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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s Best 80  6위

신촌블루스 『2집』

by. 천경철 | 2012.04.27
천경철 | 2012.04.27

20년도 더 됐다. 기타를 열심히 쳤다. 아무개한테 빌려다 복사한 통론이며 교본이며 하는, 글자가 달려있는 인쇄물과 오선지 따위를 소주 안주로 불려나온 새우깡 부스러기 받침 삼아 꾸깃꾸깃 몸 구석구석에 지니고 살았다. 아무개들이 소주병을 앞에 놓고 블루스가 진짜라고 말했다.


잡지를 보면 프로 기타리스트들도 같은 소리를 했다. 그 시절 라디오에 나오는 신촌블루스의 음악이 블루스가 아니라고 사람들 앞에서 나는 간혹 떠들었다. ‘쓰리킹’(편집자註. B.B.King, Albert King, Freddie King)이며 John Mayall이며 정작 음악은 들어보지도 못한 Robert Johnson에 Leadbelly의 이름이 줄줄이 도열했다. 새우깡 받침을 놓고 블루노트니 마이너 펜타토닉이니 너절한 음악이론까지 주워 삼켰다.


스승님, 진리를 찾아 범속한 이곳을 떠나려고 합니다, 진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네 마음속에 있느니라. 아스콘이 깔린 도로 위로 봄비가 내린다. 꽃잎이 바람에 풀어져서 자동차 머리 위에는 빗방울 지나간 자리가 새하얗게 남는다. 블루스는 어디에 있습니까. 블루스는 피아노 흰 건반과 검은 건반 사이에 있다. 엄인호가 “신촌 블루스의 음악은 블루스가 아니라 가요”라면서 “신촌 블루스에는 블루스가 없다”는 한 평론가의 말을 가리켜 “(우리더러) 저게 무슨 블루스냐 그러면 짜증”스럽다고 말했다.(2003년 웹진 《웨이브》). 엄인호의 짜증이 봄날의 빗방울처럼 부서져 날아갔기를 바란다.

Track List
  • 01. 황혼 L김창완 C김창완
  • 02. 바람인가, 빗속에서 L엄인호 C엄인호
  • 03. 산 위에 올라 L이정선 C이정선
  • 04. 환상 L엄인호 C엄인호
  • 05. 아무 말도 없이 떠나요 L이정선 C이정선
  • 06. 골목길 L엄인호 C엄인호
  • 07. 또 하나의 내가 있다면 L김종진 C김종진
  • 08. 빗속에 서있는 여자 L이정선 C이정선
  • 09. 루씰 L한영애 C엄인호
태그 | 80,Best,신촌블루스,엄인호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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