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est
80’s Best 80  63위

작은거인 『별리』

by. 심재겸 | 2012.03.16
심재겸 | 2012.03.16

‘한국음악’이란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한때 「별리」야 말로 가장 모범적인, 가장 한국적인 음악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시종일관 잔잔한 아르페지오 선율로 진행되는 「별리」는 한국 ‘소리'의 스타일과 정서를 차용하며 트로트와는 다른 감성과 맥이 닿아 있었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한국적'이라는 통념 자체에 회의를 느끼고, ‘전통'이 타자화되는 모습이 더 흥미롭지만, 작은 거인의 이 곡은 한국에 발을 딛고 있는 음악가들이 어떤 식으로 자신의 전통을 사유하고 또 어떻게 재발명하고자 고민하였는지를 잘 시사해준다.


이후 국악에 매진한 김수철의 행보를 두고 다소 불편한 시선들이 교차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별리」에서 보여준 그의 탁월한 감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청자는 없을 것이다. 「별리」가 지나간 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록의 향연이 펼쳐진다. 파워풀한 하드록인 「새야」부터 감각적인 베이스와 기타가 돋보이는 「어둠이 좋아」, 신들린 듯한 기타 연주와 리듬 파트가 인상적인 「어쩌면 좋아」, 마지막으로 능청스럽기 그지 없는「일곱색깔 무지개」까지 작은 거인은 1980년대 헤비메탈 씬과 캠퍼스 록 사운드와는 다른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다.


더욱이 주목해야 할 것은 2인조의 한계를 넘어설 정도로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그려내는 사운드 레코딩이다. 특히 「알면서도」같이 공간감을 잘 살려낸 드럼 레코딩이 앨범 전반의 퀄리티를 향상시키는데 크게 일조하였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연주의 참신함, 파격적이면서 정제된 곡쓰기,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레코딩까지, 좋은 록 음악의 필수 요소를 두루 갖춘 작은거인 2집은 1980년대 한국 록의 일면을 견고하게 주조해낸다.

Track List
  • 01. 별리 L김수철 C김수철  
  • 02. 새야 L김수철 C김수철  
  • 03. 행복 L김수철 C김수철  
  • 04. 어둠의 세계 (inst.)   C김수철  
  • 05. 어쩌면 좋아 L김수철 C김수철  
  • 06. 외로움 L김수철 C김수철  
  • 07. 알면서도 L김수철 C김수철  
  • 08. 일곱색깔 무지개 L김수철 C김수철  
태그 | 80,Best,작은거인,김수철 댓글 (0)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해 주세요
person_pic
submit 버튼
snsICON sns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