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Zine

카코포니 #4 : 취향과 정체성 & 앞으로의 계획

430 /
음악 정보



“유명한 음악인이나 관계자 분들도 저를 많이 아시고 하는데,
막상 소속사 연락은 거의 없더라고요.”

 


: 트랙마다 장르나 분위기가 다 다르잖아요. 카코포니의 음악에 관해 이미 말씀하신 많은 분들도 레퍼런스나 비슷한 아티스트를 이야기할 때 무척 다양한 이름들을 말하고. 실제로 처음에 믹싱 엔지니어분 찾으신 얘기 들으면, 좋아하는 다른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들을 많이 참고하실 것 같은데 혹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만한 아티스트나 음악이 있을까요?


: 저는 일단 이소라님을 굉장히 좋아하고, 너무 너무 사랑해요. 노래하는 자세에서는 이소라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솔직하게, 느끼는 그대로를 노래하려는 태도가 거기에서 온 것 같아요. 그 밖에는 잘 모르겠어요, 제 음악의 근원이 뭘까요? (웃음) 항상 어려운 것 같아요.


: 표현하고 싶은 욕구일까요?


: 네, 결국 그것인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에 특히 음악을 많이 들어요. 옛날에는 사실 많이 안 들었거든요. 요즘 Björk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들어보니 정말 좋더라고요. 최근에는 힙합도 많이 듣고. 감성적으로 제일 맞는 사람은 James Blake, Radiohead, Thom Yorke인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따져보면 제가 들어온 모든 음악이 제 음악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요? 보통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다른 분들은 “저는 어떤 뮤지션을 좋아하고, 특이 어떤 앨범을 좋아하고….” 멋있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 아, 저는 그런 게 꼭 멋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누구나 저마다의 취향이나 작업 방식이 있으니까요.


: 저는 뭐랄까요. 좋아하는 장르도 없고…. 그냥 막 듣는 것 같아요.


: 취향이 넓으시군요.


: 그런 건가요? 사실 그냥 다 재밌는 것 같아요. 모든 음악이.


: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요. 다른 인터뷰나 리뷰에서 말하는 레퍼런스도 그로는 충분치 않다고 느껴질 정도로 워낙 다른 인상의 음악들을 하시니까. 저는 결국 앨범 자체는 팝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 저는 제 음악 장르를 모르겠어요. (웃음) 그래서 듣는 사람도 잘 모르겠다는 걱정도 해요.


: 장르적는 그런 게 없을 수 있어도, 원하는 방향성은 있지 않을까요? '나는 이런 음악을 하고 싶어. 내가 추구하는 음악은 이런 거야.'


: 저는 좀 솔직한 음악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 좋은 게 나오더라고요. 제가 가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미친듯이 해서 만들면 작업물이 구리더라고요. (웃음) 그러다 보니 '아, 난 어쩔 수 없구나. 계속 솔직한 거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 정말 내 속을 박박 긁어서라도 솔직한 곡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군요.


: 네, 어쨌든 저는 매일 바뀌는 사람이니까. 또 어떤 음악이 하게 될지 모르겠고요.


: 자기 이야기를 하고, 하고 싶은 표현에 몰두하다 보니, 아무래도 에너지 소진도 많고, 실제로 후유증도 크셨잖아요. 지금은 해결이 잘 되셨나요?


: 그런 것 때문에 일부러라도 앨범을 희망적으로 끝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1집도 그렇고. 사실 너무 힘들거든요.


: 공연할 때 그런 감정이 되살아나지는 않으시나요?


: 맞아요. 처음 1집 공연할 때 너무 힘들었어요. 공연하면 그 감정들이 몰려오는데, '어, 이거 어떻게 다 처리하지?' 이런 느낌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2집도 슬픈 노래는 쉽게 부르기가 좀 힘들어요. 그래서 공연을 하게 되면, 제대로 준비를 하고 잘 갖춘 데에서 공연을 하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없이 노래하거나 그래야 하는데 제 경우 특별히 더 힘들어하는 것 같기는 해요. 사실 녹음할 때도 힘들었어요. 많이 힘들었죠.


: 이제 3집은 주제가 사랑이니까 조금 편히 하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런 감정에서 빠져나올 때는 주로 어떻게 하시나요?


: 저는 뭐 작업 때 아니라도 항상 우울감이 찾아오는 사람이기 때문에….


: 우울감 같은 감정을 말씀하셨느데, 어떻게 보면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는 아웃풋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잖아요. 아웃풋을 하려면 결국 인풋이 많아야 하는 것 같아요. 어떤 경험이든, 지식을 쌓든…. 결국 카코포니님은 그중에 기본적으로 감정적인 인풋이 많으신 거네요.


: 그런 것 같아요. 사람들이랑 쉽게 친해지고, 너무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그냥 얘기를 하다보면 그 사람이 저에게 말을 많이 해줘요. 저를 편하게 느끼나 봐요. 어렸을 때부터 항상 그런 위치에 있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들을 들은 것 같고 그게 엄청 슬퍼요. 막 울고, 엄청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몸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감정을 많이 느껴요. 그런 사람으로서 사랑도 많이 했고, 가족 관계도 조금 이상하고 그러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느끼는 삶이 아닌가 싶어요. 그걸 이제 와서 다 표현하고 방출하고 있으니까, 요즘에는 느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좀 사라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그런 감정들이 방출이 안 되니까 사람들이랑 너무 가까워짐으로써 힘든 게 있었거든요. 감정이 막 북받쳐오르고. 그게 1집에서는 너무 터졌던 거고요. 너무 큰 사건이고, 머리가 돌았던 건데. 요즘에는 더 겁이 없어요. 사람들이랑도 쉽게 가까워지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성격이 약간 이상한 것 같아요. (웃음)


: 아무래도 쉽게 친해지고, 마음을 주다 보면, 그 반대 급부에서 오는 배신감이나 증오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더 크지 않나요?


: 네, 2집이 그래서 나온 앨범인 것 같아요. 평범한 사람들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여러 번 겪었어요. 앨범은 사실 세 명에 대한 이야기가 같이 담겨 있는데, 소설에 나오는 것보다 더한 말들을 했고, 더한 짓을 많이 하고 다녔어요. 스스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이 살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소재가 아직도 많은 것 같아요.


: 음악을 할 수밖에 없는 삶이셨군요.


: 네, 방출하지 않고서는 너무 쌓였겠죠.


: 한편으로 다른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앨범과 관련된 모든 작업에 세세하게 관여를 하셨잖아요. 굳이 음악이 아니어도 다른 걸 하실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 그렇죠.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겠죠. (웃음)


: 글일 수도 있고, 영상 쪽일수도 있고. 실제로 다른 분야를 생각하셨었나요?


: 사실 영상 일을 잠시 했었고, 그래서 뮤직비디오에 관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학 다닐 때, 대학방송 PD를 하면서 영상을 했었거든요. 이미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었고. 그리고 경영학과를 나왔고. 지금도 프랑스어 선생님을 하고 있고…. 그런데 이제는 감정의 스펙트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다 보니까 음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는 다 표출을 못할 것 같아요. 못 돌아갈 것 같아요.


: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경험이나 감정적인 인풋도 있지만, 그 밖에 다른 인풋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취미활동이라든지….


: 저는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그리고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대학교 때 공부를 정말 많이 했어요. 마치 그것에 집착하듯이.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 주장을 굉장히 많이 하고 다니는데, 저 같은 경우 제가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 아무 주장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 알아야 주장할 수 있으니까?


: 네, 알아야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철학도 공부를 많이 하고, 불어불문학과를 복수전공을 했는데, 문학도 공부하고 언어학도 공부했어요. 그리고 주전공은 경영학인데, 경영학과는 배울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대신에 경제학 공부를 많이 했어요.


: 아무래도 경영학과는 팀플만 주로 시키고. (웃음)


: 네. (웃음) 저 경제학과 대학원 수업들을 정도로 공부를 진짜 열심히 했어요. 정치외교학과 수업도 듣고 정말 남들보다 별나게 여러 공부를 한 것 같아요. 당시에 공부에 빠져있으면서도 스스로 “왜?” “왜?” 반문할 정도로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아요. 결국 지금은 기억에 남은 게 하나도 없지만. (웃음) 주로 경제학이랑 통계학. 언어는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얘기했지만 결국 그게 컸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주장을 하지?' 이런 생각. 저는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었어요. 뭔가를 알고 깨우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한 것 같아요.


: 결국 음악으로 표출하고 싶어 했던 욕구와 맞닿아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어요. 뭔가 말하고 싶고, 표출하고 싶은데 아는 게 없어서 말을 못하는 기분. 그래서 그게 다른 방식의 표출로 이어졌을 수 있지 않을까요?


: 네. 그럴 수도 있어요.


: 지금은 기억나는 게 없어서 아쉽지 않으세요?


: 네. 지금 기억나는 게 없긴 한데, 그걸 다 하고 느낀 것은 결국 별게 없다는 거였어요. 저는 뭔가 대단한 게 있을 줄 알았거든요. 경제이론학자 같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면 저도 그렇고, 사람들은 멋있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공부해보면 실질적으로 완벽한 이론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정치도 그렇고, 제대로 된 이론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각자 말도 안 되는 결함들이 하나쯤은 있고, 현실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건 결국 하나도 없고.


: 오직 사랑이다. (웃음)


: 네, 사랑이 최고! (웃음) 저는 모든 문제가 사랑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고. (웃음) 제가 꼭 무슨 종교적인 사람 같지만.


: 공부를 통해 완벽한 지식이나 이론이 없음을 깨달으셨는데, 요즘은 반대로 단편적이고 표면적인 지식이 넘쳐나는 시대잖아요. 유튜브나 나무위키를 통해 습득하는 지식들.


: 저는 그런 걸 별로 안 좋아해요. 고민하지 않은 콘텐츠들이 너무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걸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분명 어린 아이들이나 대중들이 그런 것을 보고 배우고, 소비할 텐데. 그러한 영향력을 고민하지 않은 채 그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만든 콘텐츠인 거잖아요. 다 그런 것밖에 없어서 무서워요. 음악도 사실 그런 게 너무 많죠.


: 반대로 내 음악이나 앨범에 관해 다른 사람들이 단편적으로 바라보거나, 잘못 해석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말씀하셨죠?


: 아무래도 현 시대에 살고 있는 저로서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죠. 다르게 보면, 그렇게 유투브와 SNS가 있기 때문에 제 음악이 묻히지 않은 것도 있고요. 정말 아무도 안 듣지 않았을까요? 그랬을 것 같은데 적어도 그런 것 덕분에 미약하게나마 더 들어주고 있는 것 같아서 고마운 측면도 있어요. 하지만 결국 현상 자체는 싫어하는 것 같아요.


: 예전에는 공부에 몰입하셨고, 요즘에는 여가시간에 주로 뭘 하세요?


: 요즘에는 그냥 사람들이랑 시간을 잘 보내요. 작업하고…. 그런데 사운드적으로 완전히 공부를 해볼까 해요. 믹싱 쪽으로.


: 화성학도 하신다고 하셨죠?


: 화성학은 3집 이후에 하고요. 일단은 사운드적으로 지금보다 더욱더 멋지게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제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장비로 1, 2집을 냈거든요. 사람들이 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 (웃음) 입문 중의 입문 장비나 소프트웨어로 다 하고 있거든요. (웃음)


: 실제로 1, 2집이 아닌 명반 중에도 의외로 그런 경우 많죠. '앗, 이 음반이 GarageBand로 만든 거였어?' (웃음)


: 내년에는 3집보다는 EP 같은 것으로 재미있는 시도를 많이 하고 싶어요. 그게 아무래도 일렉트로닉 쪽일 것 같아서 장비를 보완하려고요. 그것도 사실 주제가 떠올랐어요.


: EP도 손수 하시는 거죠?


: 네, 그럴 예정입니다.


: 이미 1집과 2집을 거치면서 알게 된 분들도 많고, 같이 작업하신 분들도 많은데요. 그런데도 아직 함께 못해본 분들 중에 이후에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거나, 새로 알고 싶은 분이 있을까요?


: 엄청 많죠. (웃음)


: 생각나는 분들만 말씀해주세요.


: 아, 좋아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잘 하는 사람이 너무 많지 않아요? (웃음) 음, 지금은 힙합 뮤지션과 해보고 싶어요. 아직 말씀은 못 드리지만, 이미 힙합 쪽 피쳐링을 하나 한 게 있어요. 제 음악과 장르적으로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 혼자 하는 작업을 통해 백비트를 만드실 수 있다는 점이나, 힙합은 아무래도 랩 가사가 직설적이고 많은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카코포니님의 표현 욕구와 잘 맞는 걸까요?


: 네, 그것도 있고요. 저는 말했듯이 가사를 왜 쓰는지 모르는 채 추상적으로 쓰는 경향이 있는데, 그에 더해 랩 가사가 나오면 사람들이 제 음악을 이해하는 게 더 쉬울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음악도 잘 어울릴 것 같고요. 그리고 힙합 채널에 제 음반이 많이 추천되더라고요. '힙합하는 사람들이 제 음악을 좀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비즈니스적인 접근도 있으신 거군요?


: 네, 맞아요. 실제 힙합 피처링했던 경험 재밌었어요. 직설적인 가사가 있는 부분에서 제가 추상적인 부분을 끌어내서 작사를 하고 멜로를 입혔다면, 다음에는 제가 추상적인 것을 던지고 거기에서 직설적이고 더 세부적인 가사가 들어가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제만 제가 딱 던져주고. 그래서 EP에서는 그걸 더 좋은 사운드와 갖춰진 비주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어제도 마침 친구랑 “이런 걸 해보자.” 회의를 하고 왔거든요.


: 한편으로는 이미지가 잘 안 떠오르기도 해요. 왜냐하면 카코포니의 음악은 주로 호흡을 중요하게 여기고, 호흡이 긴 편이니까. 랩 음악의 경우 호흡이 벌스별로 나뉘고 끊기는 경우가 많잖아요.


: 아, 그럼 안 돼요. 진중한 래퍼 분들과 해보고 싶어요.


: 현재까지 카코포니가 해온 음악만으로는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는 점도 있어서, 더 기대되기도 하고요. 그러면 이제 2집 관련해서 남은 계획은 어떤 게 있을까요? 공연 있으세요?


: 아, 공연도 이제 없어요. 2월에 하나 잡혀 있는 정도예요. 그냥 작은 클럽을 돌까 생각도 하고 있어요. 앨범 평은 전반적으로 좋은데 딱히 저를 불러 주시지는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음악을 들었을 때 어떻게 공연을 해야할지 바로 감도 잘 안잡히고 그렇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웃음)


: 그런데 막상 가면 어떤 공연장이든 관객이든 충분히 환영받으실 것 같아요. 정규 앨범 2개 나오면서 레퍼토리도 이제 충분해졌고….


: 그래서 일단 무대를 완전히 새로 준비하고 있어요. DJ 장비를 준비하고, 디제잉을 하면서 록킹한 이미지도 해야 할 것 같고. 그래야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런 걸 하다가 가끔씩 조용한 노래를 부르고. 이렇게 공연 셋(set)을 정하면 아무래도 적은 인원으로 갈 수 있어서 작은 공연을 돌면서 많은 사람들과 가까워지려고 합니다.


: 아직 공개 안 된 곡 중에 그런 공연 셋에 맞는 다른 곡들도 있나요?


: 아, 그건 아니에요. 있는 곡들을 제가 생각하는 공연 그림에 맞게 편곡해서 하려고 해요.


: 뮤지션으로서의 장기적인 목표나 지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까 말씀해주신 솔직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


: 네, 그게 저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 같아요. 사실 남을 따라가려고 하거나, 어떤 사람을 지향점으로 정하면 결국 아류가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의 내면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 솔직해져야 하고, 더 느껴야 하고,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표현해내는 데 있어서 사운드적인 면이나 사진, 영상적으로도 충격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계속 더 많은 사람들과 협업하고 싶고,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더 공부하고 싶습니다.


: 카코포니님을 수식할 때 흔히 '싱어송라이터'라는 표현을 쓰잖아요. 싱어송라이터라 함은 결국 곡을 만들고 노래를 부른다는 뜻인데,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카코포니님은 싱어송라이터라는 호칭에 담기 아쉬운 것 같아요. 그 밖에 것들도 정말 많이 고민하시니까.


: 그래서 저도 네이밍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하는데 맞는 이름이 없더라고요. 사실 저는 오히려 프로듀서나 디렉터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작사, 작곡하는 것도 큰 부분이지만 제게는 일부이기도 하거든요. 그 외의 것들에 훨씬 많은 시간을 쏟으니까요. 또 싱어송라이터라는 이름은 아무래도 기타 들고 노래부르는 이미지니까.


: 그렇네요. 아무래도 홍대 인디음악 씬이 한창 흥했을 때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같은 시기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나 실용음악 전공이 있는 학교의 싱어송라이터 전공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그렇게 굳어지면서 싱어송라이터라는 용어의 이미지가 많이 한정되게 된 것 같아요.


: 어쨌거나 그래서 저도 이름을 바꾸고 싶은데 적절한 게 있을까요? (웃음)


: (웃음) 아티스트?


: 아무래도 제가 스스로 “아티스트입니다”라고 하기가…. (웃음)


: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 음악하는 사람이나 관계자 분들은 이제 저를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 저를 모르는 분이 워낙 많다 보니까 그런 아쉬움이 좀 있어요.


: '뮤콘'이나 그런 데는 지원 안 하세요?


: 지원했는데 다 떨어졌어요. 심지어 예선에서도 떨어졌어요. '헬로루키', '뮤즈원' 다 지원을 했는데 본선에 간 경험이 없어요. 심지어 1집 때는 주변에서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감이다.”라는 얘기도 많이 나왔어요. 그런데 결과는 아시다시피…. (웃음) 지원사업도 잘 안 되고 하니까. 다른 분들 만나도 “내년에 카코포니가 되지 않을까요?” 해서 기대를 많이 했어요. 올해는 제 돈으로 앨범을 만들게 될 줄 몰랐는데 이번에도 제 돈으로 앨범을 만들게 됐네요. 솔직히 전 앨범내기 전에 기대를 했던 건 아니지만, 앨범을 낸 후에 주변에서 워낙 좋게 말씀해 주시니까. 나중에는 남들이 제가 지원을 안 해서 그런 줄 알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꼬박꼬박 열심히 지원을 다 했습니다. 그래도 서울문화재단에서 지원받기도 하고 했습니다.


: 아무래도 홍대에서 공연 몇 번씩 하고, 입소문을 타는 것보다 그런 지원 사업 한두 번 되는 게 크다 보니까.


: 저도 욕심이 있었지만, 어쨌든 이미 루키가 아니게 되어서 받을 수 있는 지원사업이 많이 줄었어요. 그래도 지금도 또 열심히 쓰고 있어요. 더 알아보고, 더 뛰어야겠다. 이제 진짜 돈이 없어요. 사람들은 제가 소속사가 있는 줄 알아요. 결과적으로 작품이 인디 퀄리티가 아니기는 하니까. 유명한 음악인이나 관계자 분들도 저를 많이 아시고 하는데, 막상 소속사 연락은 거의 없더라고요.


: 그러면 다음 작품 때도 혹시 일이 잘 안 풀리면 펀드 가능성도 있나요?


: 일단 지원 사업을 최대한 해보고, 내년에 내는 건 믹싱에 돈이 제일 많이 드니까 장비를 바꾸는 김에 믹싱을 직접 해보자. (웃음) 그런데 이제 정말 아무 기대가 없어요.


: 여기서 어필을 충분히 하셨으니 곧 좋은 연락이 오실 거예요.

(끝)
 


(인터뷰 후, 그의 음반은 2020 제17회 한국 대중음악상 최우수 팝음반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Editor

  • About 정병욱 ( 97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