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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취향Y》 선정 2019년의 신인 아티스트 “애리” : #2. Airy's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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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Sprinkle My Words
 

“그래서, Radiohead랑 Blonde Redhead 가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 아까 가사를 보면서 언어가 남다르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꼭 여쭤보고 싶은게 있었어요. 혹시 전공이 어떻게 되시나요? 문학 계열 전공?

 

: 사회과학전공이에요. 정확히 말하면 자유전공을 선택했는데 알고 보니깐 저 입학 때부터 사회과학대 내에 자유전공으로 바뀌었더라고요. 몰랐어요. 어쨌든 저는 대학욕심이 별로 없었고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도 별로 없었어요. 사실 있어도 워낙 억압되어 있어서 내가 진짜 뭘하고 싶은지 스스로나 주변 사람들에게 제대로 말도 못했어요. 그런데 막상 대학 입학하고 사회과학이라는 범주의 여러가지를 배워보니깐 재미있고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제 자신과 사회에 대해서 알아가는 게 재밌었어요. 그런 와중에 학교에선 이중전공이 필수였어요. 부전공이 아니라. 그걸 하지 않으면 부전공을 해야하고, 부전공을 하지 않으면 심화전공으로 본 전공 이수 학점이 대폭 늘어났거든요. 문학을 하고 싶었는데, 국문학과가 없었어요. 한국어교육과만 있고... 그래서 영문학과를 이중전공으로 선택했었어요.

 

: 그래서 정말 궁금했던 것에, 가사나 이런 측면이 되게 문학적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특히 언어 어휘를 함축적으로 쓰기 좋아하시니깐, 시나 이런 문학을 좋아하시나 궁금했어요.

 

: 「없어지는 길」 가사는 정말 시 같아. 교과서에 실릴 것 같은 그렇게 생긴 가사야.

 

: 어 그래? (웃음)

 

: 운율 딱 맞춰가지고.

 

: 그럼 혹시 가사 말고 따로 뭐 글을 쓰고 계시거나 한 거는 있으신가요?

 

: 그냥 SNS에 쓰는 거 있고... 「어젯밤」이 제가 시 쓰고 문학회 문집에 실었던 글을 가사화시킨 거긴 해요. 제가 좋아했던 음악을 보면, 그런 함축적인 가사도 있지만 그냥 말하는 투도 많고요. 사실 내지 않은 곡 중에서도 예전에 혼자 공연했던 곡 중에는 그냥 말하는 곡도 있어요. 하지만 그게 발전되지 않아서 이번에 안 넣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CD 내지를 받아서 가사를 쭉 봤을 때 ‘헉! 왜 이렇게 가사가 다 옛스럽지?’ 라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 맞아. 옛스러워.

 

: 그걸로 약간 충격도 받고...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이게 다가 아닌데 이런 생각.

 

: 지금까지 해왔던 그것들과는 다른 결과물이라.

 

: 앞으로 다른 모습들도 빨리 보여주고 싶고.

 

: 그런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앨범의 통일성은 부각이 된 것 같아요. 물론 ‘이런 뮤지션이구나.’ 하는 편견은 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완성도는 더 높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 네. 아무튼 그래서 Radiohead랑 Blonde Redhead를 좋아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함축적이고 시적인 가사가 많아서.
 


Blonde Redhead 「Golden Light」 (2018)



See The 『Seeds』 
 

“남이 뭐라고 하든, 마음에 들고 좋아서”

 

: 앨범 재킷에 관한 질문도 빼 놓을수 없을 것 같아요. 일단 제일 관심 가는 것은 헤드 커버의 애리님 사진에서 눈을 가린 부분인데요.

 

: 눈을 가린 건 제 아이디어는 아니었어요. 제가 음악 공연도 하기 전부터 알고 있던 분이 디자인 해주셨어요. 미어캣이라고요. 이 분은 제가 《채널 1969》에서 처음 공연하게 됐을 때 비용을 드리고 포스터를 부탁드린 분이거든요. 포스터를 부탁했더니 사진과 음악을 보내달라고 해서 보내드렸어요. 그 때 포스터에 들어간 그림이 제가 보낸 제 사진을 그림으로 딴 거에요. 통기타를 가지고 다리를 꼬고 노래하는 포즈. 그 얼굴 위에 빨간색으로 눈을 이렇게 낙서하듯 색칠해 놨더라고요. 미어캣이 “음악을 듣고 이렇게 해봤는데 어때? 뭐 더 할까?” 이랬는데 이거 자체로 너무 좋아서 그대로 포스터에 썼어요. 눈코입이 있는 버전도 있었는데 그것보다 낙서하듯 눈을 가린 버전이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주변에 보여줬을 때 친구들이 무섭다면서 '피'를 많이 떠올리더라구요. 빨간색이면 피랑 자주 연관짓나봐요. 근데 저는 피가 아니라 빨간색 펜으로 찍찍 그어넣은 것처럼 보였어요. 내 자신이든 남이든 너무 싫어서 막 긁어버리는 그 마음 같거든요? 실제로 가까운 사람이 저도 알았던 다른 사람의 얼굴 사진을 칼로 긁어놓은 걸 보고 충격받은 적이 있어요. 전 한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어서도 그랬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걱정스럽기도 하면서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이번 앨범 낼 때, 처음엔 제가 원하는 걸 디자이너가 듣고 시도해봤어요. 그런데 그게 너무 아닌 거예요. 그래서 그럼 일단 미어캣이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했어요. 커버를 몇장 보내왔는데 마음에 들었어요. 대강은 비슷하고 배경색이 다르거나 눈을 가리거나 안경을 씌운 점이 달랐어요. 아, 제가 전부터 마음에 들어했던 아이디어였던 건 3D 안경을 쓰고 있는 거였는데, 여러 커버 버전 중에 3D 안경을 쓰고 있는 것도 있어요. 그런데 그 여러 버전 커버가 다 너무 맘에 드는 거에요. 또 확신이 없고... 못 고르겠어서 그 분이 고른 걸로 했어요. 

 

: 그래서 눈을 가린 의미가 있어?

 

: 의미를 부여하자면 《채널1969》 처음 포스터로 돌아가는 그런 의미? 제 음악을 듣고 나온 표현인데 그게 마음에 와 닿았던 그 느낌?

 

: 퇴폐미?

 

: 그러니깐 되게 싫은 마음. 미운 마음이지. 그게 나든 남이든. 근데 그런 마음은 누구에게나 다 있고, 《채널1969》 처음 공연할 때 포스터 의뢰하고 눈을 낙서하듯 가린 모습을 봤을 때, 저는 그런 마음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 이거 계속 콘셉트로 가져가. 눈 가리는 것. 계속 바꿔가면서 쓰면 되겠다. 키라라의 별처럼. 또 Calvin Harris처럼.
 


(이런 느낌입니다)

 

: 그거 좋다! 어, 땡큐. 좋은 아이디어! 진짜 재밌겠다. 아, 앨범 전체 디자인의 초반 아이디어는 제가 원하는 것과 너무 달랐어요. 앨범 제작 초반이나 그전부터 미어캣은 회색 이미지를 많이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계속 어필했어요. 알록달록한 것이 좋겠다고. 그 부분은 제가 생각하는 저나 제 음악과 달랐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쿠스틱 기타 들고 혼자 노래부를 때부터 저를 봐온 미어캣한테는 저나 제 음악이 그렇게 느껴졌나 싶네요. 제 안에는 온갖 색깔이 뛰어다니는데. 이것도 인터뷰 초반에 말한 것처럼 어쿠스틱 기타와 목소리만으론 많은 사람들에게 제 모습을 충분히 구현해내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과 이어지는 것 같아요. 아무튼 처음부터 제가 원하는 색채를 말하긴 했지만 계속 이걸 원한다고 말하고 나서 설득이 된 것 같아요. 언니는 모노톤이나 어둡고 색감이 옅은 게 어울릴 것 같다고 했는데, 저는 아니라고 관철시키고. (속지를 가리키며) 이건 그 언니랑 같이 프로필 작업 할 때 찍은 제 뒷모습이구요.

: 아, 이 실루엣이요?

 

: 네. 이거 와우산에서 찍은 거예요. 이 도룡뇽도 제가 찍고 싶어서 이거 찍으라고...

 

: 이 도룡뇽은 찾은 거예요?

 

: 아 이거 장난감이에요. 버려진 장난감이고 원래는 주황색이었어요. 그런데 미어캣은 처음에는 도룡뇽도 어두운 느낌으로 표현하길 원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것도 제가 이상한데 귀엽고 예쁜 느낌이었으면 한다고 하고. 이거 말고도 버려져 있는 쓰레기가 진짜 많았어요. 균일하지 않게 찢긴 스티로폼, 투명 비닐이 구겨져 있는 모습, 검정색 격자무늬 플라스틱 무언가, 인위적으로 잘려서 버려진 듯한 아주 긴 잎들, 농구공 모양 장난감... 잘린 나무 밑동 그런 것들 발견했을 계속 '어! 이것도 찍자' 계속 이랬어요. 일단 찍고 나중에 이게 골라지고 버무려진거죠. 맘에 들었어요.

 

: 자신의 생각을 결국에 관철 시킨 것도 그렇고, 노래하고 싶은걸 관철해서 다 앨범에 넣고. 은근히 강단 있으시네요. 그래서 성공적으로 나왔고요.

 

: 그런 것 같아요.

 

: 그러니까 그냥 애리가 좋아서 넣은 거에요.

 

: 거기 있어서 좋았어. 그런데 이게 '고고학' 이런 느낌도 있잖아요.

 

: 왜 버려졌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그 순간순간의 느낌이 마침 맞아 떨어진 자켓 내용이네요.

 

: 네 맞아요. 그리고 너무 귀엽게 생겼었거든요. 주황색 그 모습이. (웃음)

 

  

Misreading (誤讀) 
 

“신경을 안 쓰고, 조금 타협하는 거 같아요.”

 

: 옆에 계신 키라라님 얘기긴 한데, 온스테이지 정말 감명 깊게 봤습니다. 그것 반응 엄청 좋았잖아요. 조회 수도 어마어마하고.

 

: 제 인생을 바꿨죠. 온스테이지가 (웃음)

 

 


키라라 「ct16041 + ct16031」 from 《Naver On Stage 334》 (2017)
 

: 뭐 그거야 언젠간 바뀔 거였는데 계기가 있는 것뿐이죠. 너무 아름다웠어요.

 

: 저 자랑할거 있어요!

 

: 네, 자랑해 주세요.

 

: 키라라랑 친해지기 전에, 키라라 글을 봤거든? 예전에 한번 말했었어. 내가 자랑스러워서.

 

: 뭐?

 

: 키라라가 공연을 했는데 ‘애리라는 분이 내 음악이 슬프다 그랬다. 그렇게 반응한 사람이 처음이라서 너무 좋았다’ 이렇게 글을 썼더라고요. 그래서 나 되게 뿌듯했다! (해맑게 웃으며)

 

: 그게 테이크아웃드로잉 때였나? 아무튼 전 스스로 슬픈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만드는데, 사람들에게 다르게 닿나 봐요. 그래서 이번 8월에 「Sarah」 음반 내면서 제 음악이 슬픈 음악이라고 그나마 대중들에게 좀 설득을 한 것 같고. 그렇지 그 전에는 사람들이 그냥 그걸 어떻게 알아. 그리고 그놈의 DJ. 왜 이렇게 나를 DJ라고 하는지.

 

: 어 다행이다. DJ라고 언급한 부분은 없다(웃음)

 

: 사람들이 제 음악을 즐거운 음악으로, 페스티브(Festive)한 음악으로 많이 이야기를 해가지고. 옛날에는 좀 억울함이 있었어요.

 

: 라이브를 봤는데, 일단 몸짓을 본능적으로 음악에 맞게 잘하고. 그 몸짓에 반하는 거 같아요. 몸짓이 음악 자체와 하나가 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근데 그 느낌이 신나는 동시에 되게 슬프게 느껴졌어요. 그러면서도 좋고 너무 멋있고.

 

: 그걸 캐치를 하시는 것도 신기하네.

 

: 뿌듯하다!

 

: 아직 뭘 하기도 전인데, 그 공연 초창기에 누군가가 내 음악이 슬프다고 한 게 처음이어서. ‘아 이게 드디어 전달에 성공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잘 알려지기 전에는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가도, 인지도가 생기면 스피커가 여럿이 생기니깐 나중에는 좀 통하는 것이 있죠.

 

: 애리님한테도 좀 여쭤볼게요. 같은 맥락인데요. 억울함. 그러니깐 오독(誤讀)에 대한 억울함. 자기 음악에 대해서 그런 게 좀 있을까요?

 

: 사실 지금까지, 제 음악을 들은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예전에 문학회에서는 그런 적이 있네요. 밴드부는 있는 걸 커버하는 곳이었다면 문학회는 정말 창작을 하는 곳이었어요. 저는 많은 욕심 없이, 읽고 그냥 감탄하는 정도였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비평할 동안, 저는 다른 사람들의 글에서 좋은 부분이 더 많이 느껴지기도 하고. 저는 제 작품을 들고가기보단 주로 다른 사람들 작품을 읽고 재미있어 하고 그랬어요. 그리고, 제가 쓴 글을 사람들이 읽었을 때 오독이 있어도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 어떤 의미일까요?

 

: 그러니까, 너무 웃겼어요. 안 좋게 얘기하는 것도. 예를 들어서 ‘이 글 안에서 애리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졌고, 따뜻하고 본능적으로 써내려가는데 이미지가 그려지고 좋지만 너무 조악하고’ 어떤 글은 ‘원나잇 하고 남자들한테 하는 말인데’ 이러는데, 그런게 웃기고.

 

: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나와 내 글을 어떻게 보는지 느껴져서 너무 웃겼어요. 그 사람의 사고방식은 그렇구나, 정도로 상처받지 않고 재미있어 했던 것 같아요. 함께 문학회 활동했고 제가 좋아하는 언니는 '네가 글에 욕심이나 인정욕구가 덜해서 그렇다. 나는 내 글에 대해서든 나에 대해서든 여기에서 나오는 안 좋은 말에 상처받는다'라고 했거든요. 그럴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밴드부에서는 인정받고 싶어했던 건지 잘 모르겠지만, 똑같은 일을 겪었으면 상처받았을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제 음악은 사실 그 정도로 오독을, 저에게 크게 들릴 정도로 반응을 들은 적이 없어요. 제 음악에 대한 반응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았어서. 저에 대한 오독은 많았지만, 지금까지 (웃음) 그냥 단순하게 “쟤 전공 안해서 음악 모르잖아” 이런 얘기는 건너 들어봤어도. 아직 그런 쪽은 경험이 많이 없는 거 같아요.

 

: 아까 그런 얘기도 있었잖아요. 그런 (무서운) 음악 하지 말라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 그런 것도 오독에 들어가지 않을까요?

 

: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사실 좀... 그런 반응엔 신경을 많이 안 쓰고 어느 정도 타협하기도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뺀 것도 있긴 하거든요. 넣을까 말까 고민한 부분은 빼고, 이 부분은 내가 ‘진짜 원한다.’ 이러면 좀 강하게 어필하고. 많은 과정에서 그렇게 하느라 앨범이 좀 오래 걸린 것 같긴 하네요. 아 그리고 포크! 그 부분!

 

: 포크라는 것이 오독일수도.

 

: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만은 생각 안 하는데, 처음에는 (오독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때는 좀 놀라긴 했지만, 그리고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싫었던 것도 아니고. 또 그것이 나의 모습 중 일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 어떻게 보면 하고 싶은 과정을 찾아가는 것이었으니까요.

 

: 네네,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 나도 그렇지. EDM 얘기

 

일동 : EDM?

 

: 사람들이 EDM이라 그래? (폭소)

 

: 어, EDM이라고. 디씨인사이드에서는 누가 국뎀이라고 써놨더라고요. 한국 EDM이라고. 그래서 나랑 이디오테잎, 글렌체크가 국뎀이더라고.

 

: 그냥 대표적인 뮤지션들 그냥 갖다 붙인 거네. 코리안 EDM이 아니고.

 

: 그 마음이 어때? 이상하긴 한데 나쁘진 않아?

 

: 그런데 EDM이라는 말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말이어서. 너무 가볍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

 

: 그런데 KDM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해당하는 뮤지션은 따로 있잖아. 언급한 셋도 같이 묶일 뮤지션들도 아니고.

 

: 사실 이런 것이 만연해 있잖아요. 조금 민감할 수도 있지만, 특히 홍대에서 여성뮤지션이 혼자 활동을 한다고 하면 그런 오독이 많이 생기거든요. 그러니깐 오독이라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좀 불쾌한 부분들.

 

: 어, 너무 많았어요. 굉장히 많이.

 

: 대중들에게도?

 

: 대중은 많지 않았어서 가끔... 아니 뭐 사람들도 관계자나 창작자들이면서 대중이니까. 음... 저에 대한 오독은 많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웃겼는데, 나중에는 그게 쌓여서 또 엄청 힘들게 다가오고. 그런 것이 앞으로도 계속 있겠죠?

 

: 이건 키라라님도 그런 편견을 뚫고 여기까지 이끌어 오신 분이잖아요.

 

: 그런데 저 같은 경우에는 인터뷰 많이 하고, 사람들한테 많이 이야기해서 설득이 어느 정도 다 된 것 같아요. 이번 앨범 기점으로 그런 설득이 좀 완료가 된 것 같고. 이제는 평론이 나오거나 여러 글이 나와도, ‘키라라는 키라라만의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라는 전제를 깔고 다 글을 쓰시더라고요 이제는.

 

: 그건 좋은 부분이죠?

 

: 저는 좀 그렇게 좋게 된 것 같아요.

 

: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 그러니깐 나보고 EDM이라고 하는 사람이 이제는 없어졌어요.

 

: 저는 좀 그런 게 있어요. 밴드를 원했기 때문에 밴드를 해봤는데, 다른 음악을 할 수도 있잖아요. 전자음악이나 트립합. 제가 그런 느낌을 많이 좋아하기도 하고요. 앞으로 밴드 베이스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런 모든 것들이 제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

 

: 그런데 또 그런 식으로 밴드 안하다 보면 또 변했다는 얘기가 나와요.

 

: 맞아요! 그럴 것 같아요.

 

: 키라라님도 인터뷰 많이 해서 풀렸다고 하는데, 좀 슬픈 것은, 사람들이 음악으로 이해한 건 아니고 텍스트로 이해를 하다 보니깐 그 부분은 조금 안타깝긴 하거든요.

 

: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당연히 레퍼런스나 그런 것을 통해서 이해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니까.

 

: 그런데 글이든 음악이든 아무튼 계속 밀어붙이니까 되긴 하더라.

 

: 아 그리고, 저는 살짝 궁금했던 것이, Radiohead 좋아하신다고 하니깐 여쭤볼게요. 얘기하셨던 Portishead나 Blonde Redhead는 그 범주가 좀 한정되어 있는데, Radiohead는 스펙트럼이 훨씬 넓거든요? 그래서 그중에서도 혹시 더 좋아하시는 앨범이나 방향성이 있다고 하면?

 

: 사실 방향성은 잘 모르겠고요. 그냥 제일 좋아하는 앨범은... 『In Rainbow』 (2007)랑 『Ok, Computer』(1997)인데... 『Ok, Computer』에서 「Climbing up the wall」이라는 곡과 「Paranoid Android」 제일 좋아해요.

 


애리 「어젯밤」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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