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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42-1] 김예림 「알면다쳐」

김예림 『Simple Mind』
by. 음악취향Y | 2015.05.11
음악취향Y | 2015.05.11

[김병우] 박수가 엇갈리면서 이 곡의 기본 비트가 이루어지고 그 위로 김예림의 보컬이 지나간다. 모음의 선명함을 강조하는 이런 디렉팅은 중저음의 안정을 전제로 한다. 그런 점에서 정석원과 윤종신의 보컬 디렉팅은 영리하다. 그러나 중저음이 강조될수록 김예림이 가지고 있던 여음이 상당부분 감소하는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Rain」(2013)에서 보여주었던 매혹적인 비음을 이 곡에서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반부에 도입되는 비트나 전자음도 김예림의 보컬에 댄 부목이다. 그로 인해 김예림 보컬의 감정 폭은 운신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녀의 보컬이 좀 더 넓은 공기를 필요로 할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물론 이해는 간다. 그녀의 보컬은 메인스트림의 강렬함에 미달되는 영역에 속하는 보컬이니까. 그러나 그 메인스트림의 것이 정상이 아닐진대 굳이 그걸 따라갈 이유는 없지 않을까? 강렬함이 꼭 발전은 아니다. 치밀함이 꼭 발전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발전이라면, 우리는 왜 여전히 과거의 곡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내주고 말까. 정석원과 윤종신이 놓치고 있는 영역은 바로 그 지점에 있다. 낡은 곡은 없다. 나쁜 곡만 있을 뿐이다. ★★☆

 

[김성환] 두 장의 EP, 그리고 이를 하나로 묶은 정규 1집 『Goodbye 20』(2013)을 통해 김예림과 그녀의 소속사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는 일단 세간에서 대부분 무난히 받아들일 수 있는 그녀의 개성 있는 목소리를 활용한 '포크/팝/댄스'의 카드를 꽤 많이 꺼냈다. 그러다 보니 이번 EP에서 어떤 변화를 줘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을 확률이 높은 건 당연지사. 그래서 이들이 내린 결론은 트렌디한 일렉트로닉과 힙합 비트를 도입하는 파격이었던 것 같다. 불행히도 선행싱글 「Awoo」가 사운드가 김예림의 보이스를 압도하게 한 실수를 저질렀다면, 다행히 이 곡에서는 재지함과 트렌디한 비트를 전면에 깔았음에도 이전 히트곡 「Alright」(2013)처럼 '목소리와 음악의 균형'이 적절히 유지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언급한 2곡을 제외한 EP의 나머지 곡들이 더 김예림에 잘 어울린다 생각하나, 빨리 성공한 신인 스타에게 계속 변화를 강요하는 주류 가요 시장의 구조에서 이 곡은 타이틀 곡으론 나름 현명한 선택이긴 하다. ★★★

 

[김용민] 앨범 제목부터 작법을 의식하고 있지만, 왠지 마케팅에 메시지가 먹히는 듯한 모습이다. 사실 대중이 김예림에 호감을 가졌던건 20대 초반이라는 나이와 어벤져스를 방불케 하는 대선배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그 모습에 있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번엔 완전히 정석원과 윤종신이 모든 전권을 쥐고 흔들고 있다. 두 겹을 넘지 않는 심플한 비트라면 메시지나 보컬의 색에 많은 힘을 주는 의도로 파악해도 무방할 듯한데, 대체 저 ‘다쳐’라는 말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는 것일까. 전혀 궁금하지도 않고, 궁금해서도 안 될 단어들의 나열에 불과한 이 노래에는 관능미도, 호기심도, ‘고급진’도 느껴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허우적거림이다. ★★

 

[박병운] 정규 데뷔반의 대표곡 「All Right」(2013)이 그랬듯, 차가운 사운드 메이킹에서 비집고 나오는 농밀한 김예림의 보컬이 주는 아이러니의 쾌감을 노린 듯하다. 여성에 대한 성녀/창녀 이항 구분만큼이나 태만하기 그지없는 표현인 ‘소녀에서 여자로’라는 보도자료 문구의 따분함을 닮은 듯도 하다. 음반 전체가 괄목할만한 작곡 라인업을 지녔음에도 그 이름을 따라가지 못함은 아이유의 『Last Fantasy』(2011)의 전례를 다시 확인하는 기분도 안겨준다. 음반 전체의 아쉬운 완성도를 극복할 방안으로는 타이틀 싱글 선정이 있었을텐데 이는 여러모로 갸우뚱한 선곡이다. ★★☆

 

[정병욱] 데뷔 이래 김예림의 목소리는 잘 짜여진 서사적 구조를 ‘가창’하기보다 중독성 있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소화’하는 방식에 더욱 잘 쓰이고 있다. 훌륭한 작곡가들과의 합을 통해 어떤 장르에서나 무난히 자기 색을 물들여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은근 슬쩍 메인 코드로 자리 잡고 있는 섹시 컨셉과 맞물릴 때는 노래의 선적인 끈질김을 보여주지 못 하는 현상이 특히 되풀이되고 있다. “김예림 개성에 편승했다”는 평을 피하려는 각 프로듀서의 선택인지, 정공법을 택했을 경우 그녀의 보이스가 쉬이 질리게 될 것이라는 소속사의 두려움이 입김으로 작용했는지는 모르겠다. 「알면 다쳐」 또한 앞선 경향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세미-프로 티는 벗은지 오래이고, 보컬로서 그녀의 목소리와 분위기는 여전히 신선하고 매력적이지만, 김예림표 ‘BGM’이 아닌 그녀의 ‘노래’를 듣기 위한 진짜 해답은 아직 나오지 않은 듯 하다. ★★☆

 

[차유정] '남자에게 주도권을 양보하지 않는 언니'라는 컨셉은 지난 몇 년간의 트렌드였다. 겉으로는 힘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권력에 굴복하는 캐릭터. '섹시하다'는 이미지는 언제나 이렇게 소비되곤 했다. 나이를 느낄 수 없는 원숙미가 드러나는 둔탁하고 어두운 목소리를 십분 살려줄 수 있었음에도, 왜 이런 일반적인 캐릭터와 곡에 맞춰야 했을까? 신인의 통과의례가 필요하다고 해도 그녀가 가진 어두운 섹시함을 표현하기엔 곡이 지나치게 평범하고 앞뒤를 재는 듯 하다. 그렇게 쓰이기에는 김예림의 목소리가 너무 아깝다. ★★

 

Track List
  • 02. 알면 다쳐 L윤종신 C윤종신, 정석원 A정석원
태그 | 싱글아웃,김예림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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