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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미지 #1. 활동 시작부터 1집 발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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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천미지의 데뷔 앨범 『Mother And Lover』(2019)가 더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 레인보우99와 함께 한 『Alphaville』(2017)로 인해 그가 제때 신인으로서 부각되지 못한 것도 마찬가지. 당시 리뷰로 힘을 보태지 못했기에 올해 초 디지털 EP 발매 즈음 진행한 인터뷰로 미련을 달랬다. 길지 않은 시간을 비교적 덤덤한 문체로 담아냈지만, 그가 음악 속에 얼마나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내려 하는지, 이를 통해 다른 이들과 얼마나 절실하게 소통하고 싶어 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여성의 몸에 대한 사유를 담은 EP 『몸』 직후 세상에 공개된 사건을 생각하면, 시대정신을 읽고 실천하는 그의 기민함과 용기에도 더욱더 큰 응원을 보태고 싶다.


○ 인터뷰이 : 천미지
○ 인터뷰어 : 정병욱 (음악취향Y)
○ 일시/장소 : 2020년 2월 21일, 합정 모카페
○ 사진 : 천미지
○ 녹취 : 정병욱 (음악취향Y)



“당시 저는 음악을 저의 불안정한 상태나 그런 찰나의 순간을
잘 캐치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병욱(이하 '정') : 활동을 시작한지 꽤 오래 된 걸로 아는데, 데뷔 앨범을 내놓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어요.
 

천미지(이하 '천') : 처음에 공연 시작할 때 그냥 막연하게 ‘서울에서 공연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서울에 왔거든요. 정말 그냥 공연을 했어요. 뭔가 배우고 싶었던 것 같아요.
 

: 공연에서 내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것보다 공연을 하면서 그에 대해 잡아가자는 생각이었다는 말씀인가요?
 

: 네, 그렇죠. 그 때는 하나도 아는 게 없었어요. 주변에 음악을 하는 사람도 없었고, 공연을 해본 적도 없고, 전공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연을 많이 본 것도 아니고요. 기타를 어떻게 쳐야 하는지,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등 실연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박자를 맞춰야 한다든지, 노래할 때 튠을 맞춰서 불러야 한다든지 같은 기본적인 내용도 저는 몰랐어요.
 

: 그런데도 왜 공연을 하고 싶었을까요?
 

: 지금 생각해보면, 감정적인 이유가 컸던 것 같아요. 공연을 막 시작했을 때 저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는데, 그걸 어떻게든 노래로 표출하고 싶어했거든요. 공연을 하면서 똑같은 노래를 자주 부르지도 않았어요. 매번 새 노래를 만들고, 그렇게 만든 노래로 공연을 했죠. 모두 그때그때 제 심리 상태를 반영하는 노래들이었어요. 그렇게 한참 노래를 만들고, 공연 경험이 쌓이면서 앨범 만들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앨범을 낼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오랜 시간이 걸린 거죠. 한편으로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부분을 스스로 가라앉히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했어요. 일상생활도 못할 정도로 엄청 안 좋았거든요. 충동적인 행동도 많이 하고. 다행히 공연을 자주 하고, 노래를 많이 만들면서 저만의 엑기스가 되는 노래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면서 ‘아, 이 곡들이면 앨범을 만들 수 있겠다. 내 1집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겠다.’가 나온 거죠.
 

: 1집 작업 당시, 김사월씨랑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들었어요.
 

: 네, 사전에 이런 이야기를 사월이랑 굉장히 많이 했어요. 이제 막 '김해원X김사월'로 데뷔했을 때부터 다시 홀로 데뷔할 때까지 서로 굉장히 자주 만나는 사이였어요. 만날 때마다 개인적인 이야기, 생리적인 이야기, 가족 이야기, 공연 이야기 등 하도 많은 이야기를 해서 서로에 대해 오만 이야기를 다 알고 있었어요. 나중에 관련 질문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계속 이야기를 할게요. (웃음) 둘이 친구로서 그런 이야기들을 계속 하다가, 『Mother And Lover』가 2019년에 나왔잖아요. 그 이전 해에 함께 스터디 같은 걸 했어요. 그냥 오전에 카페에서 만나는거. 만나서 뭘 하는 게 아니라 각자 할 일을 하는 거죠.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부터 저는 ‘앨범 만들기’가 된 거예요. 마침 2017년 초에 이미 제가 사월이에게 프로듀싱을 부탁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사월이도 『로맨스』 준비로 바빴거든요. 그런데 『로맨스』 끝난 후 사월이도 여유가 좀 생기면서, 자기가 프로듀싱을 맡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시작이 된 거죠.
 

: 다시 돌아가서, 공연을 시작한 2014년부터 오리지널 곡이 있었나요?
 

: 네.
 

: 처음부터 자기 곡들로만 공연을 했던거군요.
 

: 네.
 

: 커버도 잘 안 했었나요?
 

: 거의 한 적 없어요.
 


2016년 어느 공연에서
 


: 그렇게 어느 정도 경험과 작업량이 쌓였을 때 '이걸로 앨범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 가운데 김사월씨와의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함께 앨범 작업을 한 거고요.
 

: 맞아요.
 

: 공연 이전에 음악 자체를 시작한 계기도 표현 욕구가 제일 컸을까요?
 

: 그렇죠. 그때를 생각해보면, 저는 저 자신을 괜히 못살게 굴었던 것 같아요. 일상이 늘 불안하니까, 그걸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어요. 계속 표현을 고민하니까, 다시 불안한 상태로 있게 되고요. 당시 저는 음악을 저의 불안정한 상태나 그런 찰나의 순간을, 뭐라 할까요? 삶의 작은 순간들을 잘 캐치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 안정적인 상태에선 할 수 없고요?
 

: 네, 안정적인 상태에서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 음악을 그렇게 시작했기 때문이죠?
 

: 네.
 

: 그보다 일찍 음악에 대한 생각이나 욕구는 없었나요? 학창 시절 같은 때요.
 

: 그때는 집이 너무 시끄러웠어요. 그냥 살아남기 바빴죠. 대신에 나중에 내가 음악을 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듣거나 보는 것을 탐닉했던 것 같아요.
 

: 음악을 할 생각을 이미 하고는 계셨군요.
 

: 계속 그런 생각을 하긴 했어요. 중학생 때 처음 인디음악을 접하면서 ‘아, 나는 인디 뮤지션이 돼야지.’라는 생각을 은연 중에 했어요. (웃음) 그런 생각을 계속 가지고 고등학생 때 비슷한 음악을 계속 찾아들으면서 ‘음악을 스펀지가 물 머금듯 잔뜩 먹어야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물론 노래를 아예 만들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시도를 해봤지만 남기지는 않았어요.
 

: 당시에 다뤘던 툴이 뭔가요? 악기라든지요.
 

: 네, 기타를 쳤어요. 아버지가 치던 기타가 집에 있었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조악하게 뜯어보고 했었죠. 그러면서 앞으로 만들어갈 저만의 표현에 대한 토대를 만들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학교 공부도 창작에 활용하려는, 일종의 허영심으로 텍스트를 보고 그랬던 생각도 나네요.
 

: 그 시기에 주로 들었던 음악이 뭔가요?
 

: 저는 일단 델리스파이스와 언니네 이발관으로 입문을 했어요. (웃음) 그리고 그때 인기있었던 시부야케이도 좋아했고요.
 

: 2000년대 중반 즈음이겠군요.
 

: 네, 그렇죠. 유명한 해외 음악도 그때 듣기 시작했어요. Radiohead 같은.
 

: 이제 좀 미지씨 음악 활동의 역사와 취향의 윤곽이 그려지네요. 그러면 2년 전 레인보우99와 발표한 『Aphaville』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 제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빵에서 공연하고 있었어요. 가끔 공연을 보러오시는 레인보우99님이 한편에서 보고 계시더라고요. 그날은 공연 이후 인사 없이 그냥 가셨어요. 그런데 며칠 뒤에 페이스북 메시지를 주셨어요. “그때 공연을 봤는데 어떤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을 스케치 좀 해봤는데, 고민하다가 같이 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메시지를 보낸다.” 처음에는 놀라기도 했지만, 예전부터 레인보우99님을 알고 있었고, 멋진 분이라고 생각했던 저로서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같이 하게 됐죠.
 

: 제가 느낀 점을 말씀드리면, 『Aphaville』이 나왔을 때 저도 무척 인상적이었고, 음악을 재밌게 듣기도 했어요. 한편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중들도 그때 미지씨를 처음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해요. 공연 활동 때부터 보지 않았던 분들은요. 아무래도 레인보우99 뒤에 가려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데, 이후에 천미지의 솔로 앨범을 접하고 그 색깔을 알고난 뒤 『Aphaville』을 다시 생각하니, 『Aphaville』이라는 앨범에 천미지의 지분이 상당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당시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네요.
 

: 일단 제 지분이 매우 컸던 건 맞아요. (웃음) 레인보우99님이 마디당 코드 4개 정도 들어간 베이스 소스를 짧게는 한 마디 길게는 네 마디 정도 보내주셨어요. 처음에는 그렇게 몇 개의 소스들을 보내주셔서, 제가 그 곡들을 쭉 늘어놓고 거기에 멜로디를 계속 붙였죠. 붙인 멜로디에 흥얼거리면서 나온 짧은 단어들을 활용에 나중에 이야기를 만들었고요. 그렇게 가사를 쓸 때는 시집을 많이 참고했어요. 아, 맨처음에는 그 소스들을 직접 들려주시면서 바로 작업실에서 “노래를 붙여보자”, “노래를 불러보자” 했는데 저로선 당연히 어려웠죠. 당황스럽기도 했고요. 그랬더니 그 소스를 직접 주시면서 작업해보라고 하셨고, 그 후에 레인보우99님은 베를린으로 가셨어요.
 

: 최초에 받은 소스가 몇 곡 정도였나요?
 

: 대충 여섯 곡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받은 소스들을 활용해 멜로디와 가사를 붙여 『Aphaville』을 완성했어요. 레인보우99님이 한국으로 왔을 때 제가 그걸 들려줬고요. “어, 준비 많이 했네.”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리고 바로 레코딩 들어갔어요. 거기에 레인보우99님이 기타 연주 등 다른 것을 즉흥적으로 넣으시기도 하고요. 특별히 고친 건 없었어요. 저로서는 아쉬움이 많은 앨범이에요.
 

: 힘이 빠지셨나요?
 

: 아니오. 저는 언제든 힘을 낼 수 있었어요. 그저 '원래 이렇게 해야하는 건가?’ 생각을 했어요.
 

: 『Aphaville』에 내 손과 힘을 많이 들였는데, 결국 욕심만큼 다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개인 앨범에 대한 욕구를 좀 더 부추겼을 수 있겠네요?
 

: 네, 어떻게 보면 힘을 줬죠. 개인적으로 나는 이 앨범의 완성도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는데, 내고 나니까 제 스스로 알겠더라고요. '아, 이건 자신있게, 내가 만든 앨범이다.'라고 말할 수 없다고요. 분명히 준비는 아주 열심히 했는데. 그런데 이후에는 또 제가 보컬로만 참여한다거나 이런 것들이 너무 싫어지더라요. 그래서 ‘내 앨범을 만들어야지.’ 생각하게 됐어요. 답답해서. (웃음)
 


『Aphaville』 시절
 


: 그렇게 해서 발매된 1집 『Mother And Lover』의 발매 이슈가 나름 재밌어요. 천용성씨와 같은 날, 똑같이 포크라노스에서 발매했고요. 두 앨범 모두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각기 다른 장르로 듣는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했어요. 천학주씨 머쉬룸스튜디오에서 녹음됐고, 듣기로 두분 모두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셨다고 하고요. (웃음) 그런데 한편으로 작년에 천용성씨 앨범에 대한 반응이 워낙 뜨거웠잖아요. 상대적으로 반응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을까요?
 

: 그저 신기한 인연이라고만 생각하고, 다른 생각은 깊이 안한 것 같아요. 게다가 제가 생각해도 제 이야기나 음악이 더 마이너하다고는 생각해요. 다만 들었던 생각은 아무래도 단편선씨가 천용성씨 앨범을 프로듀싱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홍보 방식이 부럽기는 했어요. 단편선씨가 워낙 기존 인디씬에 잘 알려져 있었으니까요.
 

: 그러면 음악적으로는요? 나름의 많은 레퍼토리와 스토리를 쌓은 끝에 완성된 『Mother And Lover』 속 음악이 미지씨의 현재 취향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전 제가 얼터너티브록을 좋아하는지 이 앨범을 만들면서 알았어요. (웃음) 물론 일렉트릭 기타로 혼자 공연을 하는 게 즐겁다거나, 밴드 사운드를 내고 싶다는 생각 정도는 했어요. 그런데 90년대 그런지나 얼터너티브록에 상당 부분 레퍼런스를 두고 있다는 사실은 앨범 작업하면서 처음 깨닫게 되었죠.
 

: 사실 두드러지는 얼터너티브록, 그런지 사운드는 전반부에 등장하고, 후반부에서는 어쿠스틱 사운드로 바뀌면서 포크록이 되잖아요. 장르적으로 의도한 스토리텔링이 있을까요?
 

: 사실 사운드나 장르적인 의도는 없었고요. 일단 워낙 제 곡들의 장르가 그렇게 섞여 있었고요. 주제나 감수성에 초점을 맞추고 트랙을 배치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 앨범 주제의 경우 ‘어머니에 대한 양가감정’이라는 표현을 앨범 소개에 쓰셨고, 실제로 많은 리뷰가 그 내용을 핵심적인 이해 도구로 활용하고 있어요. 이 기회를 빌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어요?
 

: 한국의 딸들은 엄마를 생각하면 우리 엄마가 너무 안쓰럽고, ‘더 자신을 위해 사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요. 한편으로는 ‘나는 정말 엄마처럼 살고싶지 않아.’라는 감정도 있고요. 일단 이건 보편적인 측면이고. (웃음) 제 개인적으로는, 저는 엄마를 너무 사랑하고, 그렇기 때문에 엄마가 하신 선택에 대해 너무나 그것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려 하지만, 때때로 그 선택이 너무 미울 때가 있거든요. ‘왜 내 곁에 있어주지 못했을까?’ 원망하는 마음도 들고요. 이런 양가감정이 제 삶에 큰 영향을 미쳤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 생각이 아주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 특히 연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최초의 저의 사랑 방식이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발생했다면, 성장 후에는 그게 연인과 연결이 된 거죠. 상대방이 너무 좋다가도, 한순간 무척 미워지고. 이런 양면이 모든 사람에게 조금씩 있겠지만, 제게는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던 거죠.
 

: 얘기 나온 김에 이번 EP 『몸』에 리믹스 버전으로 포함된 『Mother And Lover』 곡 몇 개만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타이틀 「I Want To Be You Mother」는 연인에게 내가 양가 감정의 대상으로 삼았던 어머니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 저는 사실 어머니에 대한 양가 감정은 곧, 세상이 여성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여성혐오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를테면 가정에서는 어머니라고 불리며 희생을 강요받고, 사회에서는 아줌마라고 불리면서 무시당하고. 사회는 여성을 성녀 혹은 창녀로 이분하면서, 어머니는 오로지 성녀여야만 하고. 이런 모순적인 시선으로부터 저도 결국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I Want To Be You Mother」에서 내가 너에게 '어머니'의 지위를 갖겠다는 말은 한편으로 너무 위태로운 지위와 권력을 갖겠다는 말이 돼요. 왜냐하면 그건 언제든 창녀로 바뀔 수 있는 권력이니까요. 그래서 노래는 점점 자기파괴적으로 흘러가고요.
 

: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자각이기도 하고, 냉소적인 비판이기도 하네요.
 

: 네. 제가 바라본 세상은 '엄마'와 '섹슈얼리티'라는 두 단어의 조합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거든요. 저는 항상 의문이었어요. ‘왜 엄마는 섹슈얼리티를 가지는 것조차 금기시 될까? 엄마도 자유로운 사람인데.’ 남자는 결혼 후에 바람을 피운다던지 혹은 비즈니스를 핑계로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만나는데, 엄마는 만일 다른 사랑하는 대상이 생기면 일단 자식에게 인정받지 못하잖아요. ‘어떻게 엄마가 그럴 수 있지?’ 배신감을 느끼고. 그런 현실이 굉장히 불합리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이 당시 제 연애와 연애 속에서의 제 역할, 지위에 대한 고민과 마구 섞여서 나온 곡인 것 같아요.
 

: 음악적으로도 '양가성'이라는 키워드가 무척 절묘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주요 레퍼런스로 삼으신 얼터너티브록이나 그런지 사운드는 흔히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사운드로 인식되잖아요. 반면에 미지씨의 보컬 톤은 상당히 얇은 편이고. 저는 두 사운드 속성이 무척 양면적으로 느껴지거든요. 의도하신 표현일까요?
 

: 의도는 아니었어요. 제 보컬과 음악을 해오던 대로 한 건데, 이번 EP 『몸』에서는 그런 부분을 의도하긴 했어요.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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