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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음악취향Y의 선택》 필진별 결산 #4-7 : 국내 음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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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필자註] 함께 하는 결산이 중요하기에 개인 결산은 늘 뒷전으로 미뤄지기 마련입니다. 늦어지다 보면 어느새 이듬해 햇살이 뜨거워지는 시기에까지 이릅니다. 그럼에도 이 작업을 포기할 수 없는 까닭은, 기록되지 않는 것은 기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년 반복하여 밝히는 것처럼 눈치와 전략 없는 가장 솔직한 취향의 기록을 여기 남깁니다. 올해는 다섯 가지 장르별로(팝/포크, 록/모던록, 힙합/알앤비, 재즈, 국악/크로스오버) 앨범 12장씩을 순위 없이 선택했고, 종합 부문과 별도 리스트에 포함시키지 않은 아이돌 싱글 분야는 각기 20장과 20곡을 코멘트와 함께 남겼습니다.

※ 국내 음반 종합 부문 순서는 20위부터 1위까지 순위 역순입니다. 코멘트의 문체와 분량이 조금씩 다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조민기 vol.1 『Invisible』 (2019.10)
에이엠레이블 | 사운드퍼블리카

재즈를 자유로운 즉흥과 끈덕진 앙상블로 정의할 때, 단연코 올해의 재즈 앨범 중 하나.


애니멀다이버스 (Animal Divers) vol.1 『Monsoon』 (2019.10)
자체제작 | 미러볼뮤직

전통과 미래의 ‘사이’가 아닌 ‘중첩’. 디저리두의 존재감만으로도 과정과 결과 양측 모두를 만족시키는 신선한 구상.


담예 vol.1 『Life's A Loop』 (2019.01)
인플래닛 | 인플래닛

반복되는 일상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 무수히 양산되는 괜찮은 앨범의 홍수 속에서 철학을 획득하는 방법.


카코포니 (Cacophony) vol.2 『夢 : Dream』 (2019.11)
자체제작 | 엔에이치엔벅스

극도로 예민한 아티스트의 뜨거운 인생 학습기. 한 개인의 비극 및 이를 통해 획득한 단일한 주제 의식을 앨범 단위로 관통함으로써 1년 전의 충격적인 데뷔작보다 더욱 다채롭고 업그레이드 된 면모를 보였다.


오왼 (Owen) vol.3 『Smile』 (2019.11)
메킷레인 | 엔에이치엔벅스

붐뱁 프로덕션에서 강점을 보이는 오왼의 직선적인 매력은 그간 다소 작위적인 기믹 요소가 있었던 지난 앨범에서 산만한 결과로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바도즈'라는 이름의 사춘기적 정체성을 버리고 더욱 단순한 의지와 뚝심으로 밀어붙인 본작에서는 하드웨어에 기반을 둔 그의 매력이 붐뱁과 트랩을 가리지 않고 더욱 극대화 되었다.


문앤바운서즈 (Moon & Bouncers) vol.1 『The Album』 (2019.08)
자체제작 | 지니뮤직 & 스톤뮤직 Ent.

최소한의 낯익은 장치들과 난해하지 않은 방법론으로 최대의 그루브와 최초의 구상을 완성하는 최적의 재능.


천용성 vol.1 『김일성이 죽던 해』 (2019.06)
자체제작 | 포크라노스

소설처럼 구체적인 서사와 일기 같은 솔직한 자조, 투박하고 담백한 포크의 서정과 따뜻하고 풍성한 팝의 뉘앙스가 다채롭게 버무려진 올해의 가요 앨범.


팀쿠시키아 (Team Kusikia) vol.1 『Several Possibilities』 (2019.02)
자체제작 | 비스킷사운드

‘긴장’과 ‘불안’은 다른 단어다. 매 트랙, 순간마다 제시하는 다른 주제와 정서,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자유로운 즉흥 연주로 흥미로운 긴장감을 쉼 없이 유발하면서도, 절대 그만의 어두운 동굴로 들어가지 않는 연주로 근력을 유지한다.


천미지 vol.1 『Mother And Lover』 (2019.06)
자체제작 | 포크라노스

우리말은 뜨거운 것을 때때로 “시원하다”고 말한다. 사랑과 증오는 거울상처럼 서로 등을 맞대고 있다. 날것의 감정은 많은 경우에 심오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다. 천미지가 들려주는 여리고 서늘한 보컬과 뜨겁고 터프한 연주, 어쿠스틱과 일렉트릭을 오가는 사운드, 캐치한 멜로디 감각과 절절한 가사들은 과거 우리가 열광했던 록 스타들이 품었던 양가적 매력의 요체를 그만의 낭만과 매력으로 재현하고 있다.


에이틴에이프릴 (Eighteen April) vol.1 『Voices』 (2019.10)
왓치아웃!레코즈 | 미러볼뮤직

묵직한 파괴력과 능수능란한 완급 조절, 밀도 높은 사운드와 이의 다채로운 구성으로 올해 가장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 앨범 첫손에 꼽고 싶다.


최성호특이점 vol.4 『주기율표 : The Periodic Table』 (2019.07)
스튜디오877 | 미러볼뮤직

예측 불가능한 추상과 능청스러운 서사가 교차하던 최성호 특이점 특유의 즉흥 음악에 더 구체적인 텍스트와 뜻밖의 유머까지 더해진 앨범이다. 내레이션의 배경이 되거나 여백을 채우는 즉흥 연주는 여지없이 번뜩이고, 따뜻한 감성과 논리적인 설득력도 함께 갖추고 있다.


신노이 (Sinoy) vol.1 『The New Path』 (2019.10)
엔플러그 | 미러볼뮤직

소리와 베이스, 일렉트로닉 앰비언트 사운드와 가야금 피쳐링이라는 조합의 신선함보다 전통의 여백미를 활용한 유기적인 '판' 만들기에 주력한 보수적인 미학이 보다 반짝이는 빛을 발하는 작품.


나윤선 vol.10 『Immersion』 (2019.04)
허브뮤직 | 인터파크

으레 건네는 관용어구로서가 아닌, 10집에서도 여전히 빼곡한 나윤선의 변화와 도전 정신을 읽을 수 있는 앨범이다. 전체적으로 팝에 확연히 가까워진 본작은 자작곡을 포함해 창법과 작법, 레퍼토리 모두 스펙트럼을 넓히며 다른 어떤 보컬 앨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폭과 너비의 감상을 제공한다.


텐거 (Tengger) vol.5 『Spiritual 2』 (2019.06)
자체제작 | 비욘드비욘드이즈비욘드레코즈

텐거의 음악은 작업을 거듭할수록 단순한 ‘감상’을 넘어선 ‘체험’이라는 의미에 더욱 가까워진다. 이들의 여전히 느린 빌드업에 유난히 잘 어우러지는 반복적이고도 숭고한 비언어적 기도들이 화사한 빛처럼 쏟아진다.


강권순 EP 『地籟 : 땅의 소리』 (2019.11)
음악역1979 | 미러볼뮤직

적잖은 도전적 시도에도 막상 대중음악과의 접점이 적었던 절제와 유연의 대명사 정가를 통속과 즉흥의 대명사 재즈와 결합한 대담한 조합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앨범이다. 태생적으로 정가에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함께 맞부딪는 반주의 시너지도 충분하다. 민요나 판소리 등 이미 많은 바리에이션을 낳은 국악 크로스오버의 또 다른 지평.


서정민 vol.2 『Home』 (2019.07)
악당이반 | 미러볼뮤직

구태여 전통이나 실험을 의식하지 않고도, 의도한 구체적 주제 및 정서를 토대로 악기의 한계를 자유분방하게 탐구함으로써 올해 가장 유의미한 영토 확장을 이룩한 앨범 중 하나.


김오키 vol.9 『스피릿선발대』 (2019.07)
봉식통신판매 | 포크라노스

깊어진 고뇌와 선명해진 메시지가 날것을 내비치는 김오키 특유의 파격과 실험을 넘어선 강력한 힘을 선보인다.


잠비나이 (Jambinai) vol.3 『온다 : Onda』 (2019.06)
더텔테일하트 | 포크라노스

현 시점 국악기를 사용하는 그 어떤 그룹보다도 글로벌한 감각을, 글로벌 밴드로서 그 어떤 그룹보다도 신선한 고유의 사운드를 뽐내는 이들의 진한 인장은 3장의 정규 앨범을 거치며 분명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본작은 어느 때보다도 유연하고 서사적이다. 물론 힘과 파격을 잃지도 않았다. 진화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


블랙스트링 (Black String) vol.2 『Karma』 (2019.10)
ACT | 씨엔엘뮤직

전위나 결의, 전통음악 기반의 크로스오버라는 인식적 틀에서 벗어나 세계와 보편을 무대로 한결 유연한 구상과 여유를 장착했다. 연주의 몰입감과 집중력은 여전하면서도 듣기에 흥미로운 창의적 기지의 순간들은 더 많이 배치한, 현 시점 가장 자유로운 앨범.


노선택과소울소스 vol.2 『Meet 김율희:Version』 (2019.03)
동양표준음악사 | 소니뮤직

어쩌면 단순한 기획의 승리라고 말해도 될 만치 판소리와 레게, 사이키델릭의 조합은 제3의 화합물로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연주와 정서적 측면, 신선함 등 두 장르의 묘미가 고스란히 살아날 뿐만 아니라 강화되기까지 한다. 아이리시 음악을 기반에 둔 에스닉 사운드로 판소리를 떠받혔던 두번째달의 『판소리 춘향가』 프로젝트 이후와 그 이상을 바라보게 하는 높은 성취의 판소리 크로스오버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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