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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신인  3위

빛과소음 『Irregular』

by. 차유정 | 2017.12.30
차유정 | 2017.12.30

싸이키델릭한 연주를 다루는데 능한 밴드들은 정서를 어떻게 명확하게 드러낼것인지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 둘중 하나의 태도를 취하곤 했다. 첫째는 테크닉을 점층적으로 쌓고 그 사이를 기교로 채우는 연주로 감성적인 부분을 표현하는 경우, 두 번째는 연주와는 상반되게 개성이 강한 보컬을 앞세워서 밴드의 정서를 대변하는 경우였다. 60년대 중반의 많은 개러지 밴드들이 이를 실천한 결과, 일종의 몽환적인 정서를 담보로 한 록이 장르로 굳어지게 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빛과 소음은 과거의 밴드들과는 달리 내재된 정서와 싸이키델릭한 테크닉을 자로 잰 듯이 뚜렷하게 분리해낸다. 폭압적이지만 천진난만한 테크닉이 넘치는 「무당」을 듣고 습관적으로 과거 음악의 환영을 떠올렸다면 그 이후에 펼쳐지는 평이한 모던록을 가장한 채 리드미컬하고도 미세한 고독을 짚어내는 솜씨가 탁월한 넘버들의 향연에 얼이 빠질 지경이 된다.


기존의 청자들에게 싸이키델릭은 '흔히 이럴 것'이라고 익숙하게 접근했던 감정구현 방식이 있다. 빛과소음은 자신들의 세대가 흡수할 수 있도록 밝으면서도 약간 불안한 기운을 내포한 트랙들의 배치와 나열로, 기존의 모던한 음악스타일 속에서도 능숙하게 싸이키델릭의 길에 들어설 수 있게 한다.


결국, 장르적 전환이란 테크닉의 문제가 아니라 개개인이 음악을 어떻게 사유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가능하다는 것을 『Irregular』가 증명하고 있다. 세밀한 화려함으로 점철된 트랙의 마디마디보다, 이렇게 홀연히 다른 세계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들려주는 것 자체가 긴 여운을 남기는 진짜 쇼크라고 할수 있겠다. 언제나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쇼크.

 

  • Credit
  • [Member]
    이태호 : Vocals, Guitar
    양승현 : Guitar
    송화선 : Bass, Chorus
    박건호 : Drums

    [Staff]
    Produced by 김민규
    Recorded by 허정욱, 강은구@Stoneage Studio, 김민규@Electric Muse Studio
    Mixed by 김민규@Electric Muse Studio
    Mastered by Joe Lambert Mastering
    Design by 백수정
    Music Video by Sugar Salt Pepper
    A&R by 조주영, 박정란
Track List
  • 01. 무당 L이태호 C이태호 A빛과소음
  • 02. 월미도 바이킹 L이태호 C이태호 A빛과소음
  • 03. 해녀 L이태호 C이태호 A빛과소음
  • 04. 영아다방 L이태호 C이태호 A빛과소음
  • 05. 에어플레인 L이태호 C이태호 A빛과소음
태그 | 올해의신인,빛과소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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