주와 주문처럼 음절마다 빼곡히 박힌 가사의 깊이는 앞으로의 오혁과 밴드 혁오를 새롭게 정의해야만 하는 이유가 된다. ★★★★

 

[차유정] 로큰롤이 처음 태동하던 시절, 시골에서 살던 젊은이들은 달걀에 트럭을 싣고 재원을 마련해가면서 자신이 원하던 도시의 한 복판으로 진출한다는 전통적 성공스토리가 있다. 이 싱글은 묘하게도 그때의 기억과 닿아있는 것 같다. 노예가 되지 않고자 하는 절박함을 위한 소소한 발걸음이 시작되고 있는 듯 하다. ★★★★

 

Track List
  • 03. 가죽자켓 L오혁 C오혁 A오혁
태그 | 싱글아웃,혁오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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