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47-1] 넋업샨 「배태」

넋업샨 (Nuck) 『Not Really Now Not Anymore』
40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4
Volume 1
장르 힙합
레이블 아스파라거스파크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열심히] 기교보다는 메시지와 태도, 개인화된 감성을 풀어내는 서사의 밀도에 무섭게 집중하는 곡입니다. 유려한 라이밍보다는 선명하게 단어들을 꽂고 연결시키며 분절된 드럼 라인과 파트 구성에 한 곡으로서의 유기성을 부여합니다. 스토리텔러이자 래퍼로서 그간 쌓아온 굴곡 자체가 가장 큰 서사와 퍼포먼스의 무기가 됩니다. 유독 기교나 트렌드, 시의성에 집중하며 장르음악으로서 레거시에 대한 존중을 당연한 듯 경시하는 국내 힙합 신의 경향에 마냥 휩쓸리기에는 적잖이 아쉬울 곡입니다. ★★★☆

 

[이아림] 넋업샨은 한국 힙합의 1세대, 또는 1.5세대로 불리며 《Show Me The Money 2》(2013),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2020) 출연 외에도 인피니트플로우(I.F)와 소울다이브까지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러나, 싱글 「넋두리」(2016) 제외하면 자신의 이름을 내건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24년 만에 처음으로 오롯한 자신만의 앨범을 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앨범 소개의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라는 표현대로 특정 시기를 명시한 「봄」이나 가족의 투병을 다룬 「순간의 영원」같이 사적인 이야기를 담은 음반은 상당히 무거운데, 역설적으로 단출한 구성을 보인다는 것이 흥미롭다. 넋업샨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재즈부터 국악까지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활용하는 동시에 적막에 가까운 공백이 공존하는 독특함은 듣기에 따라 단조롭고 심심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우아한 시체」의 순서를 자연스레 이어가는 「배태」는, 의미심장한 가사의 반복과 앞서 보여준 음산함과 체념으로 단순해 보이지만, 공허한 분위기와 달리 잔류하는 상실의 감정은 자극적이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것이 뭔지 알 수 없음에도 중요한 것을 잃은 듯한 여운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던 시구를 곱씹으며 「주문」과 「초원」처럼 다짐하고 반추하고서야 사그라든다. 개인사에 기인한 그의 감정을 배출하는 의미가 도드라지면서도, 신파에 그치지 않고 심심(甚深)한 감상의 여지를 남기는 음반이다. ★★★★

 

[조일동] 현대 대중음악의 역사는 이전까지 사람들이 잡음(적어도 음악은 아니라고)이라 여겨온 다양한 소리를 음악의 영역 안으로 품기위한 시도의 연대기라 할 수 있다. 엡마(Apmah)는 소리헤다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재즈에 대한 관심을 표해왔고, 엡마 활동 이후 앞서 말한 대중음악의 시도에 있어 최전선 중 하나라 할 프리재즈를 연상시키는 새로운 일렉트로니카를 개척해왔다. 이번 넋업샨과의 작업 속에는 Albert Ayler나 Archie Shepp의 음악을 해체한 듯한 소리를 들려준다. 더블링 된 넋업샨의 목소리와 깨질듯한 색소폰, 보잉과 핑거링의 베이스, 다양한 타격음이 접합된 리듬의 세계는 익숙치 않은 소리임에도 중독성으로 가득하다. 반복되는 “그에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건 / 물 만이 아냐 물 만이 아냐”라는 이야기는 마치 대중성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함을 반복하는 세태가 실은 대중음악이 만들어 온 도전의 역사를 거스르는 일임을 암시하는 느낌마저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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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배태
    넋업샨
    엡마
    엡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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