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13-2] 루시 「조깅」

루시 (Lucy) 『Panorama』
89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8
Volume EP
장르
레이블 미스틱스토리
유통사 카카오엠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JTBC의 음악 오디션 쇼 《슈퍼밴드》(2019)의 최종 경연팀에 참여한 멤버로 뭉치게 된 밴드인 루시의 첫 EP 『Panorama』의 타이틀곡. 기타-베이스-드럼-바이올린이라는 팝·록 지향 밴드로서는 특이한 라인업인데, 그렇다고 해서 음반 전체를 통틀어 현악의 삽입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은 대신 음악적 지향점이 보다 밝다. 그루브를 중시하는 리듬, ‘멜로우 팝’적인 분위기를 가득 담은 사운드 프로듀싱, 좋은 멜로디 라인으로 승부하는 음악들이 음반 속을 대부분 채우고 있다. 아무래도 소속사인 미스틱스토리의 지향점도 일부 반영된 느낌이다. 이러한 그들의 지향점은 앨범 속에서 가장 밝고 통통 튀는 느낌을 가진 이 곡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혹자들은 이 곡이 가진 긍정적이고 밝게 달려가는 멜로디 속에서 데이브레이크나 페퍼톤스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뒤에서 흐르고 있는 자잘하게 이어지는 악기들의 그루브는 보다 일본 인디록 씬에서 유행하는 애시드·훵크의 리듬감을 잘 활용하고 있다. 중반부 신예찬의 바이올린 솔로도 보컬이 없는 빈틈을 인상적으로 메운다. 대체로 연주력을 부각시키려는 방식보다 대중에게 가까워지려는 밴드로서의 지향점에 더 충실한 싱글이다. ★★★☆

 

[박병운] 곡을 수록한 EP 커버의 아트웍과 일치하는 표제작이다. 첫인상은 잔나비와 쏜애플 같은 모던록 라인업의 뒤를 이을 인기 아이콘의 등장이다. 물론 이런 전례의 회고 취향이나 멜랑콜리함을 탈색한 가사 속 질주와 도약의 기운이 한층 강화되었다. 한 밴드의 특징을 어필할 포인트와 독자성에 대한 고민은 밴드와 기획사가 내내 고민할 과제이므로, 도입부에 해당하는 본작에선 두드러진 인상은 받지 못했다. 밴드 사운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신예찬의 바이올린보단 최상엽의 기타와 보컬이 팬층에게 강하게 어필해 들린 곡이었다. ★★☆

 

[정병욱] 현과 현이 만나 밀고 당기기를 반복해 만들어내는 찰현악기의 진동에는 떨치기 힘든 근원적인 처연함이 있다. 집시 음악 속 바이올린, 아이리시 포크 속 피들이나 우리나라의 해금처럼 실제 대중음악 속 그것의 존재감이 주로 슬픈 정서를 대변해온 것은 그 까닭이리라. 이번 「조깅」이 특히 그렇지만 이에 신예찬은 그간 찰현악기의 장점으로 여겨온 화려하고 멜로디컬한 면모를 포기하고, 이를 가능한 높은 음역에서 짧은 프레이즈로 소화하는 과감한 선택을 통해 그것을 밴드의 귀한 손님이나 비운의 2인자가 아닌 온전한 주인으로 바꿔낸다. 중음을 눌러 부를 때는 장범준을, 가벼운 벌스에서는 설(Surl)의 설호승을, 호쾌한 훅에서는 하현우를 연상하게 하는 보컬 최상엽의 다양한 매력도 이 노래에 빠짐없이 담겼다. 물론 「조깅」의 진가는 앞 소절을 고스란히 반복할 줄 알았던 두 번째 소절의 국면이 종점에서 드라마틱한 전환을 맞이하면서부터다. 마치 숨가쁜 달리기 중에 맞이한 세컨드 윈드의 평화처럼 앞서 경쾌하고 발랄했던 분위기를 가슴 벅차면서도 안정적으로 매조지는 후반부의 멜로디 라인과 서사는 그것을 가장 잘하는 팝밴드 중 하나였던 노리플라이의 하이라이트를 이어받는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조깅
    루시
    조원상
    조원상, 오연, 박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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