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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35-5] 피타입 「광화문 (feat. 태완)」

피타입 (P-Type) 『Street Poetry』
by. 음악취향Y | 2015.03.23
음악취향Y | 2015.03.23

[김병우] 나는 여전히 피타입의 랩을 지지한다. 스킬 때문이 아니다. 피타입처럼 쓸 사람은 피타입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의 랩은 단순히 자의식과잉과 재치만 믿고 만든 랩과는 비교를 불허한다. 그의 랩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의 감정은 진짜일 수밖에 없다. 그의 랩은 의심할 여지없는 ‘작품’이다. 비트를 제공해 준 패시네이팅은 피타입에게 맞는 옷을 선사했고, 옐라다이아몬드의 건반은 이 곡의 디테일을 건드리면서 지나간다. 『Musiq Noir』(2004)에서 보여주었던 태완과의 시너지는 이 곡에서 좀 더 세밀하게 내부를 파고든다. 피타입은 2집과 3집에서 보여준 고민을 하나의 곡으로 수렴하는 데 성공했다. 아니, 이런 성과는 그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 곡은 어떤 식으로든 듣는 사람을 ‘건드린다.’ 만일 이런 기조로 4집이 나온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말도 서슴없이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 “긴장해라. 피타입은 이제 시작이다.” ★★★★☆

 

[김정원] 한국에서 서울이란 공간은 특별하고 아이러니하다. 어떤 나라의 수도, 혹은 중요 도시도 서울만큼 복합적인 경우는 없으며, 이 중앙집권적인 서울이란 도시는 ‘카오스’라 할 만큼 희로애락 그 이상으로 온갖 것을 머금고 있다. 그중에서도 광화문이라는 공간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희망과 행복의 공간이 되기도, 절망과 슬픔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광화문은 한눈에 보기에는 너무 많은 게 산재해있는 서울의 온갖 것이 엉켜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라 할 수 있다. 피타입은 위와 같은 광화문이 가진 특수성을 살리기라도 한 것마냥 「광화문」에 자신의 과거와 현재, 생각과 감정,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온통 뒤섞어놨다. 그렇기에 트랙은 콕 집어서 개인 서사라고 하기에도, 또 의도적인 시선이라 하기에도 어렵다. 곡의 본질은 단순히 그러한 일반론으로 정의해서 설명될 수 없으며, 그보다는 광화문이라는 공간과 그 공간 속에서 살아온 피타입 그 자신이 가진 혼란스러움 자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 함에 있다고 본다. 피타입은 그 모든 것이 혼재된 상태를 여전히 독자적인 라임 체계 안에서 정갈하게 정리해서 들려주고 있다. 어떤 키워드를 잡고, 그 키워드와 주제 의식을 어떻게 흡착시킬 것인가, 또 그 안에 내용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까지, 모든 부분에서 베테랑의 관록이 묻어나는 원기옥 같은 트랙이었다. ★★★★

 

[정병욱] 힙합을 대변하는 장르적 표상 중 하나로 자유분방함을 들 수 있다. 하지만 한국힙합 역사의 산 증인 중 한 명인 피타입에게서는 오히려 투박하면서도 각 맞춘 것 같은 이미지가 적합해 보인다. 이 같은 아이러니는 그의 랩의 특징인 높은 라임의 밀도 때문일 터. 의견에 따라 한국어에서는 아예 불가능하다고까지 주장되는 라임에 대한 구조적 천착이기에 누군가에게는 도리어 단점이라고까지 여겨지던 스타일이었다. 피타입의 정체성은 「광화문」에서 더 발전된 형태로 드러난다. 기계적 운율을 만들어내는 라임 패턴의 동일한 반복을 피하고, 하나의 라임을 완성시키는 구간에서 다음 구간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함으로써 보다 완벽한 흐름을 만들고 있다. 가사가 생성하는 운율감은, 구간 내 악센트 위치의 변화, 시를 노래하는 듯한 랩 싱잉을 통해 역동적인 리듬감을 형성하고 또 감정을 고조시킨다. 게다가 ‘나와 광화문의 과거’ ‘나와 광화문의 현재’ ‘현실에의 전이와 투영’으로 이어지는 버스(verse) 서사의 완성도는 현 시점 최전선 수준. 화려한 랩 스킬보다는 가사의 치밀하고 높은 완성도가 장기였던 피타입이 자신에게 최적화된 스킬을 장착한 격이다. 춤추는 피아노가 낡게 들릴 만치 안일해 보이는 비트의 아쉬움은 덮고도 남는다. ★★★★

 

Track List
  • 01. 광화문 (feat. 태완) L피타입 CFascinating, 태완 AFascinating, Yella Diamond
태그 | 싱글아웃,피타입,태완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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