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19-1] 소음발광 「꽃밭에서」

소음발광 『도화선』
78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9
Volume 1
장르
유통사 비스킷사운드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앨범을 다 들은 후에 이 곡을 한 번 더 듣기를 권한다. 듣기 전에 이 곡을 들으면, 서정적인 요소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절규에 신선함을 느낄 것이고, 들은 후에 이 곡을 다시 들으면 서정이 불가피하게 파산할 수 밖에 없는 맥락이 귀에 들어올 것이다. 전자와 후자의 감상 지점이 지극히 다르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권하는 것이다. 펑크락 특유의 장쾌함이 곡 특유의 서정성으로 기우는 느낌. 그래서 둘 다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이게 된다. 불싸조가 자신들의 스탠스를 세 번 정도 비틀면서 만드는 묘한 뉘앙스들을 건드린다면, 소음발광은 분열적인 구조의 극단을 탐구하면서 자신들의 감정선을 새로이 만든다. 자기관이 확실한 사람만이 저지를 수 있는 타개(打開))다. 이 타개를 지지한다. ★★★★

 

[김성환] 강동수(기타·보컬), 안성현(기타), 김기영(베이스), 김보경(드럼)으로 구성된 부산을 근거로 활동하는 밴드 소음발광의 첫 정규 앨범 『도화선』의 타이틀곡. 이들의 음악 속에는 참 다양한 시대의 영향이 서려있다. 서프뮤직부터 이어진 1960년대 미국 서부 쟁글 팝의 경쾌함부터 1970년대 뉴욕 언더그라운드 펑크 록의 거친 질주감, 1980년대 The Smiths 등에서 영향받은 멜랑콜리한 기운, 1990년대 슈게이징 밴드들의 마이너적 태도까지. 이번 음반에서는 곡마다 이런 영향들이 트랙별로 분할되어 펼쳐질 때도 있지만 이 트랙에서는 모두 한 자리에서 잘 융합된 모습을 보여준다. 인트로부터 상큼하게 들려오는 기타의 쟁글거림부터 덤덤하지만 꽤 부드럽게 다가오는 보컬,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왠지 모를 우울한 기운이 슬슬 쌓여간다. 후반부에 가서 쓰리코드 미디움 템포 펑크 록의 전형적 후렴 같은 구성과 (일부러 멀리 들리는 듯한) 보컬의 외침, 그리고 반복되는 여운 속에서의 스카 펑크식 혼 섹션으로의 마무리까지 한 곡에 참 많은 것을 담았다. 이 곡 하나로 소음발광의 음악을 다 알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분명 이들의 음악 세계를 향한 확실한 입문곡으로의 구실을 한다. 나아가, 인디 록 매니아들의 호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한 트랙이다. ★★★☆

 

[조일동] EP의 그 직선적이고 단순한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멜로디가 선명하다. 박진감을 살짝 덜어내고 약간의 슈게이징을 넣은 서프 뮤직이랄까? 혹은 서프의 영향을 한껏 머금은 펑크 사운드? 뭐가 되었든 듣는 내내 흥겹다. 단순한 연주지만 충분히 시끄럽고, 충분히 펑크답다. 그래서 여전히 펑크를 연주하는 소음발광은 지속된다. 계속 소음발광스런, 소음발광만의 음악을 만들어나가길 빈다. ★★★☆

 

[차유정] 뭉친 소리들이 비타협적으로 굴러가는 가운데 낮고 음울한 목소리가 보폭을 맞춘다. 생각을 전환시키기 위한 워밍업으로 발랄한척 기교를 부리고 있지만, 실은 나름 우울증 퇴치에 열중인 사람들의 모습이 더 그려진다. 소외와 고독의 어느 한 단면에 퍼져있는 밝은 빛깔을 유아적으로 표현했다. 조금은 유치하지만 적당히 귀를 혼란스럽게 하면서 균형을 맞춰나간 부분은 점수를 주고 싶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6
    꽃밭에서
    소음발광
    소음발광
    소음발광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38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