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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이소울스케이프 (DJ Soulscape) 『180g Beats』

by. 김영대 | 2010.02.26
김영대 | 2010.02.26

가장 윗자리는 늘 혁신가들에게 마련되어 있다. 꼼꼼한 바느질에 꽃수를 더하는 것은 늘 뒤에 올 사람들의 몫으로 남는다.


디제이소울스케이프는 지도를 그린다. 밑그림을 제시하는 것이다. 잠깐 세기말로 돌아가자. 너나없이 힙합을 차기주자로 지목하던 그 때, 하지만 우리끼리는 그 와중에 느껴졌던 미묘한 찜찜함을 기억할 터이다. 그것은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에서 비롯되었다. 그 본질은 바로 리듬이다. 비트에 대한 고민이다. 누구도 아닌 디제이가 주도해야 할, 힙합이 만들어진 가장 근원적인 출발점인 리듬 만들기에 대한 탐구가 결여된 데에 대한 불만이자 불안이다. 그런데 이 영민한 DJ가 그 미묘한 혼란의 와중에 정확히 그 모순을 포착해 내며 새로운 형식을 타진한 것이다.


결국 그 한 장은 그대로 한국 힙합의 바탕이 된다. 의미 없이 최신의 사운드만을 쫒지 않고 대신 훵크와 재즈가 충실히 반영된 고전 힙합의 방법론에 눈을 돌린다. 게다가 세기말 유행하던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일렉트로닉 사운드, 한국어 랩과 리듬의 상호관계까지도 다각도로 고민하는 치밀함으로 형식과 컨텐츠 모두를 적절히 공략한다.


그렇게 시작되었다. "180g짜리 Beat"를 엔진으로 얹고, "Heavy한 Bass"위를 흐르는 "Modern한 Rhyme"을 좌우 바퀴로 달아 "누명"이라는 이정표에까지. 힙합은 그렇게 우리 안에 다시금 그 맥락을 얻어내고, 한국 대중음악은 비로소 '한국 힙합'이라는 무시 못 할 아이콘을 획득한다. 『180g Beats』가 이끌어 냈다. 조금은 불확실하게만 보이던 2000년대 한국 팝의 첫 10년이 이렇게 제법 그 깊이와 넓이를 경주해 나간다.

Track List
  • 01. 음악시간      
  • 02. Morning      
  • 03. 浮草 : 80日間 世界一周 外傳 (feat. 엠씨메타)      
  • 04. Candy Funk      
  • 05. 일탈충동 (feat. 세븐)      
  • 06. Piano Suite / Loop Of Love      
  • 07. Story (feat. 리오케이코아)      
  • 08. Sign : 숨과 꿈 (feat. 엠씨성천)      
  • 09. 보통 빠르기 / 느리게      
  • 10. 선인장 (feat. 대팔)      
  • 11. Summer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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