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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취향Y Best 100  10위

노브레인 (No Brain) 『청년폭도맹진가』

by. 전자인형 | 2007.03.16
전자인형 | 2007.03.16

1990년대 중반, 홍대 부근은 한참 술렁거리고 있었다. 문화에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면 손에 만져질 듯 생생한 물결이었다. 유속이 빠르고 힘차게 굽이를 치는 물결, 거기에 가만히 손을 넣고 있으면 따뜻하게 살랑거려 온 감각을 일깨웠다. 소위 ‘인디 음악’, ‘클럽 문화’가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진앙지가 정확히 어디였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많은 젊음들이 그 정서를 공유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권위주의 시대를 끝내고 소비시대로 이행하던 시기, 가장 예민한 감각을 가진 청년들은 새로운 표현과 솔직한 이야기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펑크라는 장르는 억압된 뚝을 허무는 가장 직설적인 도구였다. 그리고 노브레인은 그 정중앙에 위치했다.


성대가 찢어지도록 외쳐대는 괴성, 한없이 파괴적인 리듬의 연타, 단순하고 명료한 멜로디……. 마침 같은 시기 영미 록음악계에도 펑크가 재림해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그리고 어느 정도 그 흐름을 받아들인 현상이었지만), 노브레인과 그의 동지들이 이뤄놓았던 ‘조선펑크’라는 브랜드는 독특한 아우라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였다. 정치적 지향에서 자유로운 (그러나 기댈 이데올로기를 상실한) 세대, 무섭게 밀려드는 신자유주의 경쟁사회로 내던져진 세대, 쇼윈도우의 욕망이 체념과 좌절로 번역되기 시작한 세대……. 모던록이 그들의 불안한 내면 풍경이었다면 펑크는 그것보다 더 불안한 외적 발현이었다.


노브레인의 정규 1집 『청년폭도맹진가』는 새로운 세대의 불안을 고스란히 기록해 놓고 있다. 그들이 예찬하는 청춘은 「성난 젊음」이고, ‘시계 불알처럼 정처 없이 왔다갔다’하는 일상의 환멸 때문에 「제발 나를」‘사정없이 난자해’ 달라고 보챈다. 그러므로 이 펑크 키드들은 세상과 난투전을 벌여야 했다. 그들에게 난투전은 곧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 위한 슬픈 싸움이었다.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음악적인 부분이다. 펑크는 연주보다 태도가 우선시 되는 음악으로 생각되는 면이 있는데 이 앨범은 그렇지 않다. 특히 블루스의 튼튼한 기초 위에 세워진 리듬 기타의 도발은 태도뿐만 아니라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명반으로 치켜세우게 된다.

Track List
  • 01. 날이 저문다      
  • 02. 애국가      
  • 03. 청년폭도 맹진가      
  • 04. 티브이파티      
  • 05. 호로자식들      
  • 06. 십대정치      
  • 07. Viva 대한민국      
  • 08. 잡놈패거리      
  • 09. 98년 서울      
  • 10. 정열의 펑크라이더      
  • 11. 성난 젊음      
  • 12. 제발 나를      
  • 13. 생기없는 모습      
  • 14. 너 자신을 알라      
  • 15. 이 땅 어디엔들      
  • 16. 바다사나이      
  • 17. 청춘은 불꽃이어라      
  • 18. 전자펑크 리믹스 메들리      
태그 | Best100,노브레인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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