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84-1] 네스티요나 「완벽한 흉터. 13」

네스티요나 (Nastyona) 『완벽한 흉터. 13』
44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12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레이블 보이렉
유통사 파이브앤컴퍼니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8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네스티요나는 우리의 예상을 여전히 빗겨간다. 간주 부분에 등장하는 행진곡 드럼이나, 요나의 피아노 타건 또한 그이가 말하는 바에서 끊임없이 미끄러진다. 그 와중에도 베이스는 중용을 발휘하며 곡의 모양을 다잡는다. 기타를 제외한 피아노 록의 세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프리 재즈에 가까운 복잡다단한 리듬 구조는 요나의 속삭이는 보컬을 오롯이 강조한다. 완벽한 흉터까지 감싸야 온전히 나와 네가 섞일 수 있다는 사실을 설득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자리를 물리는 선택을 한다는 점 또한 신선하지만, 아직도 자신이 보여줄 ‘결’이 더 남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 곡은 좋은 컴백이라고 하겠다.  ★★★☆

 

[김성환] 20년전, 데뷔EP 『Bye Bye My Sweet Honey』(2004)로 인디 씬을 충격에 몰아넣었던 싱어송라이터 요나가 이끄는 밴드 네스티요나의 「죽지마요」(2015)이후 9년만의 신곡. 밴드로서의 활동과 요나로서의 솔로 활동의 결과물도 거의 2015년에서 멈췄던 그녀의 음악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돌아올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그 긴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이 신곡은 너무나도 ‘요나다운’ 음악임은 분명하다. 항상 전형성을 거부하면서 복수의 악기들의 살짝 불협하는 어울림의 묘미를 살리거나 섬세한 아방가르드함도 겸비했던 그녀의 음악적 특성이 여전히 살아있어서다. 이 곡에서도 재지하게 풀어가는 피아노의 낭만성과 함께, 전위성을 결합한 연주를 뒷받침하지만 동시에 격렬하게 앞으로 튀어나오려 애쓰는 드럼 소리의 묘한 울림이 뒤엉킨다. 한편, 요나의 보컬만이 전할 수 있는 ‘고드름 마녀’같은 섬세하지만 차갑고, 동시에 주술적인 분위기도 곡의 칼날을 더 곧게 세운다. 왜 그렇게 긴 시간을 침묵했는지는 본인이 설명해야 하겠지만, 어쨌든 그녀는 자신만이 가진 ‘노래의 철옹성’을 굳건히 지켜왔음을 이 곡 하나로 간단히 증명한다. 그녀의 새 음반이 정말 기다려진다. ★★★★

 

[이아림] 네스티요나, 그리고 요나. 그동안 이 둘의 구분은 명확했다. ‘요나의 보컬’이란 동일성은 있지만, 이름뿐만 아니라 밴드와 솔로라는 형태, 그리고 음악까지 차이는 분명했다. 기나긴 공백기 끝에 그가 전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뉘었지만, 밴드 사운드를 담아 발매되며 네스티요나의 신곡으로 자리했다. 이번 곡에는 워크맨쉽의 윤갑열, 정구선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 중인 김희진까지 참여한 구성을 보여준 만큼 새로운 밴드의 시작 같기도 했지만, 현재는 ‘yona’라는 명칭으로 변경된 것을 보면 어쩐지 미묘한 감정이 들고 만다. 기존에도 요나를 제외한 구성원들이 종종 변경되긴 했으나 밴드 ‘네스티요나’를 그리워한 많은 이들에게 이름의 변화는 분명 아쉬울 일이다. 이름의 사용에 있어 어른의 사정(?)이 있다고 생각하면 씁쓸하기도 하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변화가 네스티요나를 넘어 그저 확장된 요나의 음악 세계를 알리는 신호탄처럼 여겨져 달갑기도 하다. 이렇게 이름은 변했어도 요나만의 목소리는 여전하고 독보적이며, ‘요나하다’는 표현 그대로 간드러지는 보컬은 부드럽게 꺾이고 가볍게 흐른다. 신곡 「완벽한 흉터.13」은 전체적으로 ‘옅다’는 인상이 강한데, 공기 가득한 보컬을 비롯해 자잘하게 들릴 정도로 뭉뚱그린 드럼 소리가 이를 더욱 강조한다. 그럼에도 보컬과 피아노 사이를 채우는 베이스 연주의 단단함이 곡을 마냥 유약하지 않게끔 만든다. 말갛고 유려한 멜로디의 천진난만함도 재밌지만, 연주곡 버전으로 묵직한 무게감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때로는 시계 초침이 떠오르는 연주에서 기다림을 느끼고, 재회의 인사를 건네는 듯한 가사를 통해 애틋함으로 긴 여운이 남는 곡이다. ★★★★

 

[천경철] 얼굴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만이 요원하다. 그러나 굳이 검색을 하거나 라이브 사진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이들은 감춰져 일 할 때 빛나는 것 같다. 잎숲에 가려진 보이스와 협무(協舞)처럼 뿌려진 습기찬 화음과 멜로디. 정신없는 리듬과 앞뒤 없이 흩뿌려지는 화음. 십수년 전보다 더하다. 마음이 아스라해서 슬플 때면 이들의 음악을 즐기는게 좋겠다. 이런 기분을 만져주는 건 잘 없다는 건 알지 않나? 음악이 할 수 있다. 네스티요나! ★★★☆

 

[차유정] 오랜 시간 자신의 영역을 지켰던 밴드들이 가지고 있는 사소한 공통점은 언제나 날선 긴장감을 앞세우던 시간을 뛰어넘는 이상한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네스티요나 도 예외는 아니다. 순수함과 정념을 불에 살짝 그을린 것 같은 폭발력 안에 내재시킨 차분함은, 이제 밴드가 앞세울 수 있는 자연스러움이라 수식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테크닉이 묻어난다. 보조 역할이자 음악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는 피아노 연주 안에서 리드 보컬의 목소리가 얼마나 차분하고 여유롭게 머물 수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트랙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완벽한 흉터. 13
    요나
    요나
    요나, 정구선,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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