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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그리던 이미지에 한걸음 가까워진 차세대 디바, 보니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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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시작은 공일오비의 「잠시 길을 잃다」(2006)였다. 대중에게 익숙한 팀에서 감행한 단 한 차례 피처링으로 대중의 관심을 끈 신보경은 이후 블랙뮤직에 걸맞는 '부드럽고 간단한' 이름인 보니로 거듭났다. 디바의 가능성을 한 아름 품고 거듭난 보니는 두 번째 미니앨범 『1990』(2010)으로 끝내 평단(한국대중음악상)에까지 어필한다. 그리고 2015년. 오래 벼렀던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들고 그는 다시 팬들과 평단 앞에 섰다. 7월의 단독 콘서트에 앞서 휴가를 보내고 온 보니를 《음악취향Y》에서 만났다.

(이미지출처 : 보니 공식페이스북)

김성대 (이하 '김') : 반갑습니다. 웹진 《음악취향Y》입니다. 첫 번째 정규 앨범 발매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보도자료를 보면 슬로우잼부터 힙합, PB알앤비까지, 알앤비의 거의 모든 것을 이번 작품에서 시도해보려 한 것 같았습니다. 결과물에는 만족하시나요?

보니(이하 '보') :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해보고 녹음까지 다 마쳤지만 100% 만족이라기보다는, 제가 그려왔던 이미지에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이 과정을 통해 배운 점도 많아서 그걸 기반으로 삼아 다음 앨범에서 에너지를 좀 더 쏟아보려고요.

: 지난 미니앨범들과 이번 앨범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무엇일까요? 제가 듣기엔 확실히 보컬 기교가 안정세로 접어든 느낌입니다만.

: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제가 그려놓은 그림을 소리로 구현 하는데 있어 감정의 변화를 좀 더 세세하게 표현 하고 싶었어요. 그 고민들이 앨범에 고스란히 담겼다는 말씀 같아서 듣기 좋은데요. (웃음)

: 이제 보니를 부를 때 '싱어'에 '송라이터'를 붙여야 하죠.  (웃음) 무려 절반의 수록 곡에 관여하셨는데 작곡 공부는 따로 하신 건가요? 작곡 때 주로 쓰는 악기는 무엇인지?

: 자랑할 만한 얘기는 아니지만 작곡 공부를 이론적으로 마치고 곡을 쓴 건 아니고요, 제가 그 동안 관심 있게 들었던 곡을 기반으로 구조적인 부분 등을 공부했어요. 기존 제 곡과는 약간 다른 시도를 해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악기는 피아노를 주로 쓰고요.

: 가사도 7곡이나 쓰셨는데요, 작사는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하시나요? 가령 「밀당」이나 「똥차라도 괜찮아」는 본인의 이야기인 건지?

: 주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나 저의 경험을 부분적으로 조합해 그려 보기도 하고 상상을 해보고는 해요. '내가 이런 B라는 상황에 놓여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면서요. 「밀당」은 친구의 이야기인데, 상대방의 밀당에 의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즈음 비트를 듣다가 그냥 입에서 튀어 나왔어요, '밀당은 하지마~' 하고요. 그리고 「똥차라도 괜찮아」는 이미 저희 회사 식구인 화지의 정규 1집에 수록 되어있는 원곡에 제가 키만 좀 더 높이고 멜로디 진행과 맞게 화지의 가사를 토대로 해서 좀 더 여성스럽게 바꿔 봤어요. 내가 이 곡의 주인공이었다면 이렇게 표현 하고 싶었을 것 같다 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리고 콜라보를 하였다.


: 프로듀서들과 어떤 점에서 갈등했고 또 잘 맞았는지 작업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히 듣고 싶네요.

: 갈등할 만한 일은 없었고요, 화지랑 항상 작업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한 영소울(Youngsoul), 곡 정리할 때나 녹음할 때 대화를 엄청 많이 나누는 제이크라이(JayCry) 오빠, 제가 그려놓은 구상과 맞게 비트를 더 정교하게 작업해준 라우드나인(Loudnine), 모두들 저의 의견도 경청해주세요. 또 그 분들이 얘기할 때는 저도 잘 들으려고 하고요. 굉장히 훈훈한 케미였어요.^^ 그렇게 해서 잘 나온 곡들도 있는 반면 중간중간 작업하다 맘에 안들면 아예 엎기도 하고 해서, 이번 앨범은 특히 저 스스로와 싸움이었기도 하구요.

: 비트 선택과 편곡 과정에도 관여하시는 건지? 예컨대 「Stalk You」 같은 곡에서 일렉트릭 피아노와 베이스의 실반주를 따로 배치하는 식으로 말이죠.

: 편곡 과정에서는 주로 관여하기보다는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 타이틀곡을 「One In A Million」으로 선택하신 건 역시 제이크라이에 대한 신뢰로 해석해도 될까요? 두 분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요?

: 신뢰가 어느 정도 바탕이 되었죠. 인연은 자연스럽게 이 레이블 안에서 만나 시작되었는데요. 오빠가 소속 프로듀서시거든요. 함께 작업을 한 곡, 두 곡 해나가면서 대화를 엄청 많이 하게 되었어요. 의문점과 합의점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에서 신뢰가 두터워졌던 것 같아요. 서로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구요. 「One In A Million」은 이전의 제 음악과는 달리 미디움템포의 파워풀하고 시원시원한 보컬이 강한 곡이거든요. 그래서 팬분들이나 대중들이 좀 더 좋아해주실 것 같았어요. 아마 공연에서도 드럼비트들과 함께 분위기를 띄워줄 좋은 곡이 될 것 같아요.

: 「잠시 길을 잃다 part.2」가 흥미롭습니다. 어떻게 탄생한 곡인가요?

: 『Love』앨범이 제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거든요. 그런 의미로 제 데뷔곡을 기념 삼아 새롭게 작업 해봤어요. 또 다른 시작이란 의미로요.

: 『Love』를 만들면서 '적극' 참고한 앨범이나 뮤지션이 있다면?

: 참고를 했다기보다 제가 좋아했던 가수들의 음악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재킷의 제 모습 뒤 벽에 붙어있는 Whitney Houston, Mariah Carey 등 알앤비의 무드를 생각하면서요.


『Love』의 지향점 (지켜보고 있다)


: 이번 앨범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승리할 것 같으신지요?

: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일단 승리라는 단어는 부담스럽구요, 이 앨범이 후보로만 올라가도 뿌듯할 것 같아요. 생각만 해도 두근거리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 성가대 활동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알앤비를 해야겠다'고 결정적으로 마음먹은 계기라면 무엇일까요?

: 교회를 다니면서 했던 성가대 활동이 단순히 노래가 좋아서 시작했던 거라면, 스무살 넘어 잠시 했었던 헤리티지 메스콰이어의 활동은 흑인음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줬죠. 알앤비의 뿌리는 영가이니까요. 그 이후로 흑인음악의 종류를 더 많이 들어보려고 하고 영상도 찾아보고 그러면서 공부가 되었던 것 같아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웠지만 그게 더 알앤비를 하고싶게 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 존경하는(또는 닮고 싶은) 국내, 국외 디바 한 명씩을 말씀해주시고 그들로부터 '훔쳐온'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알려 주세요^^

: 항상 변하는데, 근래엔 우리 나라 가수 중, 이은미 선생님이요. 지난 달인가요, 택시를 타고 달리다가 공연 현수막을 보고 문득 생각에 잠겼어요. '나도 나중에 나이가 들어도 그녀처럼 열정적으로 공연하고 싶다' 하고요.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정기적으로 쭉 투어를 하셨더라고요. 전 그녀와 달리 흑인음악 보컬이지만 그렇게 투어를 다니면서 공연도 하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아마 그렇다면 우리나라 최초가 되겠죠? ^^ 그리고 '훔쳐오고 싶은' 건 열정이요! 해외 아티스트 중엔 Erykah Badu를 꼽겠습니다. 요즘 부쩍 빠져서 듣고 있는데 그녀가 갖고있는 자유로운 보컬, 가사, 멜로디 라인 이런 것들이 정말 부러워요. 이것도 좀 훔쳐오고 싶습니다.^^



(어딘가 닮은) 보니의 디바들


: 보컬 수업은 따로 받으신 건가요? 아니면 100% 재능과 노력에 의한 것인지?

: 네, 고등학교 3년 동안 레슨을 받았어요. 성악 전공 선생님께도 배워봤고 현대음악의 호흡, 발성을 배우기도 했구요. 결론적으로는 이런 보컬 레슨을 통해 배운 것들과 제가 가지고 있던 재능이 자연스럽게 결합되어서 지금의 보니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처음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식구들의 반대는 없었나요?

: 처음엔 진지하게 상의하고 고민하시다가 결국엔 '네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 봐라' 하시면서 적극적으로 지원 해주셨어요.

: 음악을 하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는데, 데뷔하기 전에는 주로 가이드 알바를 하거나 했어요.

: 음악 외 취미가 궁금합니다.

: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로 일을 하셔서 남동생과 둘이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만화를 보는 걸 좋아했어요. 지금도 변함없이 동생이랑 있으면 미드를 시청하거나, 만화책을 옆에 층층이 쌓아놓고 보는 걸 좋아하고요. 사진 촬영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에요.

: 「잠시 길을 잃다」(2006)를 부른 신보경이 보니인 줄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 있는 것 같습니다. (웃음) 신보경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시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 흑인음악에는 제 본명이 좀 딱딱할 것 같았어요. 좀 더 부드러웠으면 좋겠고 간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예명을 정한 거였거든요. 이름의 가운데 글자를 따서 '보'에 연결할만한 단어를 찾다가 'Bonny' 를 찾았는데 이 단어의 뜻이 '기분좋게 하는'이더라고요. '내 노래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자'라는 뜻에서 단어를 보자마자 확정했어요. 모르셨던 분들이 많이 아실 수 있게 제가 열심히 해야겠죠. 하하^^



보니의 데뷔곡 「잠시 길을 잃다」


: 어떤 뮤지션으로 남고 싶으신가요?

: 노력과 열정의 뮤지션으로 남고 싶어요. 노래를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지만, (죽기 전까지 하고 싶은데 말이죠.) 쭉 노력하고 고민하고 그게 열정이 되어서 좋은 음악들을 만들어내는 뮤지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저의 목표이면서 바람입니다.

: 마지막으로 학업과 취업으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을 10~20대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 행복한 생각들로 삶을 채우고 불평의 단어보다는 긍정의 단어들을 입에 더 많이 담아보세요. 노력하면 확실히 좋은 생각들로 꽉 채워지더라고요. 환경이 어렵다고 같이 쓰러지면 발전은 없습니다. 즐기면서 행복하고 신나는 생각들로 채워서 살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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