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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앨범  5위

잠비나이 (Jambinai) 『A Hermitage : 隱棲』

by. 정병욱 | 2016.12.30
정병욱 | 2016.12.30

여전히 잠비나이를 들어보지 못한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지만, 이들의 음악을 일청이라도 하고서 그 이름을 쉽게 잊어버릴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잠비나이의 『Différance (차연; 差延)』(2012)이, 4년 전 당시 《음악취향Y》의 ‘올해의 앨범’ 순위에 아쉽게 들지 못한 채 11위로 미끄러졌던 것을 변명하고 싶을 정도로, 지난 시간 ‘잠비나이’의 이름은 한국대중음악사에서 결코 다른 것으로 대체하지 못할 독립적인 이정표가 되어 왔다.


2집 『A Hermitage (은서; 隱棲)』는 앞선 파격의 정초를 이어받아 잠비나이만의 계율을 발전시켰다. 거칠고 실험적이었던 사운드는 특유의 방법론을 정착하고 보완함으로써 안정성과 풍성함을 갖추었고, 한두 가지 모티프에 충실한 즉흥 연주에 가까웠던 개별 트랙의 서사는 더욱 꼼꼼하고 점층적인 형태로 완성되었다. 1집과 마찬가지로 작업 이후 붙여진 타이틀일지언정, 싱글별 타이틀이나 이면의 의미가 단어에서 문장으로 보다 구체성을 띠게 되었고, 이그니토의 랩 등 일부 가사까지 더해 소통과 상상의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전작의 기세를 이어 몰아치는 「Wardrobe」이나 차분한 서정을 연결하는 「For Everything That You Lost」의 연장으로부터, 「Abyss」의 혁신과 「Deus Benedicat Tibi」의 전통에 이르기까지 본작의 잠비나이 세계는 확연히 확장되었다.


이와 같은 점진적 변화 또는 성장을 두고 취향에 따른 의견이 분분할 수는 있다. 허나 그와 상관없이 분명한 것은 잠비나이의 두 번째 성취를 통해 서양음악 토대의 대중음악 속 국악기의 역할이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사실 하나와, 그만의 스타일로 국악의 전통을 해체한 잠비나이의 형식이 더 이상 잠비나이 미학의 결정적이고 유일한 척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 미학과 음악의 보편적 척도가 동시에 작용하는, ‘역동적 긴장과 쾌의 장’이 되었다는 점 또 하나일 것이다. 그렇게 잠비나이의 음악은, 예외나 이단아적인 ‘점’이 아니라 거대한 율법의 ‘뿌리’가 되어가고 있다.


  • Credit
  • [Member]
    이일우 : Guitar, Piri, Bass, Vocal
    김보미 : Haegum
    심은용 : Geomungo, Vocal
    오혜석 : Drums

    [Staff]
    Produced by 잠비나이
    Engineered & Recorded by 조상현, 오혜석 @ MOL Studio
    Mixed by 조상현 @ MOL Studio
    Mastered by 성지훈 @ JFS Mastering Studio
    Executive Produced by 김형군
    Cover and Gatefold Illustration by 임예지
    Editorial Designed by 황규영
Track List
  • 01. 벽장 : Wardrobe L이일우 C이일우 A이일우, 김보미, 심은용
  • 02. Echo Of Creation C이일우 A이일우, 김보미, 심은용
  • 03. For Everything That You Lost : 그대가 잃어버린 그 모든 것들을 위하여 C이일우, 김보미, 심은용 A이일우, 김보미, 심은용
  • 04. Abyss : 무저갱 (feat. 이그니토) L이그니토 C이일우 A이일우, 김보미
  • 05. Deus Benedicat Tibi : 부디 평안한 여행이 되시길 C이일우 A이일우
  • 06. The Mountain : 억겁의 인내 C이일우 A이일우
  • 07. Naburak C이일우 A이일우, 김보미, 심은용
  • 08. They Keep Silence : 그들은 말이 없다 L이일우 C이일우 A이일우
태그 | 2016,앨범,잠비나이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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