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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s Best 80  28위

이정선 『30대』

by. 조일동 | 2012.04.13
조일동 | 2012.04.13

『30대』는 1980년대 이정선의 대표작이다. 어쿠스틱 기타를 튕기는 포크 가수에서 록으로까지 음악적 확장에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정선의 음악 세계를 조금만 꼼꼼히 살펴보면 1970년대에도 이미 그냥 포키는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도 이정선의 음악은 관조적이지만 어딘지 뜨거웠고, 서정적이지만 어두운 비범함(!)이 포착된다. 그래서 이 앨범의 음악적 변신/확장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이정선의 기타 연주는 치밀하게 계산된 라인 구성에 비해 스트로크나 벤딩 등 손버릇은 상당히 거칠다. 폭발시키는 방법이 달랐을 뿐 이정선은 기질적으로 록커의 그것을 품고 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앨범 안에는 널리 알려진 어쿠스틱 블루스 스타일의 「우연히」, 어반 블루스 풍의 「건널 수 없는 강」, 짜릿한 일렉트릭 기타 솔로를 풀어놓는 「바닷가에 선들」 등 블루스/록 성향의 곡이 포진해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이정선식 보사노바 「곁에 없어도 당신은」, 잘빠진 슬로우 록 「우울한 여인」, 딸에게 보내는 포크 소품 「은이」까지 다양한 음악적 표정이 엉켜있다.


이를 다잡는 것은 이정선 기타 교실의 기타가 아니라 목소리다. 투박하지만 진한 특유의 울림을 지닌 이정선의 목소리는 꽤 밝은 분위기의 「행복한 아침」과 「울지 않는 소녀」의 우울함 사이를 깁는 묘함이 있다. 이정선에게 30대는 인생의 어떤 방향이 정해져나가고 깊어지는 시기가 아니라, 이전까지의 사회화 과정에서 숨기고 눌러온 거친 본색을 툭 내지를 수 있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부럽고, 멋지다.

Track List
  • 01. 우연히 L이정선 C이정선 A이정선
  • 02. 외로운 밤에 노래를 L차순영 C이정선, 하덕규 A이정선
  • 03. 곁에 없어도 당신은 L이정선 C이정선 A이정선
  • 04. 우울한 여인 L이정선 C이정선 A이정선
  • 05. 행복한 아침 L이정선 C이정선 A이정선
  • 06. 울지않는 소녀 L이정선 C이정선 A이정선
  • 07. 그녀가 처음 울던 날 L이정선 C이정선 A이정선
  • 08. 건널 수 없는 강 L이정선 C이정선 A이정선
  • 09. 바닷가에 선들 L이정선 C이정선 A이정선
  • 10. 은이 L이정선 C이정선 A이정선
태그 | 80,Best,이정선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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