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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13-1] 더모노톤즈 「여름의 끝」

더모노톤즈 (The Monotones) 『여름의 끝』
by. 음악취향Y | 2016.09.19
음악취향Y | 2016.09.19

[김병우] (The Ronettes의 「Be My Baby」(1965)를 연상케 하는 베이스 드럼의 인트로로 시작하는) 곡은 전체적으로 건조한 톤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하프시코드 사운드나, 타악기의 소리도 명징하게 들린다. 차승우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그 장르의 기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연주한다는 것이다. 이 곡도 그렇다. 필 스펙터가 사운드 오브 월을 보여주었을 때 같은 음장력을 보여주면서도 그를 건조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기타가 보여주는 톤과 사운드 오브 월이 보여주는 부드러움이 절묘한 지점에서 엮인다. 이런 사운드를 잡아줄 때는 리듬기타의 주법을, 훅으로 치고 들어갈 때는 스트로크를 거침없이 사용한다. 훈조가 보여준 보컬 또한 이런 점을 견지하고 있으며, 최욱노의 드럼은 들이는 공을 티내지 않으며 자신만의 영역을 가져간다. 이런 합일을 끝까지 견지하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닐진대, 자신들의 비전까지 투영시킬 줄 안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하나의 바늘로 우물을 파는 곡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곡에 걸맞는 것일테다. 심지어 더 ‘모노톤’즈라는 팀 이름에도 걸맞는 곡이 아니던가! ★★★★☆

 

[김성환] 2015년 막판에 발표한 데뷔 앨범 『Into the Night』을 통해 이미 그룹 결성 이후부터 록 팬들이 밴드에게 가졌던 기대감을 제대로 충족시켜주었던 모노톤즈가 오랜만에 11개월 만에 내놓은 신곡이다. 펑크와 록커빌리를 지나 1960~70년대 영국식 기타 팝과 하드 록, 심지어 80년대 매드체스터의 영역까지 사운드를 확장한 차승우의 이 밴드에서의 음악적 지향은 이번 곡을 통해 그것만으로 자신들의 사운드를 규정할 수 없음을 역설하는 것 같다. 6분 25초의 대곡 속에 정말 '드라마틱한' 사운드 전개의 진수를 풀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The Beach Boys 스타일의 향수부터 마치 Pearl Jam과 The Killers의 곡을 매쉬업(?) 한 것 같은 묵직하면서도 경쾌함이 공존하는 본론과 후렴 부분이 지나면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 스트링과 하프시코드로 비틀즈와 브리티쉬 아트록의 분위기까지 끌어낸다. 그리고 끝부분으로 가면 1970년대 미국 AOR의 드라이빙감과 The Pixies의 사운드가 뒤섞인 에너지가 펼쳐진다. 그런데 이 모든 다채로운 흐름들이 하나의 자연스러운 기승전결로 정리되면서 클래식 록 송가 특유의 매력을 완성해낸다. 쉽지 않은 시도인데도 완벽하게 클래식 록의 다양한 매력을 모노톤즈의 음악적 색깔로 녹여낸 차승우와 밴드에게 박수를. 이 정도면 올해의 록 트랙감으로 손색이 없다. ★★★★

 

[박병운] 모노톤즈의 정규반은 걸출한 음반이었지만, 행여 문샤이너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지는 않았을까 심술궂게 눈치 보며 찾아보게 되는 구석도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싱글 「여름의 끝」은 단순히 시즌송이 아니라 하나의 기점이 아닐까. 이 곡의 초반은 마치 Beatles의 존재에 대한 의식을 멈추지 않았던 Beach Boys의 한 시기 챕터를 곡으로 풀어 써낸, 록 역사의 주석 BGM처럼 시작한다. 그러다 곡은 고조하고, 하프시코드와 현악이 모노톤즈식 사이키델리아에 봉사하듯 채색을 가하며 파열하는 일렉음과 하모니들이 융합하여 점차 거대한 무엇이 되어간다. 해수면 위를 도약하는 무지갯빛 고래의 웅비를 보는듯한 근사한 광휘. 로큰롤 한 길 인생 차승우가 선보이는 리프의 성취도 제법 눈물겹다. ★★★★

 

[박상준] 이 곡의 어디가 아름답냐 따진다면 한도 끝도 없다. 자못 서프록, 웨스트코스트의 한복판에 차차는 이내 60년대의 클래식 록과 70년대의 사이키델리아를 온갖 방법으로 구현해낸다. 사이먼 레이놀즈가 쓴 《레트로 마니아》(2014)가 한국어로 발간된지 2년이 지났다. 또한 복고의 흐름이 원더걸스가 도화선을 제대로 태운 후 각종 양상으로 거듭나다 심지어 미디어까지 세기말 혼란스럽던 아이돌과 '슈가맨'을 찾아나서기에 이르렀다. 결국에는 음악 예능에서 십년 전의 이름을 아무렇게나 불러다 마음 편히 전설이라 간주하고 헌정 무대를 꾸미는 이 근본을 찾을 수 없는 시기에, 레트로라는 말은 소진된 컨텐츠를 탐험하는 프로덕션의 골머리를 해결해줄 간편한 해결책이기도 하다. 때문에 개념의 의미가 식어버린 지역에서 순도 높은 재현의 서사는 더욱 중요해진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으나 현실이 음악이 되더라도 결론적으로 사회보다 문화에 대한 이해만이 앞설 때, 음악은 선각자의 방석을 내던지고 사라질 수밖에 없다. 재현과 이식의 마음가짐은 현지화의 도전과 늘 공존해야 한다. 로큰롤을 '한국 인디'의 문법으로 풀어내던 차승우의 감각적 여흥이 문샤이너스였다면, 모노톤즈는 그의 취향과 노하우가 집약된 퍼포먼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곡의 유일한 아쉬움은 좀 더 난장을 펼쳐 연주 시간을 늘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에 있다. 이만큼 특별하고 빼어난 편곡과 연주라면 더 행복했을 것 같다는 정도에 불과하다. 「여름의 끝」은 시시한 감정에 취해 소박한 다짐을 노래하지 않는다. 늘 그렇듯 체념 속에 불이 남아 있다. 초반의 퍼커션과 늘어진 리버브, 쫄깃한 리듬이 1차, 중간의 하프시코드와 스트링이 웅변하는 사이키델릭과 바로크 록의 찬란한 여정이 그 다음, 마지막이 끝을 향해 달려가며 적재적소에서 터져나오는 호연의 향연이다. 공연에서는 15분씩 죽어라 연주해줬으면 좋겠다. 언젠가 더 모노톤즈의 라이브 앨범을 사는 날이 오기를. ★★★★☆

 

[조일동] 6분이 넘는 노래인데 점진적이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곡을 통해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하프시코드를 사용한 것이나 미세한 기타 톤의 변화를 통해 곡의 분위기를 이끄는 면에서 Brian Wilson이 『Pet Sounds』(1966)에서 선보였던 장인정신 마저 느껴진다. 차승우의 음악에서 Beach Boys와 서프 뮤직은 언제나 중요한 영감을 제공해왔음을 떠올려보면, 이러한 진화의 방향은 개연성이 충분하다. 더 중요한 사실은 어설픈 따라하기나 흉내내기가 아니라 확실히 더 모노톤즈의 소리로 충분히 소화된 음악이라는 거다. 싱글 한 곡을 두고 이렇게 말하긴 그렇지만 감히 밴드 Beach Boys는 예전에 접어야 했고, 『Brian Wilson Presents Smile』(2004) 이후론 Brian Wilson조차 나아가지 못한 세계에 대한 업그레이드이자 이(異) 버전을 듣는 느낌이라 평하고 싶다. 훌륭하다. ★★★★★

 

[차유정] The Ronettes의 「Be My Baby」를 연상시키는 인트로와 곡의 구성에 필연적으로 끌리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품은 묵직한 서사가 잘 어우러진다. '여름의 끝'이라기 보다는 여름이 가기 직전 힘들게 작별 인사를 건네는 듯한 인상을 준다. 느릿하고 약간은 청승맞고 그런 감성들이 일반적인 팝을 구사하고자 하는 욕망과 잘 섞여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

 

Track List
  • 01. 여름의 끝 L차승우 C차승우 A차승우, 최욱노
태그 | 싱글아웃,더모노톤즈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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