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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s Best 50  7위

할로우잰 (Hallow Jan) 『Rough Draft In Progress』

by. 조일동 | 2010.02.26
조일동 | 2010.02.26

포스트(post)라는 접두어는 하나의 시기, 형식, 사조의 다음을 뜻하는 접두어다. 즉, 포스트록(post-rock)은 록이라는 음악이 하나의 틀로 완결되었다는 가정이 성립될 때 사용 가능한 용어다. 그런데, 하나의 틀로 고정되는 음악이 세상에 있기나 하던가? 음악, 특히 록은 오히려 끝없이 열린 세계에 가깝다. 록이 만들어온 역사가 증명한다.


그래서 록이 뿜어내는 아우라는 한 곳에 정체되는 것에 대한 분노이고 저항의 기운이다. 가사로 드러나건 사운드로 표출되건, 록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을 틀에 찍듯 일률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몸서리가 얼마나 진실되고 절실하게 전달되는가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할로우잰의 음악은 절절하다.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비루하게 사라져버리는 자신에 대한 분노는 처연한 기타와 쥐어짜는 보컬의 울음을 통해 뜨거운 울림으로 폭발한다. 가슴이 울컥한다.


할로우잰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스크리모(screamo)나 포스트-록 따위의 용어는 중요치 않다. 이 음악이 2000년대 한국이라는 시공간을 살아가는 사람의 귀와 가슴을 전율로 움찔하게 한다는 게 핵심이다. 어쩌면 탐욕스러운 자본과 유연한(!) 노동환경에 위협 받는 우리에게 불멸의 희망을 외쳐대는 할로우잰은 이 시대와 세상의 정서로부터 가장 멀리 벗어나 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 음악은 포스트록이고, 동시에 가장 순수한 록이다. 과거가 있어 현재가 가능했음을 아는 이에게 현재는 미래를 위해 절박하다. Rachel's의 과거를 리메이크로 정규앨범에 박아두었다는 것은 이들의 절규가 거짓이 아니라는 증거다.

Track List
  • 01. Dvaita      
  • 02. Spotless      
  • 03. Nachthexen      
  • 04. Tragic Flaw (feat. 요한(피아))      
  • 05. Invisible Shadow      
  • 06. Empty      
  • 07. Out Of Existence (feat. 체인소우(바세린))      
  • 08. Water From The Same Source      
  • 09. Agnosticism (feat. 더블액스(바세린))      
  • 10. Blaze The Trail (feat. 20)      
태그 | 00,Best,할로우잰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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