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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103-3] 브로콜리너마저 「천천히」

브로콜리너마저 (Broccoli, You Too?) 『천천히』
by. 음악취향Y | 2016.07.11
음악취향Y | 2016.07.11

[김병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곡은 그들의 처음에 대한 스스로의 오마주다. 요컨대 데뷔 EP 『앵콜요청금지』(2007)의 「끝」이나, 「마침표」 같은 곡에서 보여준 기타 톤과, 곳곳에 자리잡은 키보드가 이 곡의 중심을 잡고 있다. 변한 것이 있다면 한결 톤 다운된 노래와 그 노래를 부르는 덕원에 있다. 덕원은 (자신의 예전 솔로명인) 그린티바나나로 들려주었던 것보다 훨씬 다운된 톤으로 서서히 감정에 접근한다. 결과적으로 브로콜리너마저라는 밴드의 표정마저 변한다. 이 회귀는 성공적인지 아닌지를 따지기 이전에 서글퍼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어디로 갈지 몰라 다시 되돌아갈 수 밖에 없는 선택이 이 곡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벗어나는 길은 정녕 요원한 것인가. 이 곡을 자기복제라고 몰아붙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헤메는 마음 또한 진심이기에 그렇다. 그 마음을 담아내려 애를 썼다는 것만으로도 이 곡은 제 몫을 다했다 할 수 있겠다. ★★★

 

[박병운] 보사보사한 도입부는 ‘간만에 이 모던록 밴드의 복귀작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직격하는 유효한 시작이다. 보다 연기력이 향상된 윤덕원의 보컬과 기타 맛을 잘 살리는 녹음이 좋고, 여기에 유려한 윤기를 더해주는 건반의 연출이 더 좋다. 아마추어리즘이 미덕인 시대가 막을 내린 후, 밴드라는 이름의 무게감이 어깨에 드리운 시점에 ‘천천히’ 기대할 만한 싱글을 가지고 왔다. ★★★☆

 

[박상준] 놀라운 경험을 했다. 아니, 멀리서 보면 그렇게 놀라운 일인가 싶긴 한데 당사자 입장에서 느낀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그러니까 일하며 켜둔 V앱으로 듣는 둥 마는 둥 대충 들은 노래를 두 번째로 글을 쓰기 위해 들었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박자, 음정 하나 틀리지 않고 흥얼댈 수 있었다. 덕원이 만드는 선율은 쉽사리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들고 중독성도 강하다. 웬만한 후크송의 그것보다 쉬운데다 이제는 그들의 자산이랄 것이 충분히 쌓인 상태다. 쭉 열거한 후 통계를 짜보고 싶을 정도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이름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열두시 반」으로 문을 연 전작 『졸업』(2010)을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이 곡은 동어반복으로 가득하다. 즉, 명료한 기타 소리와 어여쁜 건반과 두꺼운 목소리와 이전보다 무력해졌으나 여전히 살아 있는 가사에 느끼는 반가움과는 별개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분명 그들은 많은 이들이 애정하는 곡을 잔뜩 만들어냈는데, 실컷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그래서 한번 물러선 후 드디어 나올 두 번째 3집에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2집의 글썽이는 마음과 1집의 아연한 태도를 다시금 즐기기 위해 공급해주는 비슷한 느낌의 노래면 충분한 걸까? 적당히 플레이리스트를 채우는 브콜너, 동의할 수 없다. 두 번째 3집을 향한 여정의 오프닝이 아니라 소품집 혹은 공백에 대한 선물이었다면 감탄했을 테지만, 이건... 글쎄. ★★☆

 

Track List
  • 01. 천천히 L덕원 C덕원 A브로콜리너마저
태그 | 싱글아웃,브로콜리너마저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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