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욱] 세련미 넘치는 비트로 무장한 알앤비 팝 싱글 「그날 밤」(2012) 한 곡만을 남겨두고, 곧 발표하겠다던 EP는 기약없이 밀렸다. 모옐에게 (활동하지 못했던) 지난 8년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정규작 『Cosmos』에서 8년 전처럼 서늘하면서도 멋있는 무드를 11곡에 나눠서 선보인다. 『Cosmos』는 로키드, 디언캐니와 같은 래퍼부터 팬시, 녹시, 디이어, 유연 등 주목이 필요한 알앤비 싱어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프로듀서 음반에게 기대하는 미덕을 충분히 보여주는 수작이다. 참여진 섭외를 위한 모옐의 노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서로 다른 비트들 위에서 같은 듯 다르게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랩과 노래를 얹었다. 묘하게도 수록곡들은 만남, 헤어짐, 현실자각, 도피라는 감정들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배치한 것처럼 들린다. 여기서 소개할 「Be Alone」은 앨범의 마무리를 담당하는 구원 투수의 역할이다. 그가 (작품을 발표하지 않던) 지난 8년간 겪어왔을 여러 감정의 상흔들이 보컬을 맡은 팬시의 아련미 가득담긴 보컬이 내뱉는 가사에 명토박혀 있어 가슴을 울린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 냈으니, "이 곳의 자극들에" 너무 지치지 않길 바란다. ★★★☆

[열심히] 부담 없는 퓨처베이스와 일렉 재료가 들어간, 칠아웃 무드의 트랙입니다. 음색과 호흡의 퍼짐이 강조되는 보컬의 음색이나, 과하지 않게 곡을 감싸는 신스나 부드러운 타감으로 균형을 잡는 비트 등 곡이 지향하는 분위기에 충실하게 집중력을 유지하는 프로듀싱이 강점입니다. (앨범 전체로 보면 조금 더 다이나믹한 개별 곡들의 소개가 가능할테지만) 이 곡이 앨범에서 지니는 마무리로서의 역할을 감안하더라도, 개별 곡으로는 안정적인 대신 다소 심심하게 지나가는 듯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