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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코포니 #3 : 『夢』 제작 뒷얘기 & 경력과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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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청자와 관객의 시간도 맞춰야 하는 걸 알았어요.
난 떠오르는 게 많은데.
그래서 느리게 걷는 법을 좀 배우고 있습니다.”

 


: 1집은 앨범 속지를 펼쳤을 때 “memento mori”라는 문구가 먼저 눈에 띄잖아요. 2집에서는 아무래도 나비 그림을 포인트로 봐야겠죠?


: 나비 그림의 의미는….


: 아무래도 꿈일까요?


: 네. 꿈이라서 나오기도 하고. 뫼비우스의 띠잖아요. 1번부터 9번 트랙이 계속 돌고 도는. 그런데 거기에서 조금만 더 하면 나비가 돼요. 10번 트랙부터 12번 트랙까지 가면, 새로운 나비가 완성된다는 뜻이에요.


: 아~.


: 네, 제가 문독이한테 “이게 뫼비우스 띠인데, 동시에 나비가 되어야 해,”라고 얘기하니까 바로 만들어주더라고요.


: 혹시 사진 찍을 때 얘기한 대강의 콘셉트는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할 거라고 했어요. 저희가 처음에 작업하면서 뭔가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보자고 했거든요. 꿈을 형상화해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중에 나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나비 박제한 걸 중고 거래로 사오고. 그렇게 했는데 찍자마자 너무 잘 나왔고, 덕분에 보정을 거의 안 했어요. 거의 안 한 상태로 앨범에 실었죠.


: 천의 느낌이나 이런 게 굉장히 잘 살아 있어서 마치 필터를 넣은 것 같아요.


: 시안은 다른 느낌이었는데, 문독이랑 같이 하면 현장에서 더 새롭고 좋은게 나와요 항상.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묘하게도, 신기하게도 음악이랑 무척 잘 어울리게 나왔어요.


: 1집 때도 그랬지만, 음악과 아트워크가 무척 잘 어울려요. 아, 원래 노란색을 좋아하시나 봐요?


: 모르겠어요. 원래 그냥 노란색을 좋아하기도 하고, 1집은 엄마가 노란색을 좋아했던 이유가 커요. 2집은 아무래도 「숨」 뮤직비디오에서 천국을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노래에 등장한 노란 색감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서 차용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느 천국에 대한 표현
 


: 카코포니님이 표현하고 싶으셨던 천국의 이미지는 구체적으로 어떤가요?


: 사실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웃음) 종교가 없거든요.


: 종교를 여쭤보고 싶기는 했어요. 앨범 후반부의 「Fate」라든지 「Parallel World」에서 드러나는 주제의식 때문이에요.


: 종교가 없지만, 종교적인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본질적인 주제들이나, 전하고자 하는 말이 인간의 본질과 맞닿아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종교든 누구나 인정할 법한 진리인 것 같은 문장들이 몇 개씩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1집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에도 그런 책들을 많이 읽고 인용하면서 작업했어요. 천국이 있는지, 어떤 곳인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있다고 상정을 하고 한 번 해보았어요.


: 앨범 속지 일러스트는요?


: 친구랑 둘이 얘기하면서 “그림을 그리자. 동화 같은 게 들어갔으면 좋겠어.'라고 카페에서 얘기를 했는데 10분 만에 바로 디벨롭 되었어요.


: 간단히 한 장 한 장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 (웃음) 너무 유치한 이야기인데…. (웃음) 물에서 알을 깨고 주인공이 먼저 태어나요.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온 뒤 세상을 궁금해하며, 이 아름다운 세상을 같이 지낼 사람을 찾아서 떠나요. 처음에는 대사를 넣으려고 했어요. 해를 만났을 때 “아, 넌 정말 따뜻하구나. 나랑 같이 지낼래?” “아니 난 이제 져야해.” 이런 식으로요. 그 다음에 바람을 만나서 “넌 정말 시원해. 나랑 같이 있자.”고 해요. 하지만 바람은 지나가야 하잖아요. 그렇게 떠나가고, 너무 슬퍼해요. 그러다가 애벌레를 만나요. 애벌레는 가만히 있으니까, “아, 너는 나랑 지낼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번데기가 됐어요. 그래서 슬피 울어요. 눈물을 흘리는 와중에 아래에서 새싹을 발견해요. 새싹이 말을 걸어요. “난 원래 꽃이 되어야 하는데, 물이 없어서 말라 죽을 것 같아.”라고. 그러자 주인공은 “난 물에서 태어났으니까 너와 하나가 되어서 물을 줄 수 있다.”고 하고, 둘은 함께 꽃이 되었어요. 그렇게 헤어졌던 해, 바람, 나비가 다 같이 지낼 수 있게 되었다는 스토리에요.


: 그러면 이 물은 눈물인 건가요?


: 네, 이거 눈물이에요. 꽃은 사실 새싹이 아니라 둘이 함께 결합된 결과물인 거죠.


: 요즘 실물 CD 들을 일이 별로 없잖아요. 거의 음원으로만 들으니까.


: 실물 CD가 있어야 예뻐서. (만들었어요)


: 사실은 실물 CD가 옛날이랑 역할이 많이 다르죠.


이정희 (이하 '이') : 맞아요. 요즘 실물 CD는 굿즈 역할이죠.


: 맞아요. 보관 역할.


: '내가 이 뮤지션을 좋아한다' 이런 느낌? 정말 딱 그런 역할인 것 같아요. '나는 이 뮤지션에게 사인을 받겠다' 이런 느낌. (웃음)


: 그런데 약간 아이러니인 게, 굿즈 역할을 한다고 해서 패키지를 특이하게 하면 보관하기에 너무 안 좋잖아요. 그렇다고 너무 평범하게 할 수도 없고.


: 뭐가 없으면 “이 뮤지션 성의 없는데?” 이 소리 나온다? (웃음)


: 속지 그림 엄청 귀여워요.


: 그렇죠? 제가 모델했어요. (웃음)


: 아, 이 캐릭터가 모델이 있는 거였군요?


: “민경아, 이거 해봐.” 해서 제가 이렇게 하고. (웃음) 사진 찍어준 친구가 그림 그려준 거예요. 제 제일 친한 친구여서.


: 가사 외에 '카코포니'로 크레딧에 기록된 것들은 주로 신시사이저와 미디로 작업하신 거죠?


: 네. 컴퓨터로 혼자 열심히 고군분투했어요. 네, 진짜 고군분투랍니다. 그렇게 만들었어요.


: 음악을 전혀 안하셨던 거예요?


: 대학교 때 밴드부에서 활동하거나 잠깐씩 멜로디와 가사만 쓰는 정도였어요. 악기를 못 하거든요. 제가 뭔가를 진짜 할 생각은 못 했었죠.


: 그러면 교내 가요제 나갔던 것들은 어떻게 하신 거예요?


: 그 때는 이제 보컬로만 참여했어요. 다른 사람 곡 불러서. 가요제니까 노래를 불러서 되었던 거죠. 피아노도 어렸을 때 배우긴 했는데 다들 배우는 수준이었고요. 그런데 그때 엄마 돌아가신 후에 무언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악기를 못하니까, '컴퓨터로 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러면 아이돌 작곡가한테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넷으로 찾아서 배웠었어요. 그래서 그걸로 그냥 만들어서 바로 앨범을 내버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 그런 사실들을 알기 전, 처음에 음악만 들었을 때는 그렇게 생각을 전혀 못했어요. 어쨌든 다 작사, 작곡을 했으니까.


: 믹싱 엔지니어님이 정말 잘해주신 것 같아요. 특히 1집은 정말…. 항상 감사하고. (웃음)


: 그러면 대학 때 그런 활동들을 하기 전에는 전혀 음악을 하실 생각은 안 하셨나요?


: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긴 있었어요.


: 언제인가요?


: 엄청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음악하는 사람이 되어야 해!' 이런 뜬금없는 생각이 있었고, 다른 사람의 무대를 보면 성에 안 차고.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이 이상하게 있었어요.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그러면 음악을 하든가. (웃음)


: 가족 중에 음악하는 분이 계셨던 것도 아니고요?


: 그런 것도 아니에요. 딱히 음악을 많이 듣는 집안도 아니었고.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엄청 강했어요. 그러다 대학교 때 오리엔테이션을 가서, 남들 앞에서 노래를 제대로 처음 했는데 사람들이 놀라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무슨 일이지?'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때 처음으로 무대 서는 게 재밌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맛을 한 번 보니까 계속 생각이 났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결정적인 건 아무래도 엄마가 돌아가시기 직전이에요. '난 음악을 해야한다.' 생각이 너무 강렬하게 들었어요. 다른 생각은 아무 것도 안 들고, '나는 지금 뭐 모르겠고, 그냥 음악을 해야겠다.' 그 생각밖에 안 들었던 것 같아요.


: 처음에 혼자 작업을 하실 때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찾아서 하셨잖아요.


: 네, 막 되는 대로 시도해보고, 유투브 찾아보고, 물어보고, 다 해봤죠. (웃음) 그러다가 너무 근본이 없어 보이니까 마스터링 엔지니어님한테 레슨을 받았어요. 그 분한테 프로그램 원리를 배우고요. 그 분이 제게 정말 좋은 분이셔서 저를 특정하게 규정하려 하시지 않았어요.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오히려 더 이상하게 하는 법을 알려주셨죠. (웃음) 그런 걸 알게 되면서 2집 사운드가 더 풍성하게 나온 것 같아요. 이것저것 다 해봤고요. 실제로 마스터링도 해주셨으니까. 저로서는 정말 재밌었죠.


: 앞으로 다른 악기를 배우거나 하고싶은 생각은 없으세요?


: '화성학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은 있어요.


: 하필 화성학인 이유는요?


: 귀찮더라고요. 한 음, 한 음 찾기가.


: 아, 기존에 그렇게 하셨군요.


: 네. 하나하나 음을 찾기가 힘든데, 화성학을 알면, 또 내가 원하는 음을 말로 정리할 수 있으면 훨씬 작업이 빨리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런데 3집까지는 불완전한 느낌이 있으면 좋겠어서 3집 이후에 하려고 해요.


: 알고 일부러 피하는 느낌과는 확연히 다르니까요.


: 네, 좀 다를 것 같아요. 3집까지는 날것의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확실히 멀리까지 보고 계시군요.


: 그리고 '4집에서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잘 다져진 느낌으로 딱 나오면 훨씬 멋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 같아요.


: 그런데 실제로 오래 활동한 뮤지션들을 보면, 주로 4집이나 5집 정도까지의 서사가 잡혀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 사실 그래서 힘들어요.


: 어떤 면에서 제일 그런가요?


: 그걸 실행하는 게 너무 힘이 들어요. 사람도 많이 필요하고, 저 혼자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그러다 보니까. 듣는 사람들도 1집과 2집의 시차가 너무 빨랐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듣는 사람도 '얘는 뭐 뮤비를 계속 내다가, 벌써 2집이 나와? 그런데 12곡이라고?' 약간 이런 느낌이어서 청자와 관객의 시간도 맞춰야 하는 걸 알았어요. 난 떠오르는 게 많은데. 그래서 느리게 걷는 법을 좀 배우고 있습니다.


: 1년 간격이 빠르긴 하지만 부지런한 분들을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간격이기는 해요. 다만 카코포니님이 특별한 게 아무래도 뮤직비디오 영향이 있나 싶어요. 저도 착각을 했던 게 2집 발매 소식을 일찌감치 들었는데, 소식 들을 즈음 뮤직비디오가 나왔길래 '2집 선공개 한 건가?' 했더니 이게 1집의 뮤직비디오더라고요. 그렇게 1집 뮤직비디오가 1년에 걸쳐 나오더니 얼마 안 있어 바로 2집이 나와버리고. (웃음)


: 네. 1집 곡 전부 뮤직비디오 찍겠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SNS에 미리 올려서 결국 다 찍어버렸습니다.


: 아,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서.


: 네. (웃음)


: 결국 1집을 1년 동안 하신 거네요.


: 그렇죠. 정말 그런 셈이죠.



1집 뮤직비디오 대장정
 


: 동시에 2집 작업을 하셨으니, 2집 발매 후 아프실 수밖에 없었네요. 쉴 틈이 없었으니.


: 맞아요. 이제 좀 쉬려고요.


: 그럼 2집 뮤직비디오는…?


: 촬영까지 다 끝났고, 편집하고 있고요. 하나 또 있어요 촬영 계획이.


: 한 3곡 정도?


: 네. 아마도 3곡?


: 선공개곡 「귀환」 뮤직비디오가 나왔으니까 이제 더블 타이틀이 남으셨겠군요.


: 네, 더블 타이틀 찍고요. 그런데 사실 다른 사람이 찍고 싶다고 또 연락이 와서, 이번에도 찍다 보면 많이 찍을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 되는 대로.


: 되는 대로. (웃음) 해주겠다고 하면 다 '감사합니다!' 하고 해야죠.


: 말하고 싶은 주제가 정해져 있고, 그걸 통해 표현하는 거나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을 충실히 재현하는 게 무척 중요하시잖아요. 그러면 악곡 측면에서도 '어, 이런 소리로 짜야겠다.'는 식으로 미리 결정해놓은 상태에서 거기에 맞춰 찾으시고 채워넣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해보면서 완성해가는 편이신가요?


: 저는 음악을 분위기로 떠올려요. 좀 추상적으로 떠오르는데 작업을 하면서 그게 점점 구체화가 되는 거죠, 나중에 다시 들으면 보완을 할 점들이 떠오르고요. '내가 이걸 이렇게 표현하고 싶었던 거니까, 이렇게 더 해야 할 거야.'라는 것들이 생겨나죠.


: 밑그림을 그린 후에 조금씩 바뀌거나 색칠을 하는 것처럼.


: 네.


: 그렇게 해서 12개의 트랙이 나왔어요. 아무래도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스토리도 신경 쓰셔서 그런지 두 곡이나 세 곡씩 잘 묶이기도 하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앞뒤로 엮이기도 하고. 상호 정말 유기적인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트랙 순서를 정하는 것도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 쓰셨죠?


: 네, 트랙 순서 정할 때 그게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아요. 서사적인 흐름. 영화 찍는 것도 아닌데, 저는 이야기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이야기가 맞게끔 지었어요. 물론 1집에서도 그랬고요. 그러다 보니 이다음에는 이런 감정이 오고, 그 뒤에는 이런 감정이 오고. 이런 식으로 유기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 어떻게 보면 음악을 싱글 단위로 듣는 게 아니라 앨범 단위로 듣는다는 미덕이 그런 서사적인 배치에서 오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그런 부분을 신경쓰는 앨범 자체가 많지 않으니까요. 사람들이 그렇게 듣지도 않고.


: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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