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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행진』

by. 전자인형 | 2007.03.16
전자인형 | 2007.03.16

80년대를 조용필과 들국화의 시대라고 규정한다면 오만한 이야기일까? 사실 두 아티스트의 비교는 주류와 언더그라운드라는 대중음악 시스템에 대한 환유이다. 그리고, 이 비교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미디어라는 전달 장치 때문이었다.


경제호황과 함께 음악산업도 나날이 매출을 늘려가던 80년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미디어의 관심은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형성했다. 75년 대마초 파동 이후로 미디어는 자유로운 음악정신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인다. 들국화의 신화는 미디어의 소외 속에서 형성되었다. 지하 녹음실과 열악한 소극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란 말이다. 언더그라운드의 탄생이다. 그러므로 조금 더 애틋한 애정을 가지게 된다.


순수한 음악지상주의자들에 가까웠던 들국화의 ‘행진’은 결국 많은 예술가들과 대중들에게 음악의 명징한 감동을 선사한다. 들국화의 폭발적 성공은 주류와 비주류라는 경계를 모호한 것으로 만들고야 말았고, 그렇게 들국화는 한국대중음악 ‘순수의 시대’(혹은 순수의 공간, 언더그라운드)를 대표하게 되었다. 1985년 들국화의 데뷔앨범은 당대의 가장 세련된 팝음악이며, 연주가 뛰어난 뮤지션쉽의 역량을 뽐낸 음악이었고 포크의 서정과 록음악의 파격까지 탑재한 앨범이다. 이런 다면적인 특성이 들국화로 대변되는 언더그라운드의 역량이었다. 여전히 영미 팝음악에 대한 열등감을 지울 수 없었을 때, 이 앨범이 있어서 어깨를 당당히 펼 수 있었다.


역사에 가정법은 의미 없는 상상일 뿐이지만 만약 80년대 한국대중음악이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로 구분지워지지 않았더라면, 혹은 더 거슬러 올라 1975년 이 땅에서 청년문화의 자유가 거세되지 않았더라면 들국화는 진정한 슈퍼스타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역사적인 데뷔앨범을 내 놓고 부침 심한 멤버교체의 통과의례를 거치지 않아도 되었을지 모른다. 어찌되었건 이 앨범은 한국대중음악사에서 가장 빛나는 별 중의 별이다.

Track List
  • 01. 행진 L전인권 C전인권
  • 02. 그것만이 내 세상 L최성원 C최성원
  • 03. 세계로 가는 기차 L조덕환 C조덕환
  • 04. 더 이상 내게 L최성원 C최성원
  • 05. 축복합니다 L조덕환 C조덕환
  • 06. 사랑일 뿐이야 L최성원 C최성원
  • 07. 매일 그대와 L최성원 C최성원
  • 08. 오후만 있던 일요일 L이병우 C이병우
  • 09.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L조덕환 C조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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