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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신인  5위

김태춘 『가축병원블루스』

by. 차유정 | 2013.12.29
차유정 | 2013.12.29
가끔 우두커니 걸려있는 길고 녹슨 총은 인간 그 자체를 알아볼 때가 있다.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소중함을 입을 벌리고 지껄이면서 그저 착함에 모든 것을 묻어가려고 하는 인간들 말고, 생물 그자체로 거친 비명을 지르고 신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인간. 총은 어쩌면 그런 인간을 목이 빠져라 기다린다. 저격의 순간에 후회를 방지하기 위해서, 아니 서로가 서로를 아는 척 하기 위해서 총은 언제나 거친 얼굴을 하고 기다린다. 김태춘은 어쩌면 이 총의 진짜 임자일지도 모른다. 애초에 인간의 시작은 동물이며 우리가 동물임을 잊고 동등한 치들과 눈 맞추기를 거부하는 즉시, 우리는 그저 시궁창에서 뒹구는 인간의 탈을 쓴 생물임을 자각해줄 것을 노래는 무덤덤하고도 즐거운 척 하는 뉘앙스로 우리에게 전달한다. 죽도록 진실하고 싶지만 기지 않고는, 몸뚱이를 정육점에 내걸지 않고는 가식 속에서 헤엄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럼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고 그는 말하는 듯 하다. "당신은 꽤 예쁜 편인데요... 그런데, 왜 살고 있나요?" 당신은 답할 수 있는가?
Track List
  • 01. 악마와 나
  • 02. 개들의 세상
  • 03. 일요일의 패배자들
  • 04. 지옥에서 온 편지
  • 05. 가축병원블루스
  • 06. 좆같은 세상 갈아엎어요
  • 07. 니 얼굴은 예쁜 편이야
  • 08. 내 사랑은 롯데캐슬 위에
  • 09. 용서해주세요
  • 10. 김태춘과 춤추기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네)
태그 | 2013신인,김태춘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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