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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와 드론즈의 이야기 : #6. 그 밖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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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조용했지만 묵직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1집으로부터 5년이 지나, 사비나앤드론즈가 2집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그만의 ‘어두운 독백’이 한결 ‘부드러운 전언’이 되어…. 시간이 초래한 변화도 있겠지만 더더의 김영준과 함께였던 이전과 달리 당당한 ‘밴드’라는 울타리 속 멤버들과 함께 하게 된 구조적 변화의 원인도 크리라 생각했다. 유난스러웠던 2016년의 여름이 이제 막 기승을 부리던 7월의 어느 날, 문득 멤버 전원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리라 생각했다.

 


 

○ 인터뷰어: 정병욱(음악취향Y)

○ 인터뷰이: 사비나(보컬), 조용민(기타), 정현서(베이스), 유승혜(건반), 민경준(일렉트로닉스), 김동률(드럼)

○ 일시 : 2016년 7월 21일 목요일 19시 ~ 22시

○ 장소: 합정역 모 카페

○ 들어가기전에

    (1) 시간적 순서가 아닌 내용적 순서에 따라 편집하였습니다.
    (2) 요청에 따라 인터뷰 중 등장한 일부 아티스트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3) 될 수 있는 한 대화 그대로 녹취하였습니다.

 


 

근황

시작 - “서로 다른” 음악 이야기

만남 - 사비나와 베테랑 드론즈

합일 - Don’t Break Your Heart

저마다의 시간

그 밖의 이야기들

 


 

Y: 1집 때도 그렇고 그래도 조금씩 팬들이 늘어가고 매니아층이 늘어가는 게 눈에 보여요..

 

승: SNS를 원래 안 하는데 사비나앤드론즈 페이지를 보려고 시작을 했거든요. 가서 보면 키워드 검색 같은 걸 해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사비나앤드론즈”, “사비나”, “Don’t Break Your Heart” 이런 걸 검색하는 거죠. 그런 거에 대한 후기나 음악을 보신 분들, 사비나를 좋아하시는 분들, 남겨주신 것들을 보면 예전하고 또 다른 게 느껴져요. 1집을 할 때는 공연 때가 아니면 소통할 기회가 별로 없고 많지도 않았거든요. 그런 부분 느껴지는 게 너무 좋았어요..

 

사: 그 동안 활동 궤도가 우리가 뭔가 만들어서 누군가에게 어필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 우릴 먼저 보고 싶어 하면 공연이 성사되고. 누군가 우리를 위해서 자리를 만들어주면 거기 가서 노래를 하고. 이런 과정이었어요. 《온스테이지》라든지 이런 데 한번 나오면 팬들이나 좋아하시는 분들 피드백을 다 찾아보게 돼요. 저희가 소통하는 채널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까.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느낄 창구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올린 음악이나 이런 것들에 글을 다시는 분들밖에 모르는데요.

 

1집 타이틀 곡 「Where Are You」(2011)

 

사: 최근 같은 경우에는 어떤 일이 있냐면, 요즘 사실 홍대 라이브 공연들에 관객들이 그리 많이 찾아오지를 않아요. 찾아오는 분들이야 계속 찾아오시지만 공연하기가 예전보다 무척 어렵다는 얘기가 많거든요. 그 공간을 다 채우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 걸 봤을 때 저희는 저희가 하는 ‘벨로주’ 공연이라든지 소리 소문 없이 꽉 채워주실 때 ‘좋아하시는 분들이 표현은 안 해도 많이 계시는구나.’ 느끼죠.

 

Y: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요?.

 

사: 공연장에 사비나앤드론즈 타투를 하고 오신 분도 계시고요. 저희가 공연할 때 그날 그날 콘셉트에 맞춰서 의상을 입거든요? 멤버 분들이 “의상콘셉트 오늘 블랙인가요?” 그러면 그렇게 각자 블랙에 맞춰오고. 그래도 비주얼 워낙에 훤칠하시고, 현서 언니 같은 경우 아우라가 아주 멋있고 하다 보니 그렇게 해왔는데. 그러다보니 어떻게 알고 팬 분 가운데 의상을 직접 만들어주시는 분도 있어요..

 

승: 사이즈까지 다 파악해가지고. 어떻게 눈대중으로 다 알았는지..

 

용: 나와서 살짝 뒤에서 재고 간 거 아니야?.

 

현: 남자 멤버들한테는 옷을 못 하니까 보타이를 해줬잖아..

 

Y: 아직 한 번도 안 하셨죠?.

 

용: 저는 개인적으로 그게 너무 야해서. (웃음).

 

동: 저는 정말 보타이를 할 옷이 없어요. 옷이 그런 옷이 없어서..

 

승: 검은 블라우스에 하면 돼..

 

동: 검은 셔츠가 있는데 좀 그래..

 

사: 어떻게 활용할지는 고민을 해볼게요. (웃음)

 

Y: 벌써 시간이 다 되어가네요.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 말씀해주실 게 있으실까요?.

 

사: 아까 용민 오빠 말처럼 관객에게 좀더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을 만들자는 정도예요.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음악이 좋고요. 이 음악 우리가 만들어내고 우리가 서로 시너지를 내고 사이좋게 지내면서 평생 같이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에 큰 가치를 두기 때문에 이게 대중적으로 인기를 많이 얻어서 우리가 큰돈을 벌지 못 하더라도 이걸 지킬 수 있는 것들을 각자가 힘들게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대로만 서로 잘 존재해주면 되는 거예요. 같이 모여서 음악 만들고. 다만 용민 오빠와 승혜 같은 경우는 좋은 음악을 조금 더 많은 사람에게, 왜냐하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 능력도 있기 때문에 더 고려해주시는 거고요. 팀의 밸런스가 그렇게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용: (뜬금없이) 하나 둘 셋,.

 

용, 승: 파이팅..

 

사: 저 두 분은 플러스 감성이시고, 나머지 분들은 마이너스 감성이시고. (웃음).

 

용: 동률아, 너도 우리 쪽에 껴야 하는데..

 

동: 나 거기야? 난 하프. (웃음).

 

현: 우리 마이너야?.

 

승: 아니, 그게 아니라. 유니크한 음악으로 간다는 거지.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승: 저는 확실히 대중음악적 발상을 많이 해왔던 사람이라 그렇게 약간 굳어 왔었던 머리가 있어요. 현서언니나 사비나나 경준 오빠를 보면 유니크한 면에 굉장히 꽂히는 포인트가 있어요. 그런 면에 저도 동화가 많이 되고 배워요..

 

용: 배울 점이 많죠. 저는 이 사비나앤드론즈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비나앤드론즈를 한 100년 정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미래라는 건 장담할 수 없는 거니까. 우리가 뭘 하던 간에 행복하게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기본이에요. 그게 목표예요. 음악을 통해서 행복하든, 행복해서 음악을 하든 이 관계들이 계속 유지가 되고, 또 음악을 통해서 힐링을 하기도 하고 또 공연을 통해서 우리끼리 행복하고..

 

사: 지금에 와서 드는 생각은 제가 시대별로 음악을 들어 왔거든요. 좋은 음악은 시대를 불문하고 사람들에게 기억이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시대가 됐던 찾아 듣게 되는 음악. 아, 그 시절에 정말 그 음악이 좋았지. 하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같이 만들고 싶어요.

 

Y: 마지막으로 《음악취향Y》를 읽어주시는 분들게 인사 한번만 더 부탁드립니다..

 

경: 사비나앤드론즈 많이 사랑해주시고 공연장에도 찾아와주시고 앨범 안 사신 분들은 사주시고 사신 분들은 한 장 더 사셔서 지인 분들 주시고. (웃음).

 

Y: 앨범 몇 장 찍으셔서, 몇 장 남으셧죠?.

 

용: 1,000장 찍어서 아직 300장 남았습니다..

 

사: 음악취향Y의 모토는 트렌디한 음악, 요즘의 음악, 최신음악이 아니잖아요. 그야말로 음악취향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웹진이 이어오고 있기 때문에, 웹진을 읽어주시는 분들도 다양한 취향과 본인의 취향을 굉장히 존중하는 분들일 것 같아요. 저희도 마찬가지거든요. 저희 음악의 취향을 굉장히 존중해요. (웃음) 그래서 저희 취향대로 하고 있는 음악, 계속 관심가지고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본인의 취향이 시대의 트렌드와 맞지 않더라도 취향을 누리고 지켜나갈 수 있는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분들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이 날은 6월 23일 사비나앤드론즈의 《EBS 스페이스 공감》 출연분이 방영 예정이었던 날로, 밴드의 합주 및 방송 모니터링 일정으로 이후 인터뷰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본래 예정된 20시보다 일찍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이어나가지 못한 부분이 많아 아쉬움을 남을 수밖에 없던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장시간 인터뷰에 임해주신 사비나앤드론즈의 멤버 여러분들께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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