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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취향Y Best 100  1위

어떤날 『어떤날 II』

by. 김영대 | 2007.03.16
김영대 | 2007.03.16

이 앨범을 만들던 이병우와 조동익은 자신들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또 그것들이 사람들에게 어떤 울림을 전해줄지, 그리고 나중의 음악인들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받고 자라나게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련됨’이라는 한마디 말로는 그 깊이를 온전히 드러내기 모자란 우아함과 명징함, 그리고 재즈와 포크, 록의 언저리를 가로지르며 독특하게 구현된 지극히 한국적이고 꽉 찬 퓨전 사운드. 가볍고 순간적인 의미와 감정들이 오가는 흔하디 흔한 대중가요의 한계를 극복한 곡 쓰기와 노랫말의 깊이는 듣는 이들을 흥분시키고 또 생각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어쩌면 이들의 음악은 모든 이에게 동일하고 즉각적인 감정의 반응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그렇게 기억 속에 얼마간을 잠자고 있던 이 음악들은 문득 나의 삶 어느 한가운데에서 표현하기 힘든 미묘한 감정의 순간을 만나면 다시금 전혀 다른 깊이로 다가오게 될지 모른다. 아름다운 멜로디, 세련된 연주, 좋은 편곡. 이 것에 부합되는 음악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감동을 세대를 건너 전해 줄 수 있는 음악이 몇이나 될 까. 「취중독백」, 「초생달」, 「그런 날에는」, 「11월 그 저녁에」는 감히 내 친구, 그리고 내 아이에게 전해 줄 수 있는 음악들이다.


80년대를 마무리하며 조동익과 이병우, 영원한 두 거장이 마지막으로 손을 맞잡고 내놓은 이 음반은 우리 대중음악의 뮤지션과 대중들이 공히 행복함을 느꼈던, 그 길지 않았던 어느 순간을 눈물겹게 증언한다. 아무렴 삶과 땀과 눈물이 숨어 배인 그 어느 음악이 높지 않을까, 소중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순위'라는 편협한 방식으로 그것들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것은 분명 오만한 행위라 비난받아 마땅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훗날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자극시키고 또 많은 후배 뮤지션들로 하여금 그들의 뒤를 쫒게 만들었던 이런 음반을 들을때면 우리는 비로소 이러한 작업의 작은 보람을 느낀다. 그야말로 우리의 이 힘든 작업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내주어 모자람이 없는 음악들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Track List
  • 01. 출발 L이병우 C이병우  
  • 02. 초생달 L조동익 C조동익  
  • 03. 하루 L조동익 C조동익  
  • 04. 취중독백 L이병우 C이병우  
  • 05. 덧없는 계절 L조동익 C조동익  
  • 06. 소녀여 L이병우 C이병우  
  • 07. 그런 날에는 L조동익 C조동익  
  • 08. 11월 그 저녁에 L이병우 C이병우  
태그 | Best100,어떤날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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