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데뷔 때부터 인상적이었던 타이트한 플로우메이킹은 익살스런 브라스와 텐션 높게 짜여진 비트와 샘플링 위에서 유쾌하게 어우러집니다. 싱랩은 아니지만 멜로디컬한 음색을 보여주는 채널브라이트, 가장 또렷한 발성과 무게감 있는 래핑으로 단단한 질감을 만드는 브루노챔프맨, 중저음의 제이케스 등 전작에서 잘 잡혔던 세 래퍼들의 역할 분담도 여전합니다. 아무래도 패거리 스웨그가 심해진 한국 힙합신에서 바로 주목받기는 쉽지 않겠지만, 밉상 없는 자신감과 듣는 재미를 고루 잘 잡아낸 수작입니다. ★★★☆

[정병욱] 《Show Me The Money 9》(2020) 출연 이전, 이름에 걸맞게 일찌감치 소규모 경연에서 우승을 휩쓸고 다녔던 브루노챔프맨의 팀 프로젝트 아이티와이바이어즈의 두 번째 EP다. 훌륭한 발성과 전달력, 속 깊은 고민을 트렌디한 언어로 적절히 녹여내는 브루노챔프맨을 중심으로 또 다른 무게감과 색을 더했던 멤버 제이케스와 채널브라이트까지 애초에 랩 자체로는 부족함 없는 퍼포먼스와 존재감을 보이던 이들이기에 듣는 재미는 여전히 충만하다. 각기 매력을 뽐내는 톤과 플로우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 또한 그렇다. 브루노챔프맨이 무명 시절 생각한 것들을 채워 넣었던 개인 EP 『BBC』(2019)처럼 ‘비정규직’을 화두로 던진 본 타이틀의 포커싱도 나쁘지 않다. 다만 타이트한 랩과 속을 꽉 채운 가사의 의미가 돋보였던 이전의 구성 대신, 자극적인 훅과 멜로디가 돋보이는 트랩 비트를 택한 선택과, 그럴듯한 그만의 스토리가 덧대어질 거라 예상했던 가사엔 적당히 얼버무려진 익숙한 단어와 정서가 다소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