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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ad Single 100  1위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

by. 심재겸, 열심히 | 2013.02.18
심재겸, 열심히 | 2013.02.18

발라드는 진부하다. 게다가 보수적이기까지 하다. 형식 뿐만 아니라 그 내용도 그렇다. 결국 사랑이라는 허위의식으로 자기연민에 빠져드는 중산층 체리들의 시적 자위에 불과할 뿐이다. 돈과 명예를 담보하는 스펙이 모든 것을 압도하고 테크닉과 심리전에 능한 픽업아티스트가 남성들의 영웅으로 공공연히 숭배받는 이런 ‘솔직한' 시대에 도대체 사랑이라는 것이 어디에 있다고? 누군가가 그랬듯이, 사랑은 게임이고 타이밍이며, 밀당이고 연출이다. 사랑은 진심이면 통한다는 말은 이미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 자신의 생에서 단 한번 누군가를 위해 이런 노래를 불러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노래는 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모든 냉소와 회의를 넘어서는 그 어딘가에서, 이 아름다운 사랑 노래가 가진 성찰을 다시금 마주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심재겸]



이 노래의 아름다움은 듣기엔 편하고 쉽지만, 따라하긴 어렵다. 한 번 들으면 쉬이 따라하게 되는 멜로디지만 그 아래의 리듬이나 코드 진행은 결코 단조롭지 않다. 과장된 형용사도 극적 설정도 없지만 이 노래의 가사 한 소절 한소절은 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애잔함을 참 폭넓게, 얄밉도록 효율적으로 묘사한다. 가창은 또 어떤가. 사실 이 노래는 1985년 "무려" 조용필이 먼저 불렀던 노래다. 그는 특유의 절창으로 가왕으로서의 본분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적지 않은 이들이 「사랑하기 때문에」를 가수 유재하의 노래로 기억한다. 아마도 이는, 이 노래의 티 없이 맑고 순수한 가사가 담담한 듯, 축축한 듯 단어 위를 걷는 유재하의 목소리와 더 어울렸기 때문 아닐까. 여기에 (당시로서는 신선했던 시도인, 지금도 많은 발라드들이 신세를 지고 있는) 풍성한 관현악 세션이 더해지며 조금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 이 노래의 감성은 실로 빡세게 완성되었다. 그렇게, 우아하고 서정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편안한 멜로디에 담은 이 노래는, 이후 발라드를 쓰고 부르는 모든 한국 뮤지션에게 업보 아닌 업보가 되었다. [열심히]

Track List
  • 09. 사랑하기 때문에 L유재하 C유재하 A유재하
태그 | 베스트,발라드,유재하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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