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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의 별이 떠나갈 때 #10] David Bowie : So Long, Mr. Ziggy Stard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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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도대체 무슨 설명이 필요할 것인가. 우리 시대의 록스타, David Bowie.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진정한 록스타였다. 암투병 중이라는 사실은 놀랄만큼 보안이 유지되었다. 그래서 2016년 1월 8일, 죽음을 이틀 앞두고 공개된 『Blackstar』을 아무런 선입관 없이 들을 수 있었다. 동정심이나 다른 어떤 생각도 덧붙이지 않은 채 음악만을 놓고, “역시 Bowie의 변신은 이번에도 설득력을 잃지 않았어”라고 감동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했던 것이다. 아마 Bowie는 그렇게 평가 받고 싶었을 것이다. 늘 그랬다. 카멜레온처럼 변신했고, 언제나 청중이 변화를 공감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Black Star」 의 한 장면


시대를 대표하는 록커라는 점에서 며칠 앞서 떠난 Lemmy와 Bowie를 비교해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넘치는 창작욕과 세상의 시선 따위에서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엽색행각, 약물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까지 두 사람은 참 닮아있다. 그러나 Lemmy는 사생활이랄 게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늘 집 앞에 있는 바에서 술을 마셨고, 언제나 팬과 후배들을 맞이했다. 그에 비해 Bowie는 철저하게 사생활을 통제했고, 언제나 군침을 흘리고 있는 옐로우 저널리즘을 보란 듯 따돌렸다. 무대 위의 특별한 연출과 헤어스타일, 패션, 특유의 스토리텔링까지 철저하게 계산하는 (록을 연주하며 잘 관리된 모드족의 모습을 보이는 식의) Bowie와 달리 Lemmy는 무대 위와 아래가 다르지 않았다. 음악과 동급으로 패션, 컨셉, 영상을 다루며 구성해내는 내러티브 구성 전문가 Bowie의 모습은 음악-연예 산업이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앨범을 낼 때마다 멤버들에게 새로운 스토리를 입히고 이를 형상화 한 화장, 패션, 상징물까지, 오늘날 아이돌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따지고 보면 David Bowie로부터 기원한다.



Bowie의 스타일리쉬 (음...)


Bowie는 한국의 아이돌 후배들과 달리 절대로 음악적으로 맴돌고자 하지 않았다. 그래서 위대하다. 예를 들어, 글램 록의 꼭대기에서 스스로 내려온 Bowie는 Brian Eno, Iggy Pop, Robert Fripp 등과 함께 베를린 3부작 (『Low』(1977), 『"Heroes"』(1977), 『Lodger』(1979)) 을 완성한다. 광기와 실험성, 진지를 오기는 음악 기행 (紀行)을 진행한 보위의 다음 행보는 놀랍게도 팝이었다. 그러나 그 팝은 보위만의 날카로움이 묻어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Queen과 어울려 싱글 「Under Pressure」(1981)를 발표한 이듬해 12월, 신디사이저를 적극 활용하는 녹음을 시작한 새 앨범의 리드 기타리스트로 뉴웨이브/뉴로맨티시즘 흐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을 초빙한다. 그렇다. 『Let’s Dance』(1983)에는 아직 데뷔 앨범도 발표하지 않았던 (언더그라운드의 스타) Stevie Ray Vaughan이 기타리스트로 참여하여 1960년대 일렉트릭 블루스 씬에서나 들을 법한 복고풍 기타솔로를 연주한다. 앨범 전반을 채워놓은 트랜디한 사운드와 정반대 위치의 기타 솔로가 만드는 묘한 이질감을 Bowie는 앨범의 강점으로 만들어 냈다. 이 독특한 긴장감은 전세계의 팝/댄스/록 팬의 귀를 잡아당겼고, 세계적으로 1,300만 장이 넘는 엄청난 판매고를 견인하게 된다. Tin Machine을 거쳐 1990년대 초반부터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가장 선도적으로 응용한 인물도 Bowie였다.



Stevie Ray Vaughan의 첫 등장

이번 추모 연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음악취향Y의 필자들이 앞다퉈 추모를 표하고자 했던 아티스트 역시 Bowie였다. 나 역시 그의 큰 팬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부고를 들었던 그 날 밤새 한 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가 남긴 앨범들을 밤새 들으며, 스스로도 몰랐던 Bowie의 음악적 영향력이 얼마나 컸던지 새삼 확인했던 것이다. 여파는 컸다. Bowie의 음악만이 아니라 이번 추모 특집에서 다루지 않고 있는 다른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다시 듣는 것으로 확장되며 며칠을 불면의 밤으로 보내야 했다. 확실한 하나는 불면의 행진을 시작하도록 불을 댕긴 게 Bowie의 부고였다는 사실이다. 앞선 여러 필자의 글 속에서 독자들도 Bowie가 당신의 음악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 확인해 보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 다시 한 번 고인의 음악에 탄복하며,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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