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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앨범  5위

정차식 『황망한 사내』

by. 차유정 | 2011.12.25
차유정 | 2011.12.25
그냥 남자의 목소리가 부들부들 떨린다. 보통 떨리는 목소리라는 건 소심함이나 고통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지만, 이 남자는 단순한 고통이나 일상을 지배하는 패배의 기운 같은 것들은 '저리꺼져!!'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만큼 그는 목소리의 파동과는 무관하게 까칠하기도 하고 푸석푸석하다. 마치 사막에서 아침을 맞았을 때 생수를 붓기 전에 손으로 모래를 한 줌 쥐어 얼굴에 갖다 대고 살아있는 생명체가 맞는지 안 맞는지 확인하는 것 같은 그런 과정들을 음악을 통해 그대로 쏟아낸다.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백현진이나 현대음악에서 펼쳐졌던 실험을 떠올릴 수 있다. 어디서 시작하는지 알 수 없는 모습을 띄어도 그 주체가 타인에게 나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남자가 집중하는 건 듣는 사람에게 나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계속 울리는 자기의 목소리다. 우연히 살아가는, 탈출이 불가능한, 그래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 이런 종류의 메시지는 거부하기가 불가능하다, 원초적인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Track List
  • 01. 용서
  • 02. 오해요
  • 03. 촛불
  • 04. 머리춤
  • 05. 내게 오라
  • 06. 음탕한 계집
  • 07. 유령
  • 08. 습관적 회의
  • 09. 마중
  • 10. 구원하소서
  • 11. 붉은 꽃
  • 12. 완벽한 당신
  • 13. 불면의 노래
  • 14. 괴물
  • 15. 그사내
태그 | 2011앨범,정차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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