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12-3] 전유동 「이끼」

전유동 『관찰자로서의 숲』
89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0.08
Volume 1
장르 포크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포크 싱어송라이터 전유동은 싱글 「Cloud’s Back」(2015)으로 데뷔한 후, EP 『6-9-77』(2017)과 여러 싱글들로 꾸준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왔다. 동료 뮤지션 이권형이 주도한 지역 관련 포크 컴필레이션 『서울, 변두리』(2019)에서도 그러했듯 주변에 보이는 사물이나 상황을 통하여 내적 감정을 언어로 풀어내는 능력을 보였다. 이 앨범에 수록되었던 「무당벌레」를 시작으로 그는 정규 앨범 수록곡들을 대부분 ‘자연 속 소재’를 주제로 한 트랙들로 만들어 『관찰자로서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었다. 이 음반의 수록곡들 역시 그간 보여준 서사적 구조와 크게 다르진 않으나, 감정들의 서사가 더욱 정갈하고 성숙해졌다. 앨범의 실질적인 오프닝곡인 이 곡 역시 ‘이끼’라는 사물을 하나의 ‘흔적’으로 정의하고 이별 후 마음의 정리와 극복이라는 서사를 펼쳐간다. 어쿠스틱으로 일관하다가 후반부에서 앰프와 이펙터를 거는 기타연주도 정갈하지만 섬세하고 여린 울림으로 감정의 서사를 전달하는 전유동의 보컬이 곡을 더 몽환적으로 만든다. 비단 가사 속 상황 속에 놓인 사람들뿐 아니라 어지러운 현실에 지치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가 되어줄 만한 푸근한 노래라 생각한다. ★★★☆

 

[박병운] 침잠에 가까운 차분함, 진지한 사고와 사물을 다루는 태도에 조동익의 『푸른 베개』(2020)의 전례가 잠시 떠올랐다. 그건 잠시. 파제와 단편선의 기타, 고조의 서사를 듣고 엄숙함으로 듣는 이 조금 더 위를 차지한 벽이 아니라 손을 내미는 배려가 닿았다. 영험함과 무게로 성스러움보단 어둑한 곳에서 더욱 가치를 발하는 신록 그 자체가 되고자 하는 음악임을 깨달았다. ★★★★

 

[조일동] 발산이 중요했던 팝과 록이란 언어로 개인에게 수렴되는 노래를 만들었다. 20세기 중반 이후 록은 아티스트의 자질만큼이나 아티스트의 색에 어우러지는 소리를 찾아내는 프로듀서의 능력과 연결되어 있다. 전유동의 세계를 가장 전유동스러운 노랫소리로 만들어낸 단편선에게도 전유동과 같은 크기의 박수를 보낸다. 익숙한 재료와 방법론으로 차별되는 깊이를 만들었다. ★★★★

 

[차유정] 주변의 사물을 이해하기 전에, 그냥 내가 숨쉬는 것 자체로 모든 것에 민폐는 아닐까 하는 미안한 감정이 노래를 타고 올라온다. 세상은 적막해 보이지만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그 와중에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거의 흐름으로 존재하듯 조용히 다가와 묻는다. '눈에 띄지 않는 주변처럼 조용히 흘러가고 싶지만, 내가 누군가에 눈에 보일수 있다면 되도록 좋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선언은, 있는 힘을 짜내서 겨우겨우 말할수 있는 사람의 투명한 진심일지 모른다. 무던하고 조용하지만 바늘처럼 날카로운 이유는 이런 소극성 안에 배어나오는 성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날카롭고 신중한 시작점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이끼
    전유동
    전유동
    전유동,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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