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그럴듯한 블랙코미디 : 넉살 「Akira (feat. 개코)」

넉살 『1Q87』
13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9
Volume 2
장르 힙합
레이블 브이엠씨
유통사 지니뮤직, 스톤뮤직 Ent.
공식사이트 [Click]
1982년, 알 수 없는 폭발로 도쿄가 쑥대밭이 되고 이로 인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 전후 30년이 지나 범죄가 들끓는 네오도쿄의 밤을 주인공과 그의 일행이 누빈다. 이 노래의 주요 모티프가 된 만화 《AKIRA》(1982)의 시놉시스다. 조지 오웰의 《1984》(1949)와 하루키의 《1Q84》(2009)를 모두 연상하게 하는 앨범 타이틀 『1Q87』처럼, 작품 속 시대적 배경인 2019년이 지금 이 순간과 맞아떨어지는 것처럼 그저 개인의 취향을 담았다고는 하지만, 평소 그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과 앨범 내 자아 성찰적인 가사가 모두 녹아든 적절한 차용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Akira (feat. 개코)」는 《AKIRA》 속 여러 장면을 고스란히 언어로 묘사한 듯한 오마주들을 가사에 선보이고 있다. 《AKIRA》의 주인공 ‘테츠오’는 의도치 않게 초능력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은 ‘몸’을, ‘삶’을 변화시킨다. 뮤직비디오와 가사 속 ‘불’로 은유한 넉살의 초능력 역시 변화에 의한 것이다. 그는 스스로 “도심 속의 괴물(monster)”이나 “유령(ghost)”이라고 느끼며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음” 한다. 심지어 “몇 개의 시로” “이제 부르주아”가 된 그는 그 시집을 “태워버릴” 불을 갈망한다.

하지만 넉살의 자아는 동시에 현실과 타협을 하기도 한다. “그저 변화의 진통일” 것이라 자위하고 “종말(apocalypse)”에 적응하려 한다. 하지만 그의 위로는 기껏 해야 《시계태엽 오렌지》(1971)의 ‘우유’ 마냥 적당히 어른스럽고 유아적인 ‘라떼’일 따름이다. 어두운 잿빛의 베이스음과 공존하는 밝은 톤의 리프처럼 가사의 스토리와 닮은 듯 다른 듯 선명하게 뛰노는 넉살 특유의 하이 톤 래핑은 듣는 이의 의식과 노래의 판타지를 스크래치 없이 절묘하게 긁는다.

노래의 무거운 분위기에 취하도록 절대 두지 않는 그의 생경한 감각 조성 방식은 사실 괜찮지 않은 현실 감각을 괜찮은 척 무디게 하는 개코의 댄서블한 훅에서 더욱 잘 드러나기도 한다. 무려 4년 만에 접하는 그의 정규앨범만큼이나 반가운 모처럼의 그럴듯한 블랙코미디다.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Akira (feat. 개코)
    넉살
    버기, 개코
    버기

Editor

  • About 정병욱 ( 97 Artic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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