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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신인  4위

파리아 (Pariah) 『One』

by. 정병욱 | 2016.12.28
정병욱 | 2016.12.28

메탈이나 펑크-하드코어 계열의 수많은 헤비니스 하위 장르 가운데에는 이른바 ‘어둠의 다크니스’ 후손으로 일컬어지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걔 중에는 지난해 블랙메디신의 선례처럼 무심한 듯 정교하고, 투박한 듯 세련됐으며, 끈적이고 무거운 리듬의, 보다 전통에 가까운 슬러지/스토너 계열의 진중한 보스형 악마들이 국내 업적의 상위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혁명은 진화할수록 평화로울지 몰라도, 하드코어는 그저 더 강렬하고 더욱 파괴적인 것이 미덕일 수 있음을 증명하려는 행동대장형 악마 또한 여기 존재한다.


있는 힘껏 뒤틀린 사운드. 악기의 피아 식별은 물론 듣는 이의 숨찬 호흡 따위 고려하지 않는 무차별적인 닥공 퍼포먼스. 뜨거운 그로울링과 시원한 샤우팅. 밴드가 앞세우는 “블랙큰드 하드코어(Blackend Hardcore)”라는 장르 미명은 『One』을 함축하는 가장 핵심적인 설명이다. 극렬한 폭발을 눈앞에 둔 인트로 「Hypocites」마저, 폭풍전야라기에는 벌써부터 지나치게 괴기하고 파괴적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어지는 「Lukas」 속 단 한시도 쉬지 않고 숨 쉬듯 내리치는 드러밍의 블래스트 비트는, 파리아가 본작을 통한 데뷔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에너지를 함축해왔는지를 가늠조차 하지 못 하게 한다. 한 트랙, 한 트랙 러닝타임은 짧지만 개별 트랙의 서사를 추월하는 극명한 정서와 트랙의 서사를 앨범 전체의 서사로 확장하는 그만의 방식을 통해 『One』의 고유 감각은 어느새 종교적 교화만치 듣는 이와 동일시된다.


대개의 ‘장르’ 모범이 이미 완성된 귀납적 양태들을 규정하거나 전통 요소들의 교집합 작업을 통해 완성된다면, 추상적인 미의 이상을 스스로 상정한 채 악마의 정수를 하나하나 조립해가는 파리아의 방법론은 앞선 헤비니스 장르들의 경계를 허문 그만의 바이브로 씬에 새로운 활력을 준다. 2016년 “거짓의 어둠은 진리의 빛을 가리지” 못했지만, 한 빡센 신인의 어둠은 빛을 뒤덮는 거대한 산을 이루었다.



  • Credit
  • [Member]
    Vocal : 박설우
    Guitar : 이재욱, 전병휘
    Bass : 강진욱
    Drum : 조진만

    [Staff]
    Produced by 파리아
    Recorded By 오혜석@Mol Studio
    Mixed & Mastered By 조상현@Mol Studio
    Cover Artwork By Vile Artworks
    Pictures are taken by 김영준
Track List
  • 01. Hypocrites L파리아 C파리아 A파리아
  • 02. Lukas L파리아 C파리아 A파리아
  • 03. Cemetery L파리아 C파리아 A파리아
  • 04. Chosen One L파리아 C파리아 A파리아
  • 05. Good Neighbor L파리아 C파리아 A파리아
  • 06. Hermit L파리아 C파리아 A파리아
  • 07. Novelist L파리아 C파리아 A파리아
  • 08. Material God L파리아 C파리아 A파리아
  • 09. Good Kill Fuck You L파리아 C파리아 A파리아
  • 10. Killing Field L파리아 C파리아 A파리아
태그 | 2016,신인,파리아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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