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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의 별이 떠나갈 때 #12] Glenn Frey : Adios, Everlasting New Kid in 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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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앞선 글에서도 밝혔지만, 나는 큰 누나 (내 어머니) 집에서 대학을 다니던 막내 외삼촌을 통해 기억도 나지 않는 아기 때부터 팝을 듣고 자랐다. 그 시절 내 사진의 대부분은 헤드폰을 끼고 있거나 전축을 잡고 서 있는 모습이다. 밥을 굶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크게 형편이 좋았던 것도 아닌 우리집의 가장(내 아버지)은 영문학 전공 대학원생이던 처남에게 용돈을 척척 줄 여유가 없었다. 아버지는 대신 번역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출판사들을 소개해주곤 했다. 그렇게 번 돈으로 외삼촌은 정말 많은 음반을 샀다. 영미 팝과 록, 프랜치 팝에서 클래식까지 외삼촌의 음악 취향은 폭넓었다. 많은 ‘빽판’과 라이선스 음반이 LP장을 채웠다. 그 중 Eagles의 『Hotel California』(1976)는 신기하게도 ‘빽판’과 ‘원판’이 모두 갖춰져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먼저 ‘빽판’을 먼저 사고, 몇 권의 번역한 소설이 팔려나가면서 ‘원판’을 다시 산 것이었으리라. Eagles는 그렇게 까마득히 어린 시절부터 나의 기억 속에 당연히 존재하는 밴드였다. 나중에는 바뀌었지만, 어린 시절 나는 첫 곡인 「Hotel California」보다 「New Kid in Town」을 더 즐겨 들었다. Glenn Frey에 대한 호감은 이때부터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턴테이블을 사랑하는 올바른 아기


1980년 7월 31일, 이글스의 두 멤버는 공연 전부터 서로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서로 “네 녀석을 패주기까지 3곡, 2곡, 1곡 남았다”고 욕하던 Glenn Frey와 Don Felder는 공연을 마치자마자 밴드를 깨기로 했다. 불타는 지옥이 모두 얼어붙기(Hell Freeze Over) 전까지 재결합 할 일은 없을 거라 장담하던 Eagles는 1994년 4곡의 새 노래와 라이브 실황을 담은 『Hell Freeze Over』를 통해 화려하게 컴백한다. 이 앨범에 참여했던 Don Felder는 2000년 Glenn Frey와 Don Henry, the Eagles Ltd.에게 각각 공연 수익 배분 문제로 소송을 걸며 영원히 Eagles와 등을 진다. 얼어버린 지옥은 다시 타올라 Eagles는 영원히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흘러나왔다. 허나 2007년 Eagles는 지난 세월을 벌충하듯 2장의 씨디에 새 노래들을 꾹꾹 눌러담은 새 앨범(이자 마지막 발걸음)을 남긴다. 앨범 제목은 천국과 지옥 같은 세계로부터 아예 멀리 벗어나버린 『Long Road Out of Eden』이었다.





애증의 30년


Eagles의 리더 Glenn Frey는 1969년 록 밴드 제대로 한 번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눈 많은 고향 디트로이트를 등지고 캘리포니아로 건너간 야심만만한 기타리스트였다. 캘리포니아에의 클럽가에서 만나 절친이 된 J.D.Souther, Jackson Browne과 같은 아파트에 살며 음악을 실력을 닦아나가던 어느 날, Souther는 자신의 여자친구 Linda Ronstadt가 백밴드를 구하고 있다며 Glenn Frey에게 가입을 권유한다. 그렇게 모인 Don Henry(드럼, 보컬), Bernie Leadon(기타, 보컬), Randy Meisner(베이스, 보컬) 멤버들은 그대로 Eagles가 되었다. 네 명의 멤버가 모두 곡을 쓸 수 있었고, 모두 리드 보컬을 맡을 수 있었다. 세션맨 출신의 멤버들이 들려주는 연주 실력은 이미 검증된 상태였다. 컨트리, 록, 블루스, 재즈 등 미국 대중음악의 뿌리를 모두 건드리는 네 사람의 음악에는 1970년대 특유의 허무주의마저 뚝뚝 떨어졌다. 1968년의 혁명적 변화를 겪었던, 그러나 석유파동과 베트남 전쟁을 거치며 보수화 되는 미국 사회에 살아남기 위해 현실에 적응해야 했던, 덕분에 거울에 비친 생활인이 된 자신의 모습이 서글펐던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에게 Eagles의 음악은 맞춤옷과 같았다. Linda Ronstadt, Carole King, Bob Seger, Steve Miller Band 등 1970년대 미국의 주류 팝/록 아티스트를 지배하는 패배주의와 허무 속의 관능성도 Eagles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Joe Walsh와 Timothy B. Schmit (그는 『Hotel California』(1976) 투어부터 함께 하였다) 가 가세한 Eagles의 음악은 의심할 바 없는 팝/록의 가장 짜릿하고 절정의 순간이다. 그리고 이 모든 시기에 Glenn Frey는 동료 Don Henry와 함께 밴드의 음악적 방향성을 항상 고민하는 리더의 자리에 서 있었다.



린다와의 즐거운 한 때


화려했던 이글스를 마감하고 Jack Tempchin와 본격적으로 (그는 이글스 시절에도 프라이와 공동으로 몇 곡을 작곡했다) 협업 체제를 구축한 프라이의 솔로 커리어가 시작된다. 「The One You Love」(1982)의 상업적 히트에서부터 프라이의 음악적 방향은 좀 더 성인 취향으로 흐르고 있다. 『No Fun Aloud』(1982), 『The Allnighter』(1984), 영화음악으로 사용된 「The Heat Is On」(1984)과 「Smuggler's Blues」(1985), 『Soul Searchin'』(1988)까지 이어진 솔로 활동은 상업적으론 화려했으나 특유의 시니컬함이 점차 휘발되고 있었다. 음반 레이블 사업 실패까지 겹치며 『Strange Weather』(1992)를 끝으로 Glenn의 솔로 활동은 실상 막을 내린다. 공식적인 프라이의 마지막 작품은 『After Hours』(2012)인데, 여기서 그는 Eagles 활동 전 자신이 좋아하던 곡들을 다시 부르고 있다. 허나, Glenn의 음악적 동지였던 J.D.Souther가 동료들에게 줬던 곡을 본인이 다시 불렀던 른 『Natural History』(2011)과 견줘보면 음악적 밀도에서 한참 못 미친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열창


미시건 주를 떠나 캘리포니아의 태양 아래, 데낄라를 마시며 허무와 공허의 1970년대를 노래하던 Glenn Frey, Eagles의 수많은 명곡을 만들었던, 노래했던, 기타를 쳤던, 피아노 건반을 누르던 그. Glenn과 같은 시대를 살았건 그렇지 않았건 특유의 선율과 목소리를 잊기 어려울 것이다. 당신이 준 위로와 공감에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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