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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이름은 카니발이 아니에요. 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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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영화 《조커》(2019)는 지나치게 방만한 해석과 많은 논란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의미가 공중분해 된 듯 하다. 그래도, 심장을 쥐어 뜯는 단 한 장면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영화에 대해 무언가 한마디 하게 만드는 부분이자, 소소한 슬픔의 언저리에 있는 우울감을 불러오는 정서 때문에 쉽사리 놓지 못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총기사건으로 해고당한, 그래서 남은 짐을 정리하러 온 조커가 총에 대한 이야기로 동료들과 옥신각신하다가 "Don't forget to smile"을 "Don't smile"로 바꾸고 밖으로 빠져나가는 와중에 흐르던 노래인 Jackson C. Frank 의 「My name is canival」 이 바로 그 곡이다. 사실 영화 《조커》는 이 장면에서 흐르는 노래만으로도 사랑하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곡은 상황과 이미지에 들어맞는 노래가 아니라, 현재의 시간을 설명하는 BGM처럼 쓰이면서 묘한 아름다움을 끌어낸다. 현실을 쳐다볼 힘이 없는 사람이 내뱉는 고백에 가까운지라 아서라는 인간에 좀더 집중하게 되는 곡이기도 하다. 어떻게 이 노래를 쓸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Jackson C. Frank 는 자신의 이름을 딴 앨범 『Jackson C. Frank』(1965) 만을 남기고 1999년 폐렴으로 사망하기까지 홈리스로 셍활했다고 전해진다. 우울증과 정신분열의 이중주를 잃고 있었지만, 그의 음악 안에서 이 질병들은 과도한 멜랑콜리아로 소비되었다. 당연하고도 구태의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삶의 과정과 더불어 단 한 장에 압축된 심도깊은 음악이라면 다른 포크 뮤지션 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동시대 음악인들은 그의 삶을 동경하진 않지만, 삶에 대한 무게감과 아픔에 대한 동질감을 느끼고 싶어한 듯 하다. 하지만, 아픔을 느낀다고 그 사람이 되지 않듯이 알려지지 않은 동시대 음악인의 숨겨진 명곡을 커버 하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다.
 
혹자들은 명확한 선과 악의 구도 안에서 본질을 인정하고 깨뜨린 원작을 왜 싸이코 드라마처럼 부풀려 놓았는지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인간의 입장에서 들여다 본 세상과 그 인간의 위치를 스스로 각인시키는 것 만큼 현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없어 보인다. 일반적인 사람의 시점에서도 이해할 수 있는 우울감을 제어하지 못하는 장면임에도, 비슷한 증상에 시달렸던 뮤지션의 음악이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것의 의미는 이런게 아닐까. '나도 너와 같다'는 선언이 아니라, '혹시 모르지만 나도 그럴지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고백처럼 들리게 하는 것. 많은 논란을 뒤로하고 이 영화를 선택해야 한다면, 아마도 이 곡 때문일거라고 강하게 이야기 하고 싶다. 그 순간 자체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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