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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취향Y Best 100  6위

산울림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 어느날 피었네 / 나 어떡해』

by. 윤호준 | 2007.03.16
윤호준 | 2007.03.16

산울림은 괴물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괴물이다. 산울림처럼 국내외의 어떤 족보도 통하지 않는 록 음악은 대한민국 음악사를 통틀어 오직 산울림 하나뿐이다.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삼형제는 그 어떤 기존 음악도 카피하지 않고 집구석에 처박혀 무작정 곡을 써대고 무작정 연주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집에서 가장 가까운 레코드사를 찾아가 무작정 음반을 내달라고 했다. 그렇게 아무런 맥락도 없이 세상에 불쑥 등장한 노래가 데뷔 앨범의 「아니 벌써」(1977)와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다.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 속에서 삼형제는 얼렁뚱땅 1년도 안 되어 3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어설픈 연주와 어설픈 노래와 어설픈 레코딩으로 점철된 이 3장의 앨범은 한국의 록 역사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결과물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두 번째 앨범은 산울림표 아마추어 사이키델리아가 가장 광범위하고 농밀하게 녹아있는 걸작이다.


중독적인 베이스 라인과 저만치 뒤에서 긁어대는 퍼즈톤의 기타 전주가 장장 3분이나 펼쳐지다가 돌연 김창완의 잠이 덜 깬 듯한 목소리가 등장하는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백 번이면 백 번, 들을 때마다 최상의 쾌감을 제공한다. 지구 상에 둘도 없는 능청맞은 프로그레시브록 넘버 「안개 속에 핀 꽃」, 역시 지구 상에 둘도 없을 것이 분명한 「어느 날 피었네」의 리듬워크, 구수한 타령을 몽환적 경지로 전환시킨 「떠나는 우리 님」에 이르기까지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랴. 나른한 발라드 「둘이서」와 가녀린 포크송 「기대어 잠든 아이처럼」까지 생각한다면 삼형제가 처박혀있던 작은 골방에 혹 도깨비 방망이라도 있던 건 아니었을까?

Track List
  • 01.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L김창완 C김창완  
  • 02. 노래 불러요 L김창완 C김창완  
  • 03. 안개 속에 핀 꽃 L김창완 C김창완  
  • 04. 둘이서 L김창완 C김창완  
  • 05. 기대어 잠든 아이처럼 L김창완 C김창완  
  • 06. 어느날 피었네 L김창완 C김창완  
  • 07. 나 어떡해 L김창훈 C김창훈  
  • 08. 이 기쁨 L김창훈 C김창훈  
  • 09. 정말 그런 것 같애 L김창완 C김창완  
  • 10. 떠나는 우리 님 L김창완 C김창완  
태그 | Best100,산울림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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